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에서 퍼온 [콘택트] 명장면

영화이야기

무비스트에서 퍼온 [콘택트] 명장면

1 김화규 0 5004 6
* 맘대로 퍼왔는데 잡혀가지는 않을라나 모르겠습니다.

< 콘택트 :: 베가 식 사고가 필요해!! >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보이는 건 하나 가득 산적한 고민거리들 뿐.
속 버리고, 목쉬고, 샥신만 쑤시지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이럴 땐 상담의 대가에게 열변을 토하며 털어놔 봤자, 돌아오는 건 ‘너만 그런 거 아냐’ ‘다들 그렇게 살아’ 늘 이런 식이다.
시원한 답변을 원하면 할수록 짜증나는 대꾸들만 돌아오게 마련인 것이 고민상담인지라, 이럴 때 가장 절실한 건 일본인형 키티처럼 귀만 있지 입은 없는 그 무엇이다.
허나 그런 식으로 남의 고민 암말 없이 다 받아주는 사람은 스트레스성 화병 아니면 할 말 다 못한 원귀로 다시 태어날지도 모를 일..
그러니 아서라 말어라. 자기 고민은 스스로 해결하자.
그럴려니 속 터지고, 머리 깨지고, 눈앞은 캄캄할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시라. 고민 때문에 ‘머리 깨지겠다’는 사람은 있지만, ‘머리 깨졌다’란 말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허니 그런 불상사는 호러영화 단골메뉴일 뿐, 해결책은 모두 스스로가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니면 건망증은 뒀다 찜쪄 먹을 텐가?

칼 세이건의 원작 덕분에 더욱 촘촘한 과학적 영화로 거듭난 <콘택트>에서 괘씸하게도 내 팔에 닭살을 꽃피운 장면은 추리고 추려도 4개 이상이다.
첫 번째는 베가성에서 날아 든 신호가 나찌의 철십자 문양에서 서서히 히틀러의 모습으로 선명히 보여지는 장면이며, 두 번째는 광신도에 의해 수송기가 폭파된 후 일본 홋카이도 섬에 똑같은 것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 세 번째는 도면에는 없던 안전장치를 임의로 달아놓은 수송기 안에서 나침반을 잡기 위해 엘리가 의자에서 일어나자 마자 진동을 견디지 못한 의자가 떨어져 부서지는 장면이다.
그리고 대망의 네 번째가 오늘 이 자리에 모시게 된 장면 되겠다.

신호를 타고 날아든 수많은 도면을 수백, 수천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 이리저리 맞춰 보아도 이상하게 아귀가 맞지 않아 모두들 몸 축나고 머리에 쥐 날 즈음, 엘리의 열정에 투자하던 한 갑부가 그 도면의 비밀을 밝혀낸다. 인간보다 훨씬 진보한 베가 식으로 사고하라며...
그 베가 식 사고를 보자. 도면 한쪽 끝에 있는 연결선을 이어 붙여 세장의 종이를 잇댄 상태에서 나머지 한 장은 죽었다 깨어나도 맞지 않는다. 왜냐, 그것은 평면이 아닌 입체적 연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 이를 보고 소름 끼치지 않았다면 당신은 분명 천재이거나 타고난 닭살임이 분명하다.

어떤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의 생각은 놀라우리 만치 평면적이다. 한번 빠져 든 사고의 길은 블랙홀 마냥, 되돌리고 다시 시작하기 힘든 함정이 되어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는 해결책도 나 몰라라 지나친 채, 나 죽어라 할 뿐...

산적한 문제는 여전하다. 일부는 건망증에 기대고, 또 일부는 허약한 의지력에 손을 들게다.
한바퀴 돌려 생각하는 베가 식 사고가 과연 나를, 그리고 우리를 블랙홀에서 건져 내 웜홀로 인도할 수 있을까?
얄 (bapsoon@hanmail.net)
2003년 9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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