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영화의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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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영화의 욕

1 알파치노 0 4065 2
영화안에서의 욕에 관하여..

우리나라 영화에 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건 여균동감독의
'세상밖으로' 라고 하더군요. 죄수들이 탈옥한 후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라고 기억되는데,
당시로서는 상당히 신선한 면도 있었습니다. 외국영화로는 아무래도 퀸틴 타란티노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저수지의 개들이 92년, 펄프픽션이 94년 이더군요.
우연히도 세상밖으로는 94년이니 조금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외 사회적으는 소위 문민정부가 출범한것이 93년이었으니, 상당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전까지 표현의 자유가 꽁공 묶여 있다가 새정권이, 그것도 군사정권이라는
굴레를 벗어난 형태니, 영화의 심의도 좀 느슨해졌다고 볼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 세상밖으로는 이러한 표현자유의 한계에 대한 실험이라고도 볼 수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안 보신 분들은 이 영화 일부러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잘된 영화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요..

우리보다 표현의 자유가 많이 허용되어 있는 외국영화에는, 특히 미국영화에는 우리보다
휠씬 흔하게 욕이 있는데요, 폭력이 안 들어있는 영화에도 많이 나온것 같습니다.
아마 미국사람들은 욕을 하는것이 좀 더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예전에 영어회화를 학원에서 수강한 적이 있는데, 어느날 강사가 들어오더니 에프로 시작하는
단어를 막 쓰는 것 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어리둥절 하고 있으니, 강사왈
'이 책속에 있는 것은 죽은 영어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보다 실제로 쓰이는 영어다.'
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그런지는 알수가 없지만, 그때 그 강사가 20대 초반 이었으니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겠죠.. : )
아무튼 최소한 영화만 놓고 볼때는 미국사회는 욕에 관대한 것으로 비춰 지는데요.
개인적으론 지금 한국영화가 다른 선진영화들을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 필요없는 것 까지
흉내내려 한 부산물이 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욕도 상황에 따라 분류할 수있을까요..?
1)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ex) 아~ X같은 세상
2) 상대방을 비난하는 내용....................................ex) 그 X같은 XX, 머 그런 그런X이 다 있냐..
3) 대립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ex) 덤벼 봐, X만한 XXX들!!
4) 단순한 감탄사.................................................ex) Oh~shit...I won the lottery!

이렇게 분류해보면 우리나라 영화 에선 1)과 2)번이 많아 보이고, 미국에선 3)번과 4번)이 많아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국민성과 사회적 현실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한데요.. 우리는 전통적으로 싸움을 싫어하고 안으로 삭이는 정서이기때문에 그 스트레스 땜에 욕이 필요한 경우이고, 미국의 경우는..
미국이란 나라는 대단히 호전적인 나라입니다. 개척정신이 강하고 그러다 보니 대립이 많아져서
실질적 피해를 줄이고 상대를 제압하려면 허풍도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발달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근에 부시의 얼굴을 뉴스화면으로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더 드는데요..
암튼 욕이 쓰이더라도 각 문화권의 특수성이 있으니 당연히 쓰임새도 달라야 하고
내용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영화들에 만연한 욕들이 원래 우리안에 있는 것의 표출이든, 아님 단순한 다른 대중문화권의 일시적 영향이든 욕이 다른 사람을 상처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실생활이든, 영화든, 인터넷에서든 모두 사라져도 별로 아쉬울게 없을 겁니다, 그러나 서민의 애환과 삶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형태라면 카타르시스의 효과도 있는 만큼 필요악이란 형태로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영화속의 욕..역시 판단은 영화보는 이 각자의 몫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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