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임펙트

영화이야기

딥임펙트 <펀글>

G 르노 5 3907 3
<딥 임팩트>같은 영화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개연성을 드러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속에서, 과학적 사실에 충실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아래에 제가 잠깐 보면서 발견한 '옥의 티'와 '옥중 옥'을 나열합니다.

#1. 리오와 사라가 천문클럽에서 관측하는 장면

1) 알코르와 미자르는 큰곰자리에 있는 별들입니다. 아마추어 천문을 하셨거나
  성도를 볼 줄 아는 분이라면, 큰곰자리는 매우 북쪽에 있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비더만은, 혜성을 미자르 근처에서 발견하는데, 선생님에게 &quot;남위 10도&quot;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두 별은 북위 55도 정도 되는 곳에 있습니다. 만약 학생이
  성도를 볼 줄 몰라서 잘못 말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2) 혜성이 너무 밝습니다. 사진을 보면 혜성은 미자르와 거의 같은 밝기를 보입니
  다. 미자르는 거의 1등성의 밝기를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혜성은, 눈으로도 볼
  수 있을만큼 밝은 상태였고, 그것이 망원경으로, 이름없는 고교생에 의해 발견
  되었다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대부분의 혜성이 발견될 때는 아주
  어둡지요).

3) 릴리즈도 없이, 별사진을 찍는다! 보아하니 노출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도
  아닌 것 같은데, 그저 필름을 감아주고 셔터를 누르고, 그걸 반복하더군요. 달이
  라면 몰라도 이런 방법으로는 별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학생이 여자친구랑
  이야기하는데 팔려서 릴리즈를 잊었다면, 선생님이 지적해주어야 하는 거 아닙니
  까?

#2. 혜성에 대해

1) 울프 박사는, 사진을 보고 그것이 혜성임을 확인한 후, 바로 혜성의 궤도를
  산출해서 그게 지구와 충돌할 거라는 걸 알아냅니다. 천체역학이라는 게 원래
  그러한 일을 하는 학문이기는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방금 발견한 혜성의 궤도
  를 산출한단 말입니까? 적어도 3번 정도의 관측을 해서, 혜성의 경로를 확인한
  후, 외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이전에 찍은 사진건판을 검색하여,
  &quot;모를때&quot; 찍은 사진건판에서 그 혜성을 찾아내면, 궤도를 계산할 수 있지만,
  울프 박사는 이미 관측을 다 해왔다는 듯이, 바로 궤도를 계산하더군요... 또,
  혜성처럼 작은 천체의 궤도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충돌 직전까지는 결코 확
  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미 2년 전에 충돌을 확신하고 있었다는 군요

2) &quot;메시아&quot; 호가 혜성에 접근할 때, 혜성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라면 이미 코마의
  크기는 수십만 km 에 이르게 됩니다. 더구나 &quot;울프-비더만&quot; 혜성은 핵의 지름이
  11 km 나 되는데, 핼리 혜성이 8 km 정도라면 규모를 짐작할만 하지요. 그런데
  코마를 통해서 핵이 보이고, 코마의 지름은 그것이 최대로 나왔을 때조차 100 km
  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더군요,

3) 혜성의 중력가속도. 뉴턴의 법칙에 따르면, 행성의 중력가속도는 'GM/반지름제곱'
  이 되지요, 대입하면, 중력 가속도는 0.0011 m/s^2, 지구의 0.01% 입니다. 이건
  있으나 마나한 중력이 되겠지요. 그 위에서 사람은, 마치 달에서처럼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되는 것 같군요...

#3. 메시아호 관련 장면

1) 이미 지적된 대로, 메시아호는 우주선이라기 보다는 비행기가 날개를 사용하여
  날아가는 것 같은 선회를 하면서, 혜성을 탈출합니다. 이것은 우주공간에서 보일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며, 날개를 가진 비행기가 대기중에서나 보이는 것입니다.
  아니면 자세 제어 로켓을 아주 정밀하게 분사하거나...

2) 핵폭탄 몇 발로 혜성의 핵이 깨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습니다. 5메가톤(5천 kt
  이라고 했으므로) 핵탄두 8발로 혜성의 핵을 깰 수 있을까? 40Mt 이라면, 구소련
  이 북극해에서 실시한 최대규모 수소폭탄 실험(70Mt) 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핵을 폭파시키는 것이 아니라, 핵의 회전축을 맞추어, 지구를 빗나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느라고 폭파시키려고 했나본데,
  핵폭탄이 너무 부족합니다.

#4. 충돌 장면

1) 충돌장면은 잘 그려졌읍니다만, 대기를 찢고 발생시킬 거대한 충격파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진도... 지름 2.5 km 의 핵이라도 무게는, 82억
  톤에 이르고, 충돌시간이 오후임을 감안하여, 충돌속도가 초속 20 km 였다면,
  에너지는 1.6 곱하기 10의 21제곱 J 이 됩니다. 분명히 지진을 일으켰어야 합니
  다만, 충돌 직후 해일이 도착할 때까지 지구는 너무나 평온하더군요. 대량의
  수증기 발생도, 폭풍우도 없고... 그렇다면, 해일을 얻어맞은 아메리카, 유럽, 아
  프리카를 제외한(예컨대, 우리나라) 나라들에는 아무 피해가 없었다는 얘기일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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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문지현  
음..난 왜 이런 글들을 보면 재미가 있는 거지? 정확한 분석이 주는 시원함이랄까?
1 김정찬  
Cool~~~~~~~ ^^;;
1 손상진  
아주 과학적으로 접근했네여.. 아주 멋쪘어영..
1 김지성  
그러나... 러시아 최대의 수폭실험은 58Mt 급이었고 (원래는 100Mt급을 예상하고 두개를 만들었으나 폭발시험을 해본결과 58Mt 급으로 판명, 나머지 한개는 아직도 실전배치중.) 북극해가 아닌 다른 국경에서 수백킬로미터정도 떨어진 지방에서 실시했을 겁니다. 그래서 인접국가 (반경 800km 내) 에서 지진이 난줄 알았다죠. (실제로 진도 3정도였음)
1 김지성  
북극해라면 미국의 알래스카 인접지역인데, 굳이 수폭시험을 관찰이 용이한 지점에서 했을 리가 없지요. 은밀한 곳에서 해서 증거사진이나 영상을 몇개 보여주면서 &quot;이런게 있다~&quot;고 하죠. 아무리 과시를 하고 싶었다고해도 그렇게 관찰하기 쉬운 곳이었다면 수폭시험을 강제 저지당할수도있고 (세계 최고의 테러집단, 미-영 특수부대... 여간 만만한 보안이 아니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보안이 더 용이한 곳에서 하겠죠), 각종 정보가 노출될 소지가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핵실험 방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