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서 보면 더 재미있을 "듄"의 스토리 배경.

영화이야기

알고서 보면 더 재미있을 "듄"의 스토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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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뇌브의 영화에는 당연히 원작 스토리의 변경점들이 많습니다만

원작을 모른체 영화 "듄"(2021) 만을 놓고 봤을때, 

불친절한 심리적 미장센의 대가인 드뇌브의 스크린 만으론 

저게 뭔 소리고 장면인지 모르겠다 할 몇몇 세계관 배경들을 간략하게나마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주세계관 : 

     한때 기계문명의 극치를 이루어, 광속을 넘어선 공간이동 항법과 통신으로

     은하계 전반에 넓게 퍼진 인류문명을 실시간으로 다루며 발전해오던 인류는

     지나친 기계문명에 의존해 노예화 되어감을 거부하며

     인류의 지성을 되찾자는  '버틀레리안 지하드' 혁명을 시발점으로 

     거의 모든 컴퓨터=A.I 기술을 파괴해 버린 후, 만여년이 지난 시점이

     '듄' 스토리의 시작점입니다.


*기술문명의 배경 : 

     그럼 영화에 나오는 초거대 함선과 행성간의 이동이 가능한 설정과 

     로켓엔진 등도 사용하지 않는 발달된 함선등의 이동수단은 뭐냐?

     그런 수단들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배경은 남아 있으나 

     그걸 제어할 컴퓨터가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듄의 세계에서 인류의 명제는 "사람을 닮은 기계를 만들지 말며, 사용치 말라" 입니다.  

     이것으로 "스파이스 멜란지"의 극대화 된 가치형성의 배경이 만들어지고

     스파이스의 효과중 하나인, 소위 "예지력"으로 컴퓨터=A.I가 필요한 기술근간을 대치한다! 가

     이 세계관에서 스파이스가 가진 위치입니다.

     (스파이스의 또 다른 강력한 효능 중 하나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스파이스는 '아라키스=듄'에서만 자연생성 되는 물질이죠.


     스페이스 길드의 항해사 들은 이 스파이스 효과를 이용해, 초공간 도약에 필요한

     안전한 진입로와 항로 계산 등 초고단위의 위상계산을 예지력으로 대체해 찾아낸다는 거죠.

     이를 근거로 다른 하이테크놀로지들 역시 '멘타트'라 부르는

     고도의 계산.분석능력을 훈련 받은 사람들과 스파이스를 이용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컴퓨터=A.I를 완벽히 대치할만한 효과를 가지기엔 부족하니, 

     결국 이 세계의 기술근간은 꾸준히 쇠락하는 중입니다.

     과거의 유산을 복제해 사용할 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진 못하는, 

     정체된 체 서서히 후퇴하고 있는 세계인 겁니다.

     하지만 제국 외각에 위치한 몇몇 행성들에서 비밀리에 컴퓨터 기술을 재발굴 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스페이스 길드와 황제 : 

      스파이스를 이용한 예지공간항법을 완성시킨 그룹이 있었고, 황제와 손잡아

      은하계 내 인류 문명간의 무역-교류 등의 물리적 이동수단을 독점하게 됩니다.

      이들이 스페이스 길드 + 황제 + 대가문 들이 만든 "초암공사"의 근간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이 없으면 행성간 인류 문명의 화폐적 이동과 축적이 불가능 하게 되었고

      황제는 이들과 손을 잡아, 대가문들을 컨트롤 하게 됩니다.

      길드는 각 행성간의 무역과 스파이스 분배를 가능케 해주고

      황제는 이를 이용해 대가문들을 컨트롤 하며 길드의 독점에 대한 대가문들의 불만과

      물리적 위협을 억제 해주는 윈윈이 가능하게 된거죠.

      즉, 길드가 없으면 황제의 권력 또한 쇠락하게 되고, 

      황제가 없으면 길드가 가진 우주여행과 

      항로에 대한 독점권이 대가문들에게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이때문에 스페이스 길드는 점점 더 폐쇄적인 집단이 되어가고, 

      전면에 서있는 황제의 권력이 더 부각되어 가며, 

      길드에는 황제 가문에 대한 불편함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 구조의 원천인 '스파이스'가 있습니다.

      '폴 무아딥'은 이 점을 간파해 황제 가문을 무너뜨리는 계획의 일환으로 이용합니다.


*세계관 내, 군사적 전투수단의 배경 : 

      "Trio Holtzman" 이라는 구시대의 천재 과학자가 발견해 발전시킨 

      통칭 "홀츠만 효과"를 응용한 방어막.

      이는 접촉하는 물리.비물리적 물질을 반사.튕겨 낸다고 생각하면 됨.

      설정에 따라서는 기체의 통과 까지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최소 생존 조건(호흡)을 위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일정 속도 이상의 물체.물질은 반사하고 

      그 이하의 속도를 가진 물체.물질은 통과시킨다는 설정으로

      어쨋든 이 방어막 기술이 전방위의 군사적 분야에 응용되면서, 

      기존의 고속.원거리-물리.광학적 군사무기의 가치가 급락하게 되었고 

      결국 대단위의 근거리 또는 근접전투가 유용해지면서 

      칼과 방패 및 저속탄 등의 원시적 전투수단이 부활하게 됩니다.

      즉, "벌처럼 날아 상대를 무너뜨린 후, 나비처럼 천천히 숨통을 끊는다"

      는 전투공식이 완성됨.  심지어 화약 등을 이용한 총기류 보다 스프링이나 

      고무줄 같은 탄성을 이용해 발사하는 무기가 더 유용하다는 설정도 나옵니다.

      영화에서도 폭격시 탄도가 함선의 방어막에 닿은 후, 

      천천히 침투하여 폭팔하는 장면을 볼 수 있죠.


*베니-제서리트 :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아주 오래된 집단으로, 

      이들의 근간에 대해선 수많은 학설이 있을정도로 원작의 세계관에서도 

      정확한 실체를 제한하는 매우 폐쇄적이고 비밀 스러운 집단으로 묘사 합니다.

      신체의 완벽한 통제(본인이 임신하는 태아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독극물을 먹어도 체내에서 분리.배출이 가능할 정도)와

      이를 이용한 고도의 전투기술과 초능력에 가까운 기예를 보이기도 하며,

      이들이 추구하는 대의.목적은 인류의 쇄락과 멸망을 배제하며

      이상적인 영구적 존속을 유지함 입니다.

      이를 위해 세계관 전체의 장구한 시간 동안 황제와 대가문 들을 포함한 집단에 침투해

      권력층의 혈통과 그 유전적 우생학 구조를 관리하며 또한

      고차원의 종교적 수단을 활용해 일반적인 인류사회에도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그 범위가 어마어마 할 정도입니다.

      극도로 폐쇄적인 듄=아라키스의 원주민인 프레멘 사회에도 

      이들이 수천년간 만들어 놓은 종교공학이 침투해 있었고

      인류은하제국의 극변방 위치에 있는 원시적 문명 수준의 행성에서 마저

      이들이 만들어 놓은 종교공학이 존재 할 정도라고 묘사되어 있습니다.


*퀴사츠 하데락 : 

      베니-제서리트가 추구하는 인류영속을 위한 궁극의 존재로

      '길을 접는자' 정도로 해석되는 명칭.

      유전기억 학설에 근거한 존재로, 자신의 모든 유전적 선조의 기억을 물려받아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 보면 됩니다.

      이 존재를 만들기 위해, 베니-제서리트는 황제와 대가문들 및 그외 

      뛰어난 혈통 들을 선별해 90세대가 넘는 시간동안 우생학적 교배를 시행 해 왔고,

      그 최종 결과물이 '퀴사츠 하데락'이라 말하는 존재 입니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이들 집단은, 모계유전의 기억만을 얻을 수 있는

     '유전기억'의 범위에 한계가 있었고, 모계와 부계의 유전기억 모두를 얻을 수 있는

      남성 베니-제서리트의 필요성을 알게 되며, 이를 위해 90세대를 넘게 지속시켜온

      인류-우생학 궁극의 결과물이 바로 '퀴사츠 하데락' 이다 라는 설정이죠.


      원작소설에선 이 우생학의 최종 결과물이 몇세대 안에 등장할 예정이었고,

      그 후보자군 또한 꽤 여럿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소설 1, 2부와 영화의 주인공인 '폴 아트레이드'는 

      베니-제서리트의 원래 계획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모친 '제시카'가 윗선의 명령을 어기며 선택한 감정적 결과물인데,

      원래의 계획은 제시카가 딸을 낳아야 했고, 그 딸이 아들을 낳아(제시카의 손자) 

      그를 '퀴사츠 하데락'의 후보군에 넣을 계획이었던 걸로 나옵니다. 

      즉, 매트릭스의 '네오' 같은 변수의 존재가 '폴'이었던 겁니다.

      (듄의 영향을 받은 분야들이 정말 많죠!)


      그때문인지, 원작소설에선 '폴'이 가진 능력의 

      불완전.불균형 한 한계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폴의 삶은 늘 고통스럽고 괴로웠으며 비극적인 결말을 얻죠.

      그 후, 폴의 아들이 궁극의 완성된 '퀴사츠 하데락'이 되어 인류를 위한..................


*영화에서 폴의 예지력에 대한 묘사 : 

      드뇌브의 듄에서, 폴이 불분명한 미래를 예지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원작 소설의 내용에 정통하지 않은 이들에겐 꽤 불친절한 느낌이 들겁니다.

      차니가 폴을 죽이는 장면이나, 자미스가 폴의 친구로서 친절하게 조언 하는 장면 등등..

      이는 모두 폴의 미래예지 장면들로, 미래에서 폴이 만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들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현실의 결과물은 폴과 자미스의 결투와 자미스의 죽음 입니다.

      원작속 폴의 미래예지는 혼란 그 자체 이며,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 역시

      선택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다 묘사되고, 수많은 예지 속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또다시 무한하게 가지를 뻗는 경우의 수는 폴을 좌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최선의 선택이 불가능 할 만큼 무한히 뻗어나가는 미래는

      폴에게 빠져나갈 수 없는 저주가 되어버리죠.

      드뇌브는 원작속의 이러한 묘사를 단순히 한계지어,

      드뇌브 특유의 불친절 함으로 스크린에 담았는데

      소설속의 진중하고 섬세한 묘사와 장면들을 스크린으로 옮기기엔 그 한계가 명확하기에

      개인적으론 몹시 아쉽고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초인=메시아의 등장은 인류에게 과연 어떤걸 가져다 줄것인가!

    그 존재는 인류에게 정말 선한 이득과 궁극의 결과물을 줄것인가

     아니면 그저 독이 될 뿐일 것인가?

     '프랭크 허버트'는 본인의 소설 '듄'에서 이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메시아가 선택한 궁극의 지향점은 그 과정에 있어

    그와 인류 모두를 고통과 저주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듄'이 집필된 시기의 시대상을 보면, 이 소설은 기존의 시대적 명제들을

  모두 비틀어 대는 정말 이단적이고 반항적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당시로선 몰매 맞아 죽을만한 동성애와 근친.외도 등의 코드를 적나라하게 사용하는가 하면,

  종교적인 부분들을 이기적이고 수단적이며 잔인한 요소로서 사용하고, 

  인류사회의 전쟁과 경제적 문제와 국가적 갈증 등등을 가져와 차갑고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다른 한편으론 소설 속 최고의 가치품인 스파이스 조차 결국 그시대에 마구 번져대던

  마약에 불과한 어두운 물건으로 다루는 등등

  (실제로 소설속 스파이스는 후추와 마약 등등 인류가 그로 인해 겪었던

   어두운 역사의 통칭이라 보아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당시 사회.문화적 주도층들이 보기엔 정말 불편한 소설이었을 것 같습니다.

  '톨킨스'가 듄을 대놓고 "역겹고 토할것 같은 물건이다" 라고 한것도 이해가 가는...ㅡ ㅡ.


  그리고 소설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해 사용하는, 중동권의 문화적 요소들도

  그 지역과 역사를 살아온 이들에겐 어설프고 불편할 수 있음이 이해 되기도 합니다.

  '프랭크 허버트'는 듄의 집필을 위해 6년여간 자료수집과 연구를 했다고 하죠.

  한국과 무관한 한 외국인이 단군신화 등을 달랑 6년여간 연구한 후, 

  어떤 판타지 소설을 썼다면 그걸 읽는 한국사람들의 평가 역시 

  좋게 나오긴 꽤 힘들것 같습니다만, 어쨋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과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소설 '듄'의 가치는 

  좀 더 다른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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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27 오큰실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제 이해가 많이 되네요
20 zzang76  
원작을 예전에 봤었는데, 자세하게 풀어놓은거같네요. 한번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S 한움  
듄 1편을 보고 이따위가 있나 했었는데    이 글을 참조해서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37 하늘사탕  
쉽게 풀어주셨어 이해가 잘 됩니다. 감사합니다~
18 슈샤드  
1편을 서너번 봤는데도 이 글을 통해 세계관을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S 푸른강산하  
그런데 저는 듄 1편을 보곤
중세 유럽의 역사를 모티브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요.
로마 교황청이 유럽 각국의 군주들을 임명하고 충성을 요구하는 것처럼.. (또 왕은 봉건 영주들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충성을 요구한 것처럼)
그러다 한쪽 세력(특정 군주, 영주)가 득세하면서 교황(국왕)의 권위에 도전하면 제거하고
또 각 군주(영주)는 교황(군주)에게 복종도 하지만 그 위세에서 벗어나려고 반란도 꿈꾸고 말이죠.

공상 과학 영화라곤 하지만 저는 중세 유럽의 역사를 옮겨다 놓은 역사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스파이스(향신료; 후추는 유럽 왕(귀)족들에겐 필수불가결한 신비의 마약(?)이었고, 결국 이로 인해 대항해의 시대가 열렸죠)라는 소재도 그렇고,
영화 제목 듄(사구, 모래언덕)은 사막을 뜻하는 것일 텐데, 그 신비의 물질인 스파이스가 사막(유럽 입장에서 보면 동쪽 사막의 아라비아 상인들이 향신료를 가져오죠)에서 얻어진다는 설정에서 보듯 말이죠.

아무튼 유럽의 역사(중세 및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영화를 보면 나름 해석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2편이 개봉되었다 하니 다시 영화관으로 가 봐야 하겠죠.^^*
S 푸른강산하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는 미국 태생이지만 혹 그의 부친은 어디 출신인가요?
14 막된장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S 푸른강산하  
느낌 상 작가의 뿌리가 브리티시(섬) 출신일 거 같아서.. 혹시나 해서 여쭌 겁니다.^^*
9 레이니v  
스파이스가 아라키스에서만 생성되는 물질인 건 몰랐네요
'A.I 기술 문명이 사라진 1만년 뒤의 세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