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체보다 OST가 더 좋은 '007 No Time To Die'

영화이야기

영화 자체보다 OST가 더 좋은 '007 No Time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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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후의 007 시리즈는 이전 시리즈와 많이 다르다. 본드에게 순식간에 빠지고 본드를 도와준 댓가로 간혹 끔찍하기까지 한 죽음을 맞이하는 서브 본드 걸도, 임무에 방해가 되지 않거나 임무에 도움이 되는 한 미녀와의 잠자리 기회는 귀신같이 놓치지 않는 플레이 보이 본드도 등장하지 않는다. 본드는 아픈 사랑의 기억을 못 잊는 순정파가 되었고 틀에 박힌 연극조의 액션보다는 '본 아이덴티티'의 주인공과 더 비슷한 액션을 한다. 이번의 'No Time To Die'는 그 변신의 절정이다. MI6와 CIA의 본드 걸 아닌 본드 걸들은 현장 요원들로서의 자신의 몫을 너끈히 해내며 본드를 성적으로 유혹하는 데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옷 차림새로나 전형적인 미모로나 그럴것이라 기대를 심어주었던 CIA 요원은 화려한 액션으로 본드와 손발을 맞추고는 '나는 더는 그런 본드 걸이 아니야'라고 웅변이라도 하는 것처럼 쿨하게 본드를 놓아준다. MI6 요원도 본드의 침실까지 가놓고는 보란듯이 뒤집는다. 게다가 덩치가 있는 편의 여성인데다 흑인이고 은퇴한 본드의 007 넘버를 물려받았다. 다양성 이니셔티브 프로젝트가 007 시리즈도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그러나 물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본드가 드디어 최후를 맞이하는 것 같이 연출된 순간에 적어도 30살 차이는 날 것 같은 연인과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본드는 그녀에게 [나는 이제 끝이지만] '당신에게는 아주 많은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딸의 눈이 당신을 닮았다'는 그녀의 말에 '알고 있다, 우리 딸은 퍼펙트하다'고 말한다. 나는 안 흘렸지만 어떤 007 시리즈 골수 팬들은 눈물을 흘렸을 법한 대목이다.

한스 짐머가 맡은 사운드 트랙은 역대 007 시리즈 중 최고이고 빌리 아일리시가 부르는 메인 테마송인 'No Time To Die'는 역대 007 시리즈의 어떤 메인 테마 송 못지 않다. 그러나 내 귀를 가장 사로잡은 것은 엔딩 크레딧 장면에 나오는 루이 암스트롱의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였다. 처음 듣는 노래도 좋아하지 않았던 노래도 아니지만 찾을 수 없었던 노래였다. 검색해 보니 1969년작인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에 인스트루멘탈 버전과 같이 나왔다고 하는데, 영화용으로 새로 만들어진 곡/노래인지는 모르겠다. 공식 OST 앨범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물론 공식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OST 앨범과 노래와 같은 제목의 루이 암스트롱 앨범 등에는 수록되어 있다.

Billie Eilish - No Time To Die
https://youtu.be/BboMpayJomw

Louis Armstrong -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 No Time To Die OST
https://youtu.be/r_cq_ni9M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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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23 zzang76  
노래 잘듣고 갑니다
음악 좋네요... 빌리 아일리시도 좋지만 루이 암스트롱이 굿입니다
no time to die 다운만 받아놨는데 봐야겠어요 ^^
007 No Time To Die OST 잘 듣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