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디빅, 동작그만” 영화·애니 업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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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디빅, 동작그만” 영화·애니 업계 ‘골머리’

1 윤남규 0 4861 1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비디오 대여 가게를 운영하는 문모(38)씨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디빅(DiVX)’이라는 인터넷 유통 영상물 때문에 최근 3년 사이 가게 매출이 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10대 손님은 이제 거의 없다”면서 “비디오를 빌려 가는 사람들은 디빅을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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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 속에서 영화·애니메이션 등 각종 영상물을 압축한 디빅 파일이 인터넷망을 타고 널리 퍼지고 있다. 최신 외국영화를 비롯해 웬만한 국내외 영화는 모두 디빅 형태로 구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이 불법 영상물 유통의 천국이 되고 있다.

디빅의 유통은 DVD타이틀과 비디오테이프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고 특히 소규모 비디오대여점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디빅이 제2의 MP3파일 불법 유통 파동으로 이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디빅 영화=디빅은 대용량 영상 정보를 MPEG4라는 표준에 따라 압축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로 주로 DVD타이틀이나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물을 작게 줄여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디빅은 영화 한 편을 CD 한 장(700MB)에 담을 수 있고, 또 일부는 홈시어터에서 사용하는 5.1채널 음향까지 지원하고 있어 인터넷에서 매니아군을 형성시켰다. 또 최근 대형 TV용 모니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PC 엔코더를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대형 TV로도 영화를 볼 수 있어 디빅의 대중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터넷망에서 유통되는 디빅 영화의 원 소스는 주로 저작권을 반대하는 해커그룹이 만든 것들이다.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유독 디빅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은 집집마다 보급된 초고속인터넷망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새로운 디빅 파일이 뜨면 공유 사이트나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순식간에 전국에 퍼진다. 이어 디빅 매니아들은 컴퓨터에 부착된 CD-RW로 디빅 파일을 구워 재차 주변에 퍼뜨리곤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0·20대들은 “돈 주고 비디오를 빌리면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길 정도로 여가생활의 일부가 됐다.

◆불법 영상물 유통 시비=영상업계는 국내 영화시장의 15%, DVD·비디오 대여시장의 40%를 불법 동영상이 잠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영상협회 관계자는 “하루 2만~3만여명이 개봉 중 또는 개봉 예정된 영화를 인터넷에서 유통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국영상협회가 올 1월부터 3월까지 단속한 온라인 불법 동영상은 모두 1만1000여건. 다음 까페 등 포털 사이트와 팝폴더, 구루구루 등 P2P, 웹 저장 매체 등 다양한 유통망에서 적발된 것들이다. 하지만 뉴스그룹(NEWSGROUP)이나 P2P를 통해서 유통되는 양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디빅은 아직 음반산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MP3파일 불법 유통 논쟁처럼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영상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유통되는 불법 동영상의 ‘질’이 3~4년 전에 비해 부쩍 개선됐고, 화질도 DVD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白承宰기자 whitesj@chosun.com )


● “가문의 영광·반지의 제왕 불법유포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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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시단원이 디빅 불법 유통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영화·비디오·DVD업계는 디빅 유통을 ‘제 2의 MP3사태’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디빅 대중화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쪽은 DVD타이틀 제작 및 유통업체들이다. 디빅 매니아들이 주로 DVD타이틀 복제를 통한 인터넷 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업계는 그동안 불법 동영상이 게시된 포털, P2P업체 등에 대해 공문을 보내 불법 동영상을 삭제토록 하는 방법을 써왔으나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가문의 영광’이 디빅 형태로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적발한 뒤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다. DVD타이틀 제작·유통업체인 스펙트럼디브이디는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 DVD를 디빅 형태로 외국에서 반입한 업자 3명을 저작권 침해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문화관광부도 ‘온라인 불법 영상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경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연구실장은 “디빅 불법 영상물은 영상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서 “업체들의 ‘권리찾기’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빅 매니아들은 “MP3파일 유통사례에서 보듯이 개인끼리 동영상을 주고 받는 것을 법적으로 문제삼으면 곤란하다”면서 디빅 유통에 대한 법적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키워드

▲코덱(Codec)=코덱은 컴퓨터상에서 각종 문서나 오디오·비디오를 압축하거나 해제하는 규약으로 영어로 압축기(Compressor)와 해독기(Decompressor)의 앞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컴퓨터에서 동영상을 즐기려면 그 동영상이 제작될 때 사용된 코덱이 해당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디빅(DiVX)=동영상 코덱의 하나로 ‘DIgital Video eXpress’의 줄임말이다. 본래 미국의 한 디지털 비디오 유통사가 만든 DVD 서비스 방식이었다. 1999년 사라졌다가, 한 해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비디오 동영상 규약을 해킹해서 만든 동영상 코덱에 이 이름을 붙이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컴퓨터에서는 AVI라는 확장자를 가지고 유통이 된다. 화질은 DVD 수준이다.

요즘 대대적으로 S/W단속중이라는데.... 흠
출처 : 디지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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