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혹은 CF감독?
De Djess:Miu Miu Women's Tales (Alice Rohrwacher, 2015)
"경고 : 이 영화에는 상상의 언어가 나옵니다. 현존하는 언어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일 뿐입니다"
알리체 로르바커가 만든 "드 제스 : 미우 미우의 여성 이야기"라는 단편입니다.
영화 처음 나오는 경고를 보며 기발하고 엉뚱한 작품이겠구나 충분히 짐작했고,
단편도 잘 만드는 감독이라 기대했고, 기대한 대로 잘 만들었어요.
역시 로르바커는 의미도 충분히 담아가며 자기만의 색감을 입힐 줄 아는 감독이었어요.
그러다 영화명의 미우 미우가 명품 브랜드명인 걸 알았습니다.
역시나 미우 미우 채널 제공 영화더군요.
전 세계 인지도 있는 여성 감독들에게 제작비를 대고 이미지 광고하는 영화였습니다.
졸지에 로르바커 감독님은 CF감독이 되어버린 것이죠.
이 단편을 보니까, 로르바커 감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조금은 배반감, 실망감을 느끼기도 하고, 왜 디즈니에서 영화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고.
결론은, 주식 투기로 떼돈 벌면서 경제 정의를 설파하는 평론가 같다는 느낌? (예가 적절치 않긴 해도)
예술은 사회적 맥락에서 감상하고 해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굳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 작품은, 이어령은 틀렸고, 김수영이 옳다는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4 Comments
이거 보니까 켄 로치가 빅맥 광고 찍었던 거 생각나네요.
당시 생활고가 있었고 마이크 리가 자본가들 돈 강탈할 기회야라고 찍으라고 추천했다는데, 로치는 아직도 후회한다고...
당시 생활고가 있었고 마이크 리가 자본가들 돈 강탈할 기회야라고 찍으라고 추천했다는데, 로치는 아직도 후회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