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회 베니스 영화제 시상 결과가 나왔습니다
잠이 안와서 새벽까지 뒤척이다 유튜브로 생중계를 봤습니다.
프랑스의 여성 감독 오드리 디완의 <해프닝>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올 해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도 같은 나라의 줄리아 듀코나우의 <티탄>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프랑스 영화, 그것도 여성 감독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베니스는 작년에 클로이 자오의 <노마드랜드>에 이어 연이어 여성 감독에게 시상을 하고 있습니다. <해프닝>의 원작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여류 작가 아니 에르노의 <사건>이 원작입니다(영화의 불어 제목 L’Evénement도 사건이라는 뜻). 작가의 낙태 경험을 소설로 쓴 것으로 국내에도 번역이 되어있습니다. 이번에 각본상을 받은 <The Lost Daughter>는 미국 여배우 메기 질렌할이 감독한 작품이라는 것도 눈에 띄입니다. 이탈리아의 여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쁜 사랑> 3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아이>를 각색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각색상을 받은 것입니다.
원작과 연출에서 엄청난 우먼 파워를 보여준 영화제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눈 밝은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기에 오드디 디완이라는 신인 감독의 향후가 더 기대됩니다. 줄리아 듀코나우는 1983년생, 오드리 디완은 1980년생입니다. 앞으로 프랑스 영화의 미래는 밝아보입니다.
상세한 시상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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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상 - <해프닝>(오드리 디완 감독, 프랑스) L’Evénement (a.k.a Happening), dir: Audrey Diwan
은사자상 - 심사위원대상 <신의 손>(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이탈리아) The Hand Of God, dir: Paolo Sorrentino
은사자상 - 감독상 <개의 힘>(제인 캠피온 감독, 호주) Jane Campion (The Power Of The Dog, dir: Jane Campion)
볼피컵 여우주연상 - 페넬로페 크루즈(<페러렐 마더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스페인) Penelope Cruz (Madres Paralelas, dir: Pedro Almodovar)
볼피컵 남우주연상 - 존 아실라(<온 더 잡: 더 미싱 8 >, 에릭 마티 감독, 필리핀) John Arcilla (On The Job: The Missing 8, dir: Erik Matti)
각본상 - 메기 질렌할(<잃어버린 사랑>, 메기 질렌할 감독, 미국) Maggie Gyllenhaal (The Lost Daughter, dir: Maggie Gyllenhaal)
심사위원 특별상 - <일 부코>(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이탈리아) Il Buco, dir: Michelangelo Frammartino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상 - 신인배우상 필리포 스코티(<신의 손>, 파올로 소렌티노, 이탈리아) Filippo Scotti (The Hand Of God, dir: Paolo Sorrent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