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의 '말' 시리즈의 14번째 작품이며 1962년부터 2017년까지의 세월을 가로지르는 스무 편의 인터뷰가 담겼다고 합니다.
영화 서적이 국내에서 보다 많아져야 할 상황으로서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살짝 본문 내용이 공개되었는데 청산유수처럼 언변을 발휘해주시네요..
에너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곧 죽겠죠. 하지만 제 작품은 저 스스로도 존중해요. 제 작품을 칭찬한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싸워서 얻어낸, 싸울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의미로요. 돈도 없이, 힘도 없이, 보답도 없이 늘 투쟁해왔죠. 찾는 사람이 없어 한동안 손을 놓기도 했고요. 사람들은 제가 이런 영화들을 만드는 걸 원치 않아요. 제작비를 지원하지 않아요. 완성된 제 작품엔 박수를 보내면서도 말이죠. - 258쪽
우리는 영화가 대중 예술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돼요. 사람들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극장에 가요. 늘 뭔가를 배우고 싶어 하진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이미지를 바꾸려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지루한 영화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122쪽
아마도 제가 하는 작업은 목격자로서의 작가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해요. 저는 ‘작가주의’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가주의’란 말을 좋아하진 않아요. 너무 제한적 의미를 갖고 언급하는 경우에 있어서는요. 어떤 경우든 저는 늘 영화 속에 제 자신을 드러내죠. 자아도취로 인한 건 아니고, 영화에 진솔하게 접근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 147쪽
“우린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잖아요. 우리가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해요. 제 영화에서 당신을 왜곡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꾸밈없이 영화에 담아낼게요.” (…) 다시 말해, 누군가에게 다가가려 한다면 아주 부드럽게 움직여야 해요. 물리적으로 천천히, 도의적으로도 천천히 다가가야 해요. 어떤 인물을 향해 줌인을 한다면, 최대한 부드럽게 해야 해요. 그들의 실제 움직임을 유기적으로, 생물학적으로도 정확한 방식으로 따라가야 하죠. 카메라가 움직일 땐 영화의 리듬을 따라야만 해요.
─140~141쪽
촬영은 영화언어들 가운데 하나예요. 구도 잡기나 편집과 마찬가지로요. 관객을 영화에 집중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동시에 거리를 두고 판단할 수 있게끔 해야 하기도 하죠. 관객들의 감정선을 제 의도 대로 움직이려 하지 않았어요. 궁극적으로 모든 창작자는 매개자예요. 삶과 우리가 감정이라 부르는 직감으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생산물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중개자죠.
─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