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에서 과학보기] - 휴대폰, 비행기에서도 되나요?

영화이야기

[영화속에서 과학보기] - 휴대폰, 비행기에서도 되나요?<에어포스원>

1 손상진 5 4938 1
- 휴대폰, 비행기에서도 되나요? <에어포스원> -

이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은 수행원의 휴대폰으로 자신이 에어포스 원에 납치 감금된 사실을 백악관에 알린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장면. 과연 비행기에서 휴대폰 사용 가능할까?

  ㅈㅣ금까지 한 번도 전화를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한 번도 전화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물론 갓난아기들도 포함해서지만. 아프리카에 있는 전화를 모두 합쳐도 뉴욕 시에 있는 전화보다 많지 않다고 하니, 아직은 화학의 혜택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슨 1876년 전화기를 처음 발명한 보스턴의 농아학교 교사 그레이엄 벨G.Bell이 상상조차 못 했을 만큼 전화가 많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전화 보유국 9위. 한 가정에 1.5대, 모두 합쳐 2500만 대의 전화기가 매일같이 한반도의 반쪽에 시끄럽게 울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무한경쟁에 돌입한 '이동통신'까지 한 몫을 한다. 1999년 1월 현재 벌써 1400만 명이 개인휴대통신PCS을 포함한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다. 머지않아 '휴대폰을 받지 않으면 죽었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어느 이동통신 회사 사장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다 보니 이동통신 회사 간의 '광고전쟁' 또한 만만치 않다. 영화<에어포스 원Air Forec one>에는 한 이동통신 회사의 광고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러시아에서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는 미 대통령의 수행기가 공중납치를 당한다. '에어포스 원'은 바로 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이름. 미국은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지만, 대통령의 지혜와 용기로 간악한 테러리스트를 무찌르고 정의를 수호한다는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해리슨 포드)은 수행원의 휴대폰으로 자신이 에어포스 원에 납치 감금된 사실을 백악관에 알린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장면. 과연 비행기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휴대폰은 지상 1km이상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비행기의 비행 높이는 보통 5km 이상. 특히 영화에서처럼 태평양 한가운데나 다른나라 땅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내선 비행기에서는 간혹 휴대폰 수신을 경험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비행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고, 바로 아래 기지국들이 있어서 수신 범위에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비행기가 공중납치된 사실을 승객들이 휴대폰으로 지상에 알린 사건이 있었다. 로마를 출발해ㅓㅅ 시칠리아로 가던 비행기가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는데, 승객들이 비행기 안에서 휴대폰으로 라디오 방송국과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범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려왔다. 이를 수신한 방송국은 하이재킹 상황을 라디오로 생중계 했다. 승객들은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들어가면서 휴대폰 중계를 이어갔고, 범인들의 계획은 무려 80명이나 되는 '휴대폰 승객'의 중계 덕분에 무산되었다.(그러나 평상시에 비행기 안에서 휴대폰 사용은 절대 금물. 비행중 기기작동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을 수행하는 '에어포스 원'에서라면 휴대폰 사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에어포스 원'안이라고 해서 핸드폰이 터지진 않는다. 물론 '에어포스 원'에 장착된 위성통신을 이용하면 백악관 뿐만 아니라 지구 어디와도 통화가 가능하다. '에어포스 원' 안에는 총 87대의 전화가 있는데, 그것을 이용하면 바다속의 잠수함은 물론 우주선과도 연락을 취할 수 있다.

  휴대전화 얘기가 나왔으니, 간단하게 삐삐에서부터 휴대전화의 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삐삐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무선호출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면 전화국은 무선호출 교환기로 신호를 보낸다. 음성사서함 서비스는 이때 제공된다. 다시 신호는 가 지역에 있는 기지국으로 가고, 기지국에서는 호출된 번호에 맞게 신호를 전파로 쏜다. 휴대전화도 이와 같은 원리다. 무선호출 시 사용하는 전파의 주파수는 정해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이동통신이 160MHz 대, 다른 회사는 320MHz 대를 쓰고 있다.
  처음엔 기지국을 산꼭대기에 설치하였으나, 휴대전화의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정확한 수신을 위해 도시의 높은 빌딩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삐삐가 라디오와 다른 점은 라디오는 같은 주파수를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받지만, 삐삐는 기계마다 다른 주파수를 이용한다는 점. 삐삐로 들어온 전파는 증폭된 후IC회로와 디코더decoder를 거쳐서 진동을 하거나 소리를 낸다. 한편 사람들은 대개 소리보다 진동이 건전지를 더 빨리 닳게 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건전지의 수명은 소리나 진동에 상관없이 울리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핸드폰은 예전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했으나 요즘엔 디지털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원리가 PCS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날로그 방식이란 한정된 주파수 대역을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위해 할당된 주파수를 여러 개의 채널로 분할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채널이란 마치 전화에서 회선과 가ㅑㅌ은 것으로, 한 개의 채널은 단 하나의 회선만을 연결할 수 있다. 그래서 채널이 10개로 활당된 지역에서 10명 이상이 통화를 시도하면 '가입자가 응답할 수 없는 상태이거나 서비스 지역밖에 있다'는 짜증나는 메시지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방식은 음성 신호를 0과1의 디지털 신호로 변조시키는 기술이다.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방식은 하나 채널을 시간단위로 잘게 쪼개서 할당하는 시간분할 다중접속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방식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코드 분할 다중접속 CDMA(Code Division Mulitple Access) 방식을 상용화하였다.(이 일을 주도했던 사람은 그 후 과학기술부 장관이 되었다.)
  CDMA와 TDMA 방식을 설명할 때 흔히 드는 비유가 있다. 나와 친구가 칵테일 파티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둘의 대화는 별다른 방해없지 전달된다. 둘에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단지 잡음으로 들려 걸러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CDMA방식이다.
  한편 TDMA방식은 한 사람씩 시간을 할당해서 마이크를 잡게 하고 대화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해야 한다. 또 한꺼번에 길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를 주는 시간을 조금 씩 나누어 할당한다.
  당연히 CDMA방식이 TDMA방식보다 효용성이 높다. 이론적으로 CDMA방식은 아날로그 방식의 20배, TDMA방식의 4~5배 이상 더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가 5000억 원을 쏟아 부으며 CDMA 방식을 개발하려 했던 이유는 외국에서 대중화된 TDMA를 도입할 경우 수조원에 달하는 관련장비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에 내주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PCS를 이용한 통신 방법은 핸드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말기도 핸드폰과 똑같이 생겼다. PCS의 장점은 통신 회선에 연결돼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영상회의, 문자전송 등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물론 핸드폰으로도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사용료가 턱없이 비싸다.
  또 다른 장점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800MHz를 이용하는 핸드폰은 가입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뿐 국제전화는 불가능하지만, 1.8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PCS는 가능하다.(물론 최근에는 핸드폰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국제전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PCS는 이름처럼 가입자가 어디에 있든 개인의 은행계좌로 통신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편 PCS가 가진 단점도 있다. 전파의 파장이 짧은 만큼 건물이나 산 등 장애물에 약하다. 이런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기 때문에 시설투자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개인 휴대전화가 널리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핸드폰 사용이 가능한 지역은 지구 전체 면적이 약 4% 정도. 바다 빼고 산 빼고 사막 뺴고 나면, 되는 데가 별로 없다. 이처럼 기지국의 중계로 이루어지는 개인간 통신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 <에어포스 원>에서처럼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 안에서도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위성을 이용해야 한다. '위성이동통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또 하나의 통신혁명으로, 지구 저궤도(지상 800km)에 수십개의 위성을 띄워 단말기에 전파를 주고받는 통신방법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사막이나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통신을 할 수 있다. 가방만한 크기의 위성전화 가격은 한 대에 500만원. 비싸긴 하지만 공중납치 등의 경우에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잇다. 어쩄든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이동통신 기술. 과연 '전파의 힘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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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박영도  
저....911테러때 비행기에서 구조요청전화가왔었다던데..날고있을때..
1 imuzic  
이거 정재승씨가 쓴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의 내용입니다.. 사서보세요
1 한태용  
저도 박영도님과 같은 궁금증이...
G 박정열  
글이마나서 다못읽어서맞는지 모르겠지만 위성전화사용하면 되지않나여? 아니면 죄송
1 김지성  
박영도님, 911테러때 기체는 저고도로 날고있었구요, 휴대전화 전파가 강력한 도심지 근처를 날고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