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다(雨あがる, When the Rain Lifts, 1999)

영화이야기

비 그치다(雨あがる, When the Rain Lifts,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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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치다 (雨あがる, When the Rain Lifts, 1999)

비 때문에 강을 건널 수 없는 사무라이와 그의 아내는 장기간 여관에 머뭅니다. 비는 곧 그칠테지만 불어난 강을 바로 건널 수는 없습니다. 

여관에 투숙하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가난한 자들의 배고픔은 더 깊어가고 마침내 창녀의 음식을 누가 훔쳐먹어 다툼이 일어납니다. 

이를 본 사무라이는 밖으로 나가 인근 도장의 무사들과 사무라이 내에서 금지된 내기 결투를 합니다. 

그렇게 벌어온 돈으로 여관의 가난한 이들과 작은 잔치를 벌이고 가난한 자들은 잠시나마 시름을 이겨냅니다.

산책을 나온 사무라이는 우연히 번의 무사들이 싸우는 것을 막아서고 이를 본 번주(성주)가 그를 성으로 초대합니다. 

사무라이는 사람의 됨됨이도 훌륭하고 실력도 좋지만 거짓을 싫어하기에 좋은 자리를 오래 지켜내지 못해 또 떠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주는 그의 진실함과 실력에 반해 번의 사무라이 교관으로 초빙합니다. 

사무라이는 마침내 자신의 실력을 알아주는 성주를 만난 것 같아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며칠 전 그가 내기 결투로 혼내준 도장의 사범이 교관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고 그들의 고발로 내기 결투를 한 것이 밝혀져 사무라이의 자리는 취소됩니다.
비는 그쳤고 사무라이와 그의 아내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이 야마모토 슈고로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쓴 시나리오입니다. 

원래 그가 감독하려고 했으나 사망하면서 그의 조감독(<카케무샤>, <란>,<꿈>) 출신인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이 첫 연출한 영화입니다. 

로사와 아끼라는 야마모토 슈고로의 소설을 여러편 영화로 만들었는데 <붉은 수염>, <스비키 산쥬로> 등이 있습니다.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의 다른 작품으로 우리가 알만한 작품으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정도가 아닐까 싶고 

이 영화에서 사무라이로 나오는 테라오 아키라가 치매에 걸린 수학박사로 다시 나옵니다.


내기 결투로 교관직이 취소된 사무라이의 아내는 성주의 부하에게 이렇게 되묻습니다.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무엇을 '왜' 했는지 묻지 않냐고... 

사무라이와 아내는 그렇게 길을 떠나고 뒤늦게 사무라이 아내의 질문을 전해 들은 성주는 말을 타고 그에게 달려가 봅니다.

강을 건넌 아내는 속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나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도 꽃을 피울 수없다니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이대로의 당신도 훌륭합니.'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은 자신을 바라보며 쫓아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수많은 영화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위로를 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고생해 온 코이즈미 타카시 (조)감독에게 이 작품을 주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숲 속에서 검술로 마음을 다스리고 나온 사무라이가 아내에게 말합니다.
"미련은 잘라버렸습니다. 기운 냅시다."
그러자 아내가 말하죠....
"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 푸른글귀님의 자막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6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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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2 장산해운대  
고로사와 감독의 유작이 될 뻔했던 영화.
10 달새울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연출하셨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조감독 출신인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이 만들었기에 더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