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릿 트레인> 정말 환장할 정도로 재밌네요^^
<존 윅4>가 개봉되었기에 이미 봤던 전작을 복습 중입니다. 이 시리즈에 제가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홍콩 무협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그대로 차용한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입니다.
시리즈 전편의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는 이소룡의 절권도를 연마했고 이소룡의 아들 브랜든 리의 절친이었더군요. 브랜든의 유작 <크로우>에서 대역 스턴트도 했고요.
무협 영화의 강호무림(江湖武林)의 세계에 대한 할리우드의 동경은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 시리즈에 이미 고스란히 옮겨져 있습니다.
<존 윅> 시리즈에는 그 세계관의 유사성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를테면 이 시리즈에 빌런 패밀리인 러시아 마피아, 일본 야쿠자, 홍콩 삼합회 등은 화산파, 소림파, 무당파 등의 무림 정파의 모습입니다.
존 윅이 묵게 되는 콘티넨탈 호텔은 무림의 객잔과 유사한 느낌이 들고요. 거지들의 무리인 개방파와 유사한 노숙자 집단이 시리즈 2편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존 윅> 시리즈를 다시 보던 중에 1편에서 공동 감독을 했던 데이비드 리치라는 인물이 궁금해졌습니다.
이 양반도 스턴트 맨 출신의 감독인데 시리즈 1편만 감독하고 <아토믹 블론드>, <데드 풀2>, <분노의 질주: 홉스&쇼>를 연출했습니다.
이런 영화들까지 다 찾아볼 시간은 없고 작년에 호불호가 있었던 영화 <불릿 트레인>이 최근작이기에 한 번 봤습니다.
결과는 대박이네요. 일본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했기에 아기자기한 플롯에 슬랩스틱 코미디와 같은 액션, 스크류볼 코미디 같은 유머가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정말 신나게 본 영화네요.
명장면이 많은데, 두 킬러가 자신들이 죽인 사람의 숫자가 16명인지 17명인지 옥신각신 하다가 플래쉬 백으로 하나 하나 죽은 숫자를 세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때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명곡 'I'm Forever Blowing Bubbles'가 흐르는데 음악과 화면이 불일치 하는 것 같으면서 묘한 궁합을 만들어 냅니다.
맨 마지막에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다름아닌 이 영화의 감독 데이비드 리치입니다.
감독이 아주 재미난 사람입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은 한 번 보십시오. 탄환 열차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