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만화가들의 절규

자유게시판

[펌]만화가들의 절규

1 방효찬 5 6201 3
만화가들의 절규 (감히 올려봅니다 자유게시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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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러분이 알고 넘어가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비디오 대여와 만화 대여는 차원이 다르다.
-'대여점 덕분에' 만화가들 사정이 좋아진 것은 전혀 없다.
-여러분이 빌려본다고해도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
-세상에서 책 빌려보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대만 만화는 예외)
-대여점 덕분에 책값이 오른다.


자, 우선 만화가 얼마의 이익이 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3500원짜리 만화책 한권을 팔면 출판사에게 300원, 작가에게 300원
이렇게 이익이 납니다. 나머지는 유통비&제작비. 시내의 만화전문
서점에 가면 모든 단행본을 20%세일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걸 보면
생산측이 낼 수 있는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럼 이 책을 2800원에 사서 대여를 하는 대여점 주인은 얼마를
벌게 될까요? 대여료는 400~600원 정도지요? 곱하기 독자 수입니다.
대여점 독자들의 이용스타일과 1박2일로 회전이 빠른 것을 생각해보면
책 한권을 가지고 작가보다 많이 벌 것은 자명합니다.
왜 죽어라고 만화를 그린 작가보다 대여점 아저씨가 더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일까요? 왜 재주는 만화가가 넘고 돈은 대여점이 챙기는 걸까요?


여기서,
비디오 대여와는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비디오는 [대여를 해야 이익이 나기 때문에] 대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만원씩 하는 비디오 테잎을 모든 이가 사서 보는 것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당연히 대여를 하는 쪽이 영화배급업자 쪽에도 이익입니다.
(비디오 제작자들이 비디오대여점을 원망할 이유가 절대 없지요.)

비디오 때문에 영화산업이 피해를 입지도 않습니다.
극장에 가는 건 제대로 된 화면 비율 (비디오로 보면 스크린이 짤려서 볼 수
없는 부분이 많죠)과 사운드, 같이 보는 효과, 멋진 분위기, 최신작 감상
등등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디오가 나온다고 해도 극장이
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비디오가 보충수입을 해주는 정도이지 영화산업을
갉아먹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화책은 똑같죠.
빌려본다고 안보이는 것도 아니고. 모든 조건이 똑같지요.
다른 건 세균이 많다는 것 정도? --;
1권을 대여점에서 사서 10명 100명이 빌려보면 그건 정말
만든 놈들 굶어죽으란 소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만화가 비싸다구요?
여러분들이 사입는 옷은 유통비, 브랜드비가 90%입니다.
왜 세일기간에 50%~70%세일마저 가능한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만화는 겨우 3000원입니다. 의류와 같은 거품도 없는 가격이지요.
3000원. 햄버거 세트보다도 쌉니다.
극장가면 7000원, 게임방 가면 1시간에 1500원. 한번 즐기고
마는 것보다 한권 [영원히 소유]할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싸지 않습니까?
만화를 한번 보고 마는 것이라 생각하셨던 분들은 한번 사서
보는 걸 시작해보세요. 몇달, 몇년 후에 읽는 명작은 또 맛이 다릅니다.

그리고 사실 만화책 가격은 비싸지 않습니다.
판타지 소설같은 경우 (작가분들에겐 정말 죄송합니다)
솔직히 일주일에 한권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게 꼭 날림이다 라고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만화가에겐 만화책 한권을 만드는 일은
몇달, 때로는 몇년까지도 걸리는 힘든 일입니다.

싸게 만화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여점을 일종의 수혜자라고 고맙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작가를 착취해서 여러분과 그 [이익]을 나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신창원이 빈곤한 달동네 주민들의 동전
지갑까지 털어서 길거리에 뿌리고 다녔다면 기뻐하며 받으시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익]조차 여러분의 주머니를 털어서 나온 것입니다.
현재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판매시스템이 무너지면, 대여료는
2~3배로 뛸 것입니다. (완전 대여체제인 대만이 그렇습니다)
그들에겐 어떠한 선의도 없습니다.

하나만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대여를 하는 건 만화가들의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는 사실.
그것만은 사실이니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만화를 빌려서 읽으며 웃고 즐거워 할 때, 작가들은
반지하 셋방에서 라면 끓여먹으며 원고를 그리고 있다는 걸.

===ANTI===

*이젠 저도 만화계 사람이라 "니가 돈 벌려고 하는 소리지?"하고
빈정거릴 사람들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같은 3류
스토리 작가에겐 대여점 있는 편이 돈 벌기가 더 쉽습니다.
이건 다음에 설명하지요.

1. 책이 비싼 이유

한국에선 만화책이 비싸다는 불만이 많이 나옵니다.
뭐, 사람 욕심에 싸다고 생각하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만은.
한국인이 싸다고 해줄 수 있는 건 맥도날드의 300원짜리 아이스크림
빼곤 아마 없을 거같습니다. 특히 문화상품 중에서는 없을 걸요.
아무튼 어느 정도 비싸다는 건 인정하고 들어가도록 하지요.
2500원하던 만화책이 3500원하는데에 그다지 긴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으니까요. 비싸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혹자는 말합니다.
"대량생산을 통해 책값을 싸게 하란 말이다!"
그야말로 지당한 의견이지요. 하지만 이유와 결과를 혼동하고 있죠.

[팔리지 않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못하는 겁니다]

많이 찍어서 많이 팔면 되는 걸 출판사가 바보라서
비싸게 조금만 찍어서 그것밖에 못파는 걸까요?
동인지를 만들어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소량생산을 하면
단가는 비약적으로 올라갑니다. 동인지가 불과 수십페이지에
불과하면서도 만화책보다 비싼 건 그런 이유에서지요.
4천부 팔리고 끝나는 대여점 중심의 시장하에서 어떤 출판사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을 감히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분들은 말합니다.

"출판사가 악의적으로 담합해서 계속해서 가격을 올려왔다"
"책값을 내리려는 노력을 안하고 있다"

만화책은 농산물이 아닙니다. 김장철이 되면 비싸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하는 배추가 아닙니다. 가격을 올린다고 이익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은 바보가 아닙니다.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기업인걸요.
많이 팔 수 있다면 싸게, 조금밖에 안팔린다면 비싸게 만들어서
이익을 낼 수 밖에 없지요. 당연한 기본 경제원리지요? 그리고 팔리지
않는 상품의 가격을 내릴 재간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만의 하나, 가격을 올리는 악의적인 담합이 가능하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지만 그것을 만드는 건 대여점입니다.

[상품의 질과 상관없는 무조건적인 수요]

이것이 바로 상품의 가격을 마음놓고 올릴 수 있게 해주는 발판이지요.



2. 만화잡지가 비싼(?) 이유

요 근래 한달도 안되는 사이에 메이져 잡지 2개가 무너졌습니다.
전 사실 우리나라 잡지가 너무 싼 거같아서 걱정인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우리나라 만화잡지는 1000~4000원입니다.
격주간지는 2500~3500원.
월간지는 3500~4000원.

일본의 잡지는 260~780엔 정도입니다.
격주간지는 260엔정도.

월간지는 650엔정도

일본잡지의 종이질이 훨씬 나쁘고 가격에서 대단한 차이는 안나지만
국민소득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잡지들이 훨씬 비싸죠. 하지만
이건 국민소득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단연 싸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의 주간 소년점프가 일주일에 400만부를 팔 때,
우리의 영챔프는 2주일에 2만 4천부를 팝니다.
우리나라 만화잡지 중 현재 월 5만 부를 넘기는 잡지는 없.습.니.다.
네, 정말로 없습니다. 발행 부수 2만부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찍은 걸 80%이상 팔 수 있는 잡지도 드물지요.
국내 만화잡지 월간 총 판매량을 더해도 일본의 만화잡지 하나가
일주일에 파는 양의 25%도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싸니까 가격을 내리라구요? 만약 우리나라 만화잡지들이 100만부씩
팔린다면, 출판사는 종이값으로 700원만 받을 용의도 있을 겁니다.

만화잡지는 원래 이익을 내려고 만드는 게 아닙니다.
일종의 광고지입니다. 보고 그냥 버리면 되는 게 잡지입니다.
(아, 광고로 수입을 얻는다는 게 아닙니다! 광고 별로 없잖아요)

단행본을 찍어 팔기 위해, 그리고 단행본을 선전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만화잡지입니다.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싸게 만들죠.

우리나라 만화잡지는 단행본보다 질이 더 좋고 판형도 물론
더 크고 컬러 페이지도 많고 기사도 충실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서 한달에 5천만원씩 적자를 보면서 만들지만
독자들은........잡지조차 빌려 봅니다. 슬프죠.


3. 앞으로 영원히 살 수 없다

단행본 가격은 이미 40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 단행본 가격은 더 오를 것입니다.
점점 더 적게 팔려서 평균 2000권 정도인 현재 한국 만화 시장......
슬슬 만화책을 충무로의 소규모 인쇄소에서 찍어야 할 지도 모르지요.
동인지랑 나란히 찍어서 박스에 담아서 나르는 거죠.
(몇몇 동인작가들보단 오히려 양이 더 적을지도 모르는 --;)


당연히 대여료도 오릅니다. 책값의 30%는 문제도 아닙니다.
판매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지면, 대여점 주인들은 안심하고
대여료를 인상할 것입니다. 뭐, 이미 판매 시스템은 거의
다 무너졌지만요. 몇몇 도에서는 아예 총판이 철수했으니까.

이제 점점 더 책을 가지기 힘들어 집니다.
앞으론 책을 사고 싶어도 살 수도 없죠.
이게 이익일까요? 여러분이 이익으로 생각하던 '싸게 본다'도
점점 퇴색합니다. 어쩌다 한권 사려고 해도 책은 5000원이 넘고,
1권 빌려보는 것도 800~1000원이 깨지고. 이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던
만화의 유토피아입니까?


4. 정리

자, 자기 이익만 생각해봅시다. 전 여러분에게 애국심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남 생각도 좀 해보라고 충고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사서 보면 바뀐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서 보면 이익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1500원짜리 만화책, 700원짜리 만화잡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컬러로 가득한 요즘 신문이 왜 동전 몇개면
살 수 있는지 물론 알고 계시겠죠? 책이 비싸진 건 다름이 아니라
대여점때문입니다. 대여점이 생기기 전에, 분명히 100만부 돌파가
몇 작품 있었고 만화책은 2000원이하였습니다. 판매로 돌아가면,
적어도 2000원짜리 만화책은 다시 사볼 수 있습니다.

-3류 만화가 줄어듭니다.

현재, 만화책이 범람하는 것같지 않습니까? 왜 김X모같은 3류
만화가가 돈을 버는 걸까요? 바로 대여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저
많은 만화를 확보하는 길이 돈을 버는 길이니까 아무 만화나
일본에서 계약해서 들여오고 아무 만화나 출판을 하는 겁니다.
[3류 저질만화가 있기때문에 빌려본다]는 분들,
[빌려보기 때문에 3류 저질만화가 판을 칠 수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사보면 아무 거나 사지 않습니다.
당연히 명작은 팍팍 팔리고 졸작은 팔리지 않아 사라집니다.
출판하는 쪽도 수준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결국 만화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집니다.


-한국만화가 살아납니다.

여러분이 계속해서 대여점을 이용하시면 한국만화는 확실하게
맥이 끊깁니다. 김X모같은 사람 100명쯤 더 만들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 일본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작가는 생기지 않을 겁니다.

이익이 나야 투자가 되고 인재가 몰리고 뛰어난 작품이 나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문화와 분위기, 정서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만화를 만들 수 있는 건 우리나라 작가들 뿐입니다. 제대로 된
한국만화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난 손해 아닙니까?

===ANTI===
1. 자국 만화 점유율

현재 대만만화 시장은 대여점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명칭은 '만화방'이지만 결국 대여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판매시장이 무너진 정도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미래상일지도 모릅니다.(쓴웃음)


현재, 대만 만화 시장은 일본출판사에게 90%이상 점령당했습니다.
대만 만화잡지를 한번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비참하기 그지없지요.
잡지를 보다가 하도 불쌍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다음은 잡지에서 차지하는 자국 만화 : 외국(일본) 만화 의 비중입니다.


한국 85% : 15%

대만 10% : 90%


만화 잡지를 보신 분이라면 대강 이해가 가시겠지요? 보통 한국 잡지에서
일본만화는 3~4개 정도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아예 연재를 하지 않고
스타트한 잡지도 있었고, 7개정도로 높여버린 잡지도(망했지만) 있었습니다.


"단행본은 일본만화가 더 많은데?"라고 의문을 가지는 분도 계실테지만
만화계에서 잡지연재는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가집니다. 국내에 들어온
일본 초 히트작들은 반드시 잡지연재를 했다는 것도 아시겠지요.
(슬램덩크, 드래곤볼, 란마1/2, 명탐정 코난 등등)


일본만화의 비중을 그다지 늘리지 않고도 잡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달리 우리나라 잡지에 대만에는 없는 [쿼터제]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자존심? 한국잡지니까 체면상? 아뇨, 기업은 이익을 위해서 행동합니다.


실제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품은 한국만화이기 때문이죠.
<아앗! 여신님>은 일본에서 수백만부가 팔리지만 한국에선 <열혈강호>나
<아일랜드>보다 덜 팔리는 만화입니다. 같은 잡지에서 인기순위로도 밀리구요.
여담이지만 아마 영챔프에서 6년동안 팔아치운 만화책 수를 다 합해도
<아앗! 여신님>의 일본 판매량 반도 안될테지만요. (웃음)



2. 작가층


아무튼 이 대만 만화잡지에는 대만만화가 1~2개쯤 양념삼아(!) 들어가 있답니다.
무슨 차이로 우리와 대만은 이렇게 다른 것일까요.
똑같이 강력한 라이벌인 일본만화를 앞에 두고 무너지는 양상이
너무도 확연히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작가입니다.


아, 그렇다고 달리 대만의 만화인들이 재능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구요.
한때 만화탄압으로 작가의 맥이 뚝 끊긴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작가층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는데 거기에 일본만화가 쏟아져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직배로. 물론 우리에게는 아직 직배하는 일본 출판사가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실상 [일본의 초 거대 히트작]은 모두 들어왔지 않습니다?
우리가 언제 '한국만화시장 보호를 위해서' <드래곤볼>을 보지 못했습니까?


우리 작가들은 농구를 그리면 <슬램덩크>와 비교당해야 하고 건액션을
그리면 <건스미스캣츠>와 같은 기라성같은 만화들과 비교당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살아남았지요. 이건 작가들의 힘입니다.


그리고
대만만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만화의 점유율도 상당히 높지요.
누들누드, 열혈강호등은 상당한 인기라고 합니다. 점유율을 20%까지
잡아도 무리는 없을 겁니다. 그만큼 실력을 평가받고 있답니다.


3. 대여라는 것


대만의 만화계는 어둡습니다. 기껏 그려봤자 대여하는 시장에서 작가에게
돌아갈 이익은 거의 없습니다. 잘 만든 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대여 시스템이니
작가들의 무기력은 더할 수 밖에 없지요. 일본의 유명 잡지들이 그대로
번역되어서 나오는 판에 일본만화에 익숙한 대만독자들에게 어필 할 수도 없지요.


가끔 독자들 중에 우리나라 만화를 보고 몽땅 일본풍이라고 비난하는 분들이
계신데 대만 만화를 한번만 보시면 무엇이 일본을 어설프게 따라가는 것인지
깨달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저는 한국에 그런 한심한 만화가는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uot;그럼 일본만화는 이익도 안나는 대만시장에서 왜?&quot;라는 질문도 나올 수 있겠네요.
[일본만화는 일본에서 이익]을 내거든요. 대만시장에서 버는 건 아르바이트입니다.
따로 대만을 위해서 만화를 따로 만든 적도 없고 번역해서 찍으면 되니 별로
힘들 것도 없지요. 게다가 독점을 하면 이익을 내기가 쉽습니다. 가격을 올리면
되지요. 간단합니다. 또, 대만에는 인기를 몰아줄 만한 만화가도 없는지라
일본측이 높은 라이센스 가격을 제시해도 대만 출판사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요.



4. 직배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어떤 출판사 관계자 분은 말합니다.
&quot;일본 출판사가 우리 만화시장을 보는 태도는 바로 [배부른 사자]다&quot;


굳이 잡아먹으려고 올 것도 없는 시시한 시장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독점을 해볼 수 있다면 이익을 내볼 수 있는 시장이지요.(웃음)
집영사/소학관/강담사 3사가 경쟁을 하지 않고 합의해서 한쪽에게 몰아준다면
혹은, 공동으로 자회사를 만든다면 한국 시장 점령은 일도 아니지요.


사실, 일본 출판사의 직배가 무섭기는 합니다.
한국만화계가 대여점 아래에서 계속 어렵다는 전제 하에서는요.
펜을 꺾는 작가들이 늘면 늘 수록 , 무기력해지는 작가들이 늘면 늘 수록,
만화가를 포기하는 지망생들이 늘면 늘 수록 한국만화는 약해지고 사라져갑니다.
점점 볼 만한 만화는 일본만화들로 축소되게 되지요.


현재 일본의 유수 출판사들은 라이센스 계약을 점점 거부하고 있습니다.
어떤 출판사는 단 2작품밖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어떤 곳은 라이센스
가격을 높게 잡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직배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지요.


1.대여점 하에서 한국만화 약화
2.일본만화 라이센스 가격 상승 & 판권계약 거부
3.직배
4.한국 만화출판사 완전 붕괴
5.일본출판사의 독점체계


이것이 제가 예상하는 만화시장 시나리오입니다.
대만으로 가는 길이지요. 대만처럼 된 다음에는 어떠한 저항도
쓸모 없습니다. 자, 가봅시다. 키워서 남줘봅시다. --


한국 만화에는 영화처럼 쿼터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적도 없고 툭하면 마녀사냥만 당했지요. 좀 나아졌다지만
얼마전에도 작가가 구속되었을 정도이니 별로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비겁한 언론은 돈되는 사업이라고 추켜세우다가도 사회문제가 생기면
만화의 탓으로 돌립니다. 만화한다는 자식처럼 불효자식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만큼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가 프랑스의 샹송이나 영화처럼 국민들의 자존심&국가 보호로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니지요. 순전히 독자들의 냉정한 평가에 의해서
굴러가는 시장입니다.


자, 이제 아시겠습니까? 우리 만화가들의 레벨은 상당한 겁니다.
대만처럼 힘이 없다면 무너져도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10만 대군을 양성해놓고 굶.겨.죽.여.서.
싸움도 못해보고 성문을 열어줄 생각입니까?

오늘 동네 서점 하나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니는 탓에
반경 500m 내의 서점이 모두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 벌써 3번째군요.
대여점 덕분에 만화계뿐만이 아니라 서점들도 고사되고 있는 것이
눈에 확실히 보이기 시작하네요. 참고서 판매가 주류인 서점이 아닌
이상 버티기 힘든 것이 한국의 현실인 거같습니다. 한국 문화 소비 수준의
현주소를 보는 듯해서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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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정성윤  
머.. 네티즌사이에서 맨날 갑론을박하는 논쟁거리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긴 한데 그래봤자 소용없죠. 문화부에서 손하나 까딱안하고 바로앞만 바라보는 졸속행정만 일삼는데요... 그러다 진짜 한국 만화계를 일본이 다삼키고 나서야 부랴부랴 일처리 하겠지만 소잃고 외양간이나 많이 고치라고 하십쇼.젠장..
1 사라™  
정책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인듯 싶군요..그런데 담당부서는 손놓고있으니..
6 최원석  
하긴 예전엔 1500원에서 2000원이면 단행본 살수 있었고.. 주간잡지도 1500 월간도 3500원 수준이었는데
1 문종원  
쩝... 그래서 보고 싶은 현세아찌의 신간을 구경하기두 힘든거였군... ㅡㅡ;;
1 月光  
만화가들의 절규... 라는 제목에서 문득 전에 본 만화책이 생각나네요.. 만화책 제목이.. 열혈만화가.. 였나? 불타라 펜.. 이었나?? 이곤데.. 잼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