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조용한 카페가 있습니까?
하스미시계있고
23
459
1
2021.05.20 20:44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약간의 소음이 있는 카페를 찾는다고 했죠.
봉감독이 말하는 약간의 소음 수준이 어느 정도 데시벨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엄청난 수준의 인내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청력이 약하거나 자기만의 비밀 아지트를 가지고 있거나 중의 하나일 겁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에는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시험 공부가 아닙니다) 그런 카페는 눈을 씻고 봐도 없으니까요.
맛있는 커피 한잔을 하면서 한 시간 정도 카페에서 책을 읽는 건 행복한 겁니다.
하지만 책을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해서 소음이 파고 듭니다.
그냥 조용 조용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우리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듯 토크쇼가 펼쳐집니다.
어디서 준비했는지 기막히게 달라붙는 라임도 있어요.
민망한 음담패설도 있고요.
듣기가 하도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꼽고 책을 읽어도 소용이 없더군요.
말그대로 박장대소. 손뼉을 치며 웃는 리액션은 한국 카페의 특이한 문화입니다.
며칠 전 동네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자리를 옮겨 공원으로 갔습니다.
공원 벤치에서 책을 몇 줄이나 읽었을까 중년의 아저씨가 라디오를 크게 틀고 뽕짝을 들으시네요.
한번 씩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한 시간 정도 정말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고 사색을 할 수 있는 카페가 있으면 커피 값이 두 배라도 찾아갈텐데라는 생각 말입니다.
23 Comments
코로나 이전에는 노트북 들고 커피숍에서 작업을 하거나 책을 자주 읽었습니다.
저는 일단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포기하고요... 주말 또는 공휴일, 평일 늦은 시간은 피합니다.
주택단지에 있는 개인커피숍을 이용하면 학생들 등교시간에는 카페를 통째로 혼자 빌려쓰는 느낌이 듭니다.
가끔 아줌마 계모임이나 청소년 무리를 만나는 날이 있긴 한데... 그럴 때는 가끔 그들의 삶을 훔쳐듣기도 하고
너무 머리가 어지럽다 싶으면 커피숍 근처 캠퍼스로 산책나갔다 다시 커피숍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만약 커피숍을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다면 나만의 커피숍에서의 독서는 포기하셔야할 듯 합니다.
주말에 그리 장사 안되는 커피숍이라면 곧 문을 닫겠지요..^^;;; 봉준호 감독도 자기가 작업하던 조용한 커피숍이 몇 번 문을 닫았다 하더군요...
저는 일단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포기하고요... 주말 또는 공휴일, 평일 늦은 시간은 피합니다.
주택단지에 있는 개인커피숍을 이용하면 학생들 등교시간에는 카페를 통째로 혼자 빌려쓰는 느낌이 듭니다.
가끔 아줌마 계모임이나 청소년 무리를 만나는 날이 있긴 한데... 그럴 때는 가끔 그들의 삶을 훔쳐듣기도 하고
너무 머리가 어지럽다 싶으면 커피숍 근처 캠퍼스로 산책나갔다 다시 커피숍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만약 커피숍을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다면 나만의 커피숍에서의 독서는 포기하셔야할 듯 합니다.
주말에 그리 장사 안되는 커피숍이라면 곧 문을 닫겠지요..^^;;; 봉준호 감독도 자기가 작업하던 조용한 커피숍이 몇 번 문을 닫았다 하더군요...
네. 분명 맞는 말씀입니다. 동감하고요. 그런데 제가 글을 쓴 취지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카페와 달리 카페문화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적 사고가 많아서 내가 돈을 내고 내가 떠드는데 무슨 상관이냐? 카페는 애초 이야기하고 떠드는 공간인데 뭔 선비질이냐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지요.
카페에는 잠시 다과와 함께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거죠.
유튜브를 보니 카페에서 코믹 토크를 하고 옆 좌석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웃게 만드는 몰카가 있더군요.
몰카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 상황을 옆좌석에 큰 소리로 전달해야 합니다. 저는 그게 의아했습니다.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을 소음으로 침범하고, 그 상황을 몰래 즐기는 문화. 노출증과 훔쳐보기가 상호 침투하고 개인의 영역이 지켜지지 않는 이상한 문화.
점점 이런 분위기가 만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긁적여봤습니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적 사고가 많아서 내가 돈을 내고 내가 떠드는데 무슨 상관이냐? 카페는 애초 이야기하고 떠드는 공간인데 뭔 선비질이냐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지요.
카페에는 잠시 다과와 함께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거죠.
유튜브를 보니 카페에서 코믹 토크를 하고 옆 좌석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웃게 만드는 몰카가 있더군요.
몰카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 상황을 옆좌석에 큰 소리로 전달해야 합니다. 저는 그게 의아했습니다.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을 소음으로 침범하고, 그 상황을 몰래 즐기는 문화. 노출증과 훔쳐보기가 상호 침투하고 개인의 영역이 지켜지지 않는 이상한 문화.
점점 이런 분위기가 만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긁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