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임펙트 <펀글>
<딥 임팩트>같은 영화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개연성을 드러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속에서, 과학적 사실에 충실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아래에 제가 잠깐 보면서 발견한 '옥의 티'와 '옥중 옥'을 나열합니다.
#1. 리오와 사라가 천문클럽에서 관측하는 장면
1) 알코르와 미자르는 큰곰자리에 있는 별들입니다. 아마추어 천문을 하셨거나
성도를 볼 줄 아는 분이라면, 큰곰자리는 매우 북쪽에 있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비더만은, 혜성을 미자르 근처에서 발견하는데, 선생님에게 "남위 10도"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두 별은 북위 55도 정도 되는 곳에 있습니다. 만약 학생이
성도를 볼 줄 몰라서 잘못 말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2) 혜성이 너무 밝습니다. 사진을 보면 혜성은 미자르와 거의 같은 밝기를 보입니
다. 미자르는 거의 1등성의 밝기를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혜성은, 눈으로도 볼
수 있을만큼 밝은 상태였고, 그것이 망원경으로, 이름없는 고교생에 의해 발견
되었다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대부분의 혜성이 발견될 때는 아주
어둡지요).
3) 릴리즈도 없이, 별사진을 찍는다! 보아하니 노출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도
아닌 것 같은데, 그저 필름을 감아주고 셔터를 누르고, 그걸 반복하더군요. 달이
라면 몰라도 이런 방법으로는 별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학생이 여자친구랑
이야기하는데 팔려서 릴리즈를 잊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거 아닙니
까?
#2. 혜성에 대해
1) 울프 박사는, 사진을 보고 그것이 혜성임을 확인한 후, 바로 혜성의 궤도를
산출해서 그게 지구와 충돌할 거라는 걸 알아냅니다. 천체역학이라는 게 원래
그러한 일을 하는 학문이기는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방금 발견한 혜성의 궤도
를 산출한단 말입니까? 적어도 3번 정도의 관측을 해서, 혜성의 경로를 확인한
후, 외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이전에 찍은 사진건판을 검색하여,
"모를때" 찍은 사진건판에서 그 혜성을 찾아내면, 궤도를 계산할 수 있지만,
울프 박사는 이미 관측을 다 해왔다는 듯이, 바로 궤도를 계산하더군요... 또,
혜성처럼 작은 천체의 궤도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충돌 직전까지는 결코 확
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미 2년 전에 충돌을 확신하고 있었다는 군요
2) "메시아" 호가 혜성에 접근할 때, 혜성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라면 이미 코마의
크기는 수십만 km 에 이르게 됩니다. 더구나 "울프-비더만" 혜성은 핵의 지름이
11 km 나 되는데, 핼리 혜성이 8 km 정도라면 규모를 짐작할만 하지요. 그런데
코마를 통해서 핵이 보이고, 코마의 지름은 그것이 최대로 나왔을 때조차 100 km
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더군요,
3) 혜성의 중력가속도. 뉴턴의 법칙에 따르면, 행성의 중력가속도는 'GM/반지름제곱'
이 되지요, 대입하면, 중력 가속도는 0.0011 m/s^2, 지구의 0.01% 입니다. 이건
있으나 마나한 중력이 되겠지요. 그 위에서 사람은, 마치 달에서처럼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되는 것 같군요...
#3. 메시아호 관련 장면
1) 이미 지적된 대로, 메시아호는 우주선이라기 보다는 비행기가 날개를 사용하여
날아가는 것 같은 선회를 하면서, 혜성을 탈출합니다. 이것은 우주공간에서 보일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며, 날개를 가진 비행기가 대기중에서나 보이는 것입니다.
아니면 자세 제어 로켓을 아주 정밀하게 분사하거나...
2) 핵폭탄 몇 발로 혜성의 핵이 깨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습니다. 5메가톤(5천 kt
이라고 했으므로) 핵탄두 8발로 혜성의 핵을 깰 수 있을까? 40Mt 이라면, 구소련
이 북극해에서 실시한 최대규모 수소폭탄 실험(70Mt) 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핵을 폭파시키는 것이 아니라, 핵의 회전축을 맞추어, 지구를 빗나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느라고 폭파시키려고 했나본데,
핵폭탄이 너무 부족합니다.
#4. 충돌 장면
1) 충돌장면은 잘 그려졌읍니다만, 대기를 찢고 발생시킬 거대한 충격파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진도... 지름 2.5 km 의 핵이라도 무게는, 82억
톤에 이르고, 충돌시간이 오후임을 감안하여, 충돌속도가 초속 20 km 였다면,
에너지는 1.6 곱하기 10의 21제곱 J 이 됩니다. 분명히 지진을 일으켰어야 합니
다만, 충돌 직후 해일이 도착할 때까지 지구는 너무나 평온하더군요. 대량의
수증기 발생도, 폭풍우도 없고... 그렇다면, 해일을 얻어맞은 아메리카, 유럽, 아
프리카를 제외한(예컨대, 우리나라) 나라들에는 아무 피해가 없었다는 얘기일
까요?
한다고 봅니다. 영화속에서, 과학적 사실에 충실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아래에 제가 잠깐 보면서 발견한 '옥의 티'와 '옥중 옥'을 나열합니다.
#1. 리오와 사라가 천문클럽에서 관측하는 장면
1) 알코르와 미자르는 큰곰자리에 있는 별들입니다. 아마추어 천문을 하셨거나
성도를 볼 줄 아는 분이라면, 큰곰자리는 매우 북쪽에 있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비더만은, 혜성을 미자르 근처에서 발견하는데, 선생님에게 "남위 10도"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두 별은 북위 55도 정도 되는 곳에 있습니다. 만약 학생이
성도를 볼 줄 몰라서 잘못 말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2) 혜성이 너무 밝습니다. 사진을 보면 혜성은 미자르와 거의 같은 밝기를 보입니
다. 미자르는 거의 1등성의 밝기를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혜성은, 눈으로도 볼
수 있을만큼 밝은 상태였고, 그것이 망원경으로, 이름없는 고교생에 의해 발견
되었다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대부분의 혜성이 발견될 때는 아주
어둡지요).
3) 릴리즈도 없이, 별사진을 찍는다! 보아하니 노출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도
아닌 것 같은데, 그저 필름을 감아주고 셔터를 누르고, 그걸 반복하더군요. 달이
라면 몰라도 이런 방법으로는 별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학생이 여자친구랑
이야기하는데 팔려서 릴리즈를 잊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거 아닙니
까?
#2. 혜성에 대해
1) 울프 박사는, 사진을 보고 그것이 혜성임을 확인한 후, 바로 혜성의 궤도를
산출해서 그게 지구와 충돌할 거라는 걸 알아냅니다. 천체역학이라는 게 원래
그러한 일을 하는 학문이기는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방금 발견한 혜성의 궤도
를 산출한단 말입니까? 적어도 3번 정도의 관측을 해서, 혜성의 경로를 확인한
후, 외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이전에 찍은 사진건판을 검색하여,
"모를때" 찍은 사진건판에서 그 혜성을 찾아내면, 궤도를 계산할 수 있지만,
울프 박사는 이미 관측을 다 해왔다는 듯이, 바로 궤도를 계산하더군요... 또,
혜성처럼 작은 천체의 궤도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충돌 직전까지는 결코 확
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미 2년 전에 충돌을 확신하고 있었다는 군요
2) "메시아" 호가 혜성에 접근할 때, 혜성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라면 이미 코마의
크기는 수십만 km 에 이르게 됩니다. 더구나 "울프-비더만" 혜성은 핵의 지름이
11 km 나 되는데, 핼리 혜성이 8 km 정도라면 규모를 짐작할만 하지요. 그런데
코마를 통해서 핵이 보이고, 코마의 지름은 그것이 최대로 나왔을 때조차 100 km
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더군요,
3) 혜성의 중력가속도. 뉴턴의 법칙에 따르면, 행성의 중력가속도는 'GM/반지름제곱'
이 되지요, 대입하면, 중력 가속도는 0.0011 m/s^2, 지구의 0.01% 입니다. 이건
있으나 마나한 중력이 되겠지요. 그 위에서 사람은, 마치 달에서처럼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되는 것 같군요...
#3. 메시아호 관련 장면
1) 이미 지적된 대로, 메시아호는 우주선이라기 보다는 비행기가 날개를 사용하여
날아가는 것 같은 선회를 하면서, 혜성을 탈출합니다. 이것은 우주공간에서 보일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며, 날개를 가진 비행기가 대기중에서나 보이는 것입니다.
아니면 자세 제어 로켓을 아주 정밀하게 분사하거나...
2) 핵폭탄 몇 발로 혜성의 핵이 깨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습니다. 5메가톤(5천 kt
이라고 했으므로) 핵탄두 8발로 혜성의 핵을 깰 수 있을까? 40Mt 이라면, 구소련
이 북극해에서 실시한 최대규모 수소폭탄 실험(70Mt) 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핵을 폭파시키는 것이 아니라, 핵의 회전축을 맞추어, 지구를 빗나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느라고 폭파시키려고 했나본데,
핵폭탄이 너무 부족합니다.
#4. 충돌 장면
1) 충돌장면은 잘 그려졌읍니다만, 대기를 찢고 발생시킬 거대한 충격파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진도... 지름 2.5 km 의 핵이라도 무게는, 82억
톤에 이르고, 충돌시간이 오후임을 감안하여, 충돌속도가 초속 20 km 였다면,
에너지는 1.6 곱하기 10의 21제곱 J 이 됩니다. 분명히 지진을 일으켰어야 합니
다만, 충돌 직후 해일이 도착할 때까지 지구는 너무나 평온하더군요. 대량의
수증기 발생도, 폭풍우도 없고... 그렇다면, 해일을 얻어맞은 아메리카, 유럽, 아
프리카를 제외한(예컨대, 우리나라) 나라들에는 아무 피해가 없었다는 얘기일
까요?
5 Comments
북극해라면 미국의 알래스카 인접지역인데, 굳이 수폭시험을 관찰이 용이한 지점에서 했을 리가 없지요. 은밀한 곳에서 해서 증거사진이나 영상을 몇개 보여주면서 "이런게 있다~"고 하죠. 아무리 과시를 하고 싶었다고해도 그렇게 관찰하기 쉬운 곳이었다면 수폭시험을 강제 저지당할수도있고 (세계 최고의 테러집단, 미-영 특수부대... 여간 만만한 보안이 아니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보안이 더 용이한 곳에서 하겠죠), 각종 정보가 노출될 소지가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핵실험 방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