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뤽 고다르와 존 카사베츠 (현대 영화의 두 거목 4부)

영화이야기

장 뤽 고다르와 존 카사베츠 (현대 영화의 두 거목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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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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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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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



    장뤽 고다르와 존 카사베츠의 제일 중요한 특징은 위 게시물에서 설명했다.

 그들의 영화는 낯설기에 보는 이를 당황시키지만 한편으로 그들은 

 몽타주의 본질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는 이의 능동적인 참여와 이해를

 요구한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이들의 영화는 존 포드나 라울 월시 영화 보다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존 포드나 라울 월시의 영화에는 극도로 세련 된 형식미가 넘쳐나기에 

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고다르와 카사베츠의 프레이밍은 대단한 이해를 요하는 수준이 아니다. 

(고다르는 1990년대 들어서야 어느 정도 형식적 세련미를 갖췄다고 본다.) 

  따라서 이들의 영화는 존 포드나 라울 월시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영화에는 보는 이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친절할 정도로 수많은 장치들이 있다. 


  단지 보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재미(본인에게 익숙한)를 

포기하고 새로운 태도로 (이들의 영화에) 접근하는 것뿐이다. 


   이번 글에서는 고다르가 보는 이의 능동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어떤 연출을 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A Woman Is a Woman” 는 얼핏 보면 정신없는 요소들이 난무하는 것 같지만 꽤 일관적인 요소가 영화 전편에 흐르고 있다. 

    동거 중인 남녀 주인공이 성격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다르는 이 관계를 색다르게 보여준다.

    하나의 씬을 보자.


    https://youtu.be/9mHMO9Dowxc


    이 씬에서는 여주인공이 쇠고기 구이를 너무 바싹 익혀서 

   이를 같이 먹어야 하는 남주인공에게 자연스럽게 

   그 고기를 기꺼이 먹도록 유도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지는 광경이 나온다.


      (여주인공의 질문들)

    “쇠고기가 좋아? 생선이 좋아?”

    “쇠고기를 먹는다면 그냥 쇠고기가 좋아? 송아지가 좋아?”

    “쇠고기라면 스테이크가 좋아? 구이가 좋아?”

    “구이를 먹어야 한다면 바싹 익힌 것이 좋아? 덜 익힌 것이 좋아?”


     여기에 남주인공은 생선, 송아지, 스테이크, 덜 익힌 쇠고기라고 답하며

    여주인공의 의도를 완전하게 어긋나게 만든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씬의 이미지 관계다. 

     


      아래 세 장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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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여주인공은 허리와 고개를 숙이면서

   남주인공에게 밀착하게 다가가지만 그 다음 장면에서는 손만

   내밀고 그 다음에 장면에서는 약간 짜증이 나는 듯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다. 

   장면이 전개 될수록 남녀 주인공간의 거리감이 커진다.


       다음 두 장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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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여주인공은 남주인공과 대화가 안 통하니

 아예 카메라, 즉 보는 이를 응시하며 제3자에게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씬에서는 이러한 이미지 관계를 통해서 단순히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의 의도를 어긋났다는 표면적 이야기를 넘어서

  이 둘은 기질적으로 그야말로 맞지 않는 커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영화의 하나의 씬을 더 보자.

    https://youtu.be/Fuok78I-K6s


       이 씬에서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에게 임신하고 싶다고 하지만

     남주인공은 계속 거절하면서 갈등이 생긴다. 

    

     이 씬도 얼핏 보면 싸우다가 키스하고 싸우다가 키스하기에 

    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씬에서 보이는 키스는 

    단순히 싸움을 화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싸움의 강도를 강화하는 요소로써 기능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남주인공의 키스는 ‘너 임신시키기 싫으니까

    키스라도 먹고 떨어져!‘ 라는 의미에 가깝다. 

 

          아래 4 장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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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다르는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키스하는 광경을 

     점프컷과 남주인공의 동선 위치를 어긋나게 보이면서

     이 키스를 전혀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부언

    남주인공의 동선을 바꿨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1번 장면에서 남주인공은 왼쪽에, 여주인공은 오른쪽에 있다.

  따라서 다음 키스 장면에서 자연스런 연결이 되려면 

 남주인공이 왼쪽에 와야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남주인공을 오른쪽에 보이면서 자연스러움을 깨고 있다.

   3~4번 장면 관계도 1~2 장면 관계와 똑같다.


        영혼이 없는 키스와 “애를 가지고 싶어”라고 징징 대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지속적으로 병치되면서 남주인공은 

      다음 장면과 같이 빡치게 된다.


      6ad99b9b42a0c9611cf49ffabef114c5_1658756313_1161.jpg
 


      이 장면과 이 씬의 처음 장면을 비교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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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를 두 번이나 한 이후의 장면이 첫 번째 (바로 위) 장면보다

     갈등이 훨씬 강력하게 보인다.   

       

          고다르의 영화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보는 이가 영화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1차원적인 면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보는 이는 사랑하는 남녀간의 키스가 오히려 

        갈등을 증대시키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이미지의 관계를 살펴본다면 

         그것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다르의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1차원적

         영화적 상황에서 벗어나서 이미지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고다르의 이미지 관계는 앞서 언급한 대로 매우

         친절하니까 말이다. (1960년대 한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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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11 oO지온Oo  
예시 영상에 친절한 설명까지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군요.
19 컷과송  
서두 문장 중에 "존 포드나 라울 월시의 영화에는 극도로 세련 된 형식미가 넘쳐나기에 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련(?)이 필요하다. " 가 눈에 들어오네요.
언젠가 이 지점도 글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씬의 이미지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