'뜨거운 감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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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이야기

11 붉은입술 4 4620 4

배가 고파 뭘 먹기는 해야겠는데, 요기를 할만한 건 감자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놈의 감자가 식은 것인 줄 알았는데 속은 아직 뜨겁다는 겁니다.


멋모르고 이걸 한 입 베어 물었다가 사달이 난 겁니다.
뱉어 버릴 수도 없고 그냥 삼킬 수도 없고...


중요한 문제라서 해결은 해야 하는데,
사안이 민감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묘한 문제를 의미하는
소위 '뜨거운 감자'의 유래라고 하지요?


모르긴 해도, 요즘같이 이해득실이 주요관심사가 되어있는 세상에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가 됐던지
표면 위로 드러나 있는지, 혹은 불씨만 남긴 채 숨어있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
대체로 이러한 뜨거운 감자가 한 둘은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뜨거운 감자가 존재하는 커뮤니티에는 공통된 묘한 속성이 있습니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이슈가 생길 때마다 서둘러 변칙적인 미봉책으로 대충 얼버무리려 한다거나,
세인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만 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아니면 아예 무시해 버려 제 풀에 주저앉아버리게 하거나 말이지요.


왜냐하면, 그런 노력을 기울여 봤자... 생기는 것도 없으면서
자칫 자충수나 악수를 두면 어느 한쪽으로부터 욕이나 먹을 지도 모른다는,
아주 현실적인 구실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례들을 워낙 많이 보아왔던 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으례히 그러려니 하면서
문제를 그저 문제로 치부하고 덮어두고 있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판단입니다만...
이런 커뮤니티는, 자칫 신뢰에 손상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존재의 가치를 잃게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 봅시다.


아들이 지금 저런 상황에 처해 볼멘소리를 합니다.
그러자 딸이, 싫으면 그냥 뱉어버리면 그만일 것을
그런 것을 가지고 불만을 터트린다며 한 마디 합니다.
당연히 둘이는 서로 이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 하겠지요


이런 경우에, 제3자는 그저 자기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그저 허허로운 얘기나 원론적인 얘기를 들려주는 것 이외에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부모가 이 문제에서 한발 비켜서서
팔짱이나 낀 채 멀건히 구경이나 하고 있다면 어찌될까요?


전에도 그러더니 또 그 일로 싸우냐는 듯이
너희들 문제이니 너희가 알아서 해라 라는 식으로 수수방관한다면
그 가정은 이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며,
그 부모는 무책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사회나 국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뜨거운 감자가 존재하는 커뮤니티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그 책임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이해득실이 첨예화하는 현대 사회의 커뮤니티에서는
영리를 추구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구분 없이
크고 작은 뜨거운 감자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또 새로운 주제가 언제든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것들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을 언제까지나 뜨거운 감자로 방치해도 된다는
면죄부는 더더욱 아닐 겁니다.


아무리 독보적인 커뮤니티일지라도...
특정 사안이 시차를 두고 계속 빈발하는 데도,
뚜렷한 대안이나 대책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면,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다가
결국 같은 목적을 가진 신생 커뮤니티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는 것을
인터넷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있는 일입니다.


동일한 존재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끼리도
그 소속 멤버들의 머릿수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 그 이유가 뭘까요?


많은 멤버를 거느린 커뮤니티에서 옛날이 좋았다는 장탄식의 공감대가
은연 중에 회자된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이것을 해당 커뮤니티의 몇몇 멤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 이 글은 특정인, 특정그룹, 특정 커뮤니티를 음해 또는 비난할 의도로 쓴 글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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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0 파란하늘  
  음.........
24 한상범  
  글을 올리신 이유가 같은 게시판에 있는듯 하네요...
1 나무그늘  
  뜨거운 감자를... 뜨거울 때 드시려니까 문제죠...<BR><BR>식혀서 드세요...<BR><BR>한가지 더... 다른 방법이 있다면 제시해 주세요...<BR><BR>제 경우는 빨리 식히려고 냉동실에 넣었다가 먹습니다....<BR><BR>방안 제시 없는 커뮤니티는 결국 현 상황마저도 파국으로 몰고 갑니다...<BR><BR>뚜렷한 현실적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의 비판은 결국 비난으로 그칠 뿐이지 <BR><BR>그 자체가 개선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BR><BR>개선책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마저도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끔 유지하려는 것이며<BR><BR>현실적인 개선책이 있어서.. 그것이 커뮤니티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얼마든지<BR> <BR>참여하겠습니다...
11 붉은입술  
  검색의 수고를 조금만 해보셨더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