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신문기사, 그리고 켄 로치

영화이야기

두 개의 신문기사, 그리고 켄 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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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인정... 허문영 “의도적 아냐” - 부산일보 (busan.com) 


저 뉴스가 신/구 권력간 혹은 지역간 투쟁의 결과인지는 의문이지만,


작년 5월 이후 지리하게 시간을 소비한 영화제 측의 조사와 이에 대한 허문영의 태도와 입장문은 여러모로 씁쓸하다.


김성욱이 서울 아트시네마에 복귀했을 때, 해당 결정에 대한 어떤 주석도 포함되지 않았던 협의회의 입장문이 상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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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변심?…조국, 그런 사람일 거라곤 상상 못했다 | 한국경제 (hankyung.com) 



89년 부산대학 앞 인문학 서점 청산글방에서 공지영의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를 읽었다.


정치적 의견을 떠나 공 작가에 대한 기대가 지난번 <의자놀이> 표절에 이어 점점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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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명동 극장에서 켄 로치의 신작 <The Old Oak> 를 관람했다. 


작품은 1967년작 <불쌍한 암소> 이후 내가 감상한 감독의 26편의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큼 재질이 좋지 않았다. 깐느에서 외면받았을 듯 하다.


흡사 장 마리 스트라우브의 낭독형 영화를 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거의 제어되지 않은 직설이 어느 장소, 어느 인물에게서 쏟아져나왔다.


오프닝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전시된 카메라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사랑은 낙엽을 타고>과도 같이


영화 매체에 마지막 희망을 기대하는 노구의 피곤함이 확연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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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자료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한 장면입니다. - 


 

제목의 'OLD' 도 그렇고, 그가 2000년대 이후 작품에서 인장처럼 숏으로 삽입하는  


다리 하나가 없는, 세 다리로만 걷는 견공이 이번 작품에서는 흑백 사진 속에서 멈춰있는 것도,


끝내 엔딩이 흑백으로 연출되는 것도 내내 이것이 그의 유언장으로 추정되어 마음이 무거워졌다.


1936년생이시니, 새해에 88세...米壽. 


언젠가 듣기로 켄 로치께서는 카메라가 대상보다 우월하면 안된다라는 미학적 지론이 있다고 한다. 


동의가 되지 않으면서도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씀이다. 


전 세계의 정치, 경제가 파시즘으로 치달을 듯한, 이제 신자유주의도 흘러간 노래가 되버린 작금에


켄 로치의 시간이 좀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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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4 흠흠흠  
신자유주의의 허황된 위선은 파시즘의 또 다른 얼굴이 되어버린 지 오래죠.

기득권과 그들을 부양하며 빌붙어 먹고사는 이들의 정치적 카르텔로서 말이죠.

결국 살다보며 겪어보니 이념이란 실재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저 자기 자신만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아집과 단상 뿐이더라죠.

그러다보니 감상에 대한 단상은 사치가 되어버린 슬픈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S 푸른강산하  
"전 세계의 정치, 경제가 파시즘으로 치달을 듯한, 이제 신자유주의도 흘러간 노래가 되버린 작금에
켄 로치의 시간이 좀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