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나누기 - 가을의 노래 (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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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나누기 - 가을의 노래 (시 낭송)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써 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에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死者(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 김대규 시인의 詩 '가을의 노래'를

탤런트 김미숙님이 낭송했어여.

제가 좋아하는 시를

함께 공유하고 싶네여.

 

-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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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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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7 실룩이  
이제 정말 가을인가 봅니다.전 조금 서늘하게 자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아직까지는 베란다 쪽 문을 조금 열어 둡니다.가을이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지요.잘 보았습니다
32 까치와엄지  
감기 걸리세여.
좋은 시간 이어가세여.^^
참 멋진 시 같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