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조용한 카페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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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조용한 카페가 있습니까?

15 하스미시계있고 23 459 1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약간의 소음이 있는 카페를 찾는다고 했죠.

봉감독이 말하는 약간의 소음 수준이 어느 정도 데시벨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엄청난 수준의 인내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청력이 약하거나 자기만의 비밀 아지트를 가지고 있거나 중의 하나일 겁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에는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시험 공부가 아닙니다) 그런 카페는 눈을 씻고 봐도 없으니까요.

맛있는 커피 한잔을 하면서 한 시간 정도 카페에서 책을 읽는 건 행복한 겁니다.

하지만 책을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해서 소음이 파고 듭니다.

그냥 조용 조용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우리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듯 토크쇼가 펼쳐집니다.

어디서 준비했는지 기막히게 달라붙는 라임도 있어요. 

민망한 음담패설도 있고요.

듣기가 하도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꼽고 책을 읽어도 소용이 없더군요.

말그대로 박장대소. 손뼉을 치며 웃는 리액션은 한국 카페의 특이한 문화입니다.


며칠 전 동네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자리를 옮겨 공원으로 갔습니다.

공원 벤치에서 책을 몇 줄이나 읽었을까 중년의 아저씨가 라디오를 크게 틀고 뽕짝을 들으시네요.


한번 씩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한 시간 정도 정말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고 사색을 할 수  있는 카페가 있으면 커피 값이 두 배라도 찾아갈텐데라는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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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omments
26 장곡  
어느 지역에 사시는지를 먼저 알아야겠네요.
도서관이 좋기는 한데 코로나 때문에...
제가 동선이 좀 넓어야 서울, 부산을 왔다갔다 합니다.
서울 카페가 그나마 부산 보다 조용한 편입니다.
부산은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있어서 더 강하게 들리죠.
12 블랙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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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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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블랙헐  
^^ 하시미시계있고 님께 여쭈어 볼게 있어서 질문드린거라 않보이실거예요~ ^^*
26 장곡  
그렇군요.
김칫국 마셨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12 블랙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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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블랙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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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달새울음  
코로나 이전에는 노트북 들고 커피숍에서 작업을 하거나 책을 자주 읽었습니다.
저는 일단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포기하고요... 주말 또는 공휴일, 평일 늦은 시간은 피합니다.
주택단지에 있는 개인커피숍을 이용하면 학생들 등교시간에는 카페를 통째로 혼자 빌려쓰는 느낌이 듭니다. 
가끔 아줌마 계모임이나 청소년 무리를 만나는 날이 있긴 한데... 그럴 때는 가끔 그들의 삶을 훔쳐듣기도 하고
너무 머리가 어지럽다 싶으면 커피숍 근처 캠퍼스로 산책나갔다 다시 커피숍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만약 커피숍을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다면 나만의 커피숍에서의 독서는 포기하셔야할 듯 합니다.
주말에 그리 장사 안되는 커피숍이라면 곧 문을 닫겠지요..^^;;; 봉준호 감독도 자기가 작업하던 조용한 커피숍이 몇 번 문을 닫았다 하더군요...
주택가 커피숍도 복궐복이죠. 말씀하신 계모임에 걸리면 ㄷㄷㄷ
17 달새울음  
행여 계모임에 따라온 아이가 뛰어놀 경우에는 일단 커피숍을 탈출해야 합니다. ^^;;;
S 푸른강산하  
주변에 가까운 산이 있다면 아마 책일기에 최적화 된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처에게 끌려 몇 번 산을 다녔는데, 시원하고 한적한 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들이 꽤 많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조용하게 몰입해서 책읽기에 안성맞춤인 듯합니다.

다만, 커피는 없으니 집에서 나서실 때 보온병에 커피를 준비하시면 될 듯합니다.^^*
맞는 말씀인데 본문에 썼듯이 라디오 들고 다니시는 분도 계셔서 ㅎㅎ
S 푸른강산하  
설령 라디오를 틀고 다니시는 분일지라도
공원 벤치에 쉬러 오시는 분들이 아닌 산행하시는 분들이기에
그저 지나쳐 소음으로 인한 방해는 안 될 듯합니다.^^*
17 달새울음  
저도 종종 뒷산 산책로에 책 읽으러 가곤 하는데 할아버지들의 라디오 공격에 매번 실패하고 내려옵니다. ㅋㅋ
예전에 바리스타 분이 카리스마 넘치는 카페가 있었어요.
이 분은 카페 운영 방침이 너무 시끄럽다 싶으면 주의를 주는 거였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분이 그러더군요. 카페 분위기(성격)을 만들려면 물갈이가 필요하다고요.
몇 달 뒤에 보니까. 매니아 층이 형성되더군요.
유럽 카페나 일본 카페에 가보면 조용히 책이나 신문 보고 가는 사람들 많은데 그런 분위기였죠.
지금은 다른 업종으로 바꿨는데 이제는 그런 카페가 없네요.
12 블랙헐  
와~ 주인장님 스ㄸㅏ일 확실하시네요~
40 백마  
몸이 아프신거 알고 있지만 조용한 곳을 찾는 다면 집이 최고 아닐까요...
균형을 잡기 힘드네요. 집은 조용하지만 너무 늘어져서 잠을 자꾸 자게 되니까요.
12 블랙헐  
아~ 답변 너무 공감 많이 됩니다.
27 오큰실드  
카페 입지와 분위기가 중요하죠. 번화가 주변엔 외부 소음까지 유입되기 때문에 조용한 카페가 별로 없을테고,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은 카페여야 조용합니다. 아무래도 둘 이상의 손님이면 대화를 안 할 수가 없고 리액션이 커지게 마련이죠ㅎㅎㅎ마음에 맞는 카페를 빨리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분명 맞는 말씀입니다. 동감하고요. 그런데 제가 글을 쓴 취지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카페와 달리 카페문화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적 사고가 많아서 내가 돈을 내고 내가 떠드는데 무슨 상관이냐? 카페는 애초 이야기하고 떠드는 공간인데 뭔 선비질이냐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지요.
카페에는 잠시 다과와 함께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거죠.

유튜브를 보니 카페에서 코믹 토크를 하고 옆 좌석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웃게 만드는 몰카가 있더군요.
몰카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 상황을 옆좌석에 큰 소리로 전달해야 합니다. 저는 그게 의아했습니다.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을 소음으로 침범하고, 그 상황을 몰래 즐기는 문화. 노출증과 훔쳐보기가 상호 침투하고 개인의 영역이 지켜지지 않는 이상한 문화.
점점 이런 분위기가 만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긁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