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영작 중에서 꼭 봐야 할 영화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그린나이트>, 녹색 기사가 개봉되었더군요.
아무 정보도 없이 있다가 집 앞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봤는데 가웨인과 녹색 기사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로워리 감독의 영화는 <고스트 스토리>(2017)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미스터 스마일>(2018)을 보고 '이 사람 진짜배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작들(<에인트 뎀 바디스 세인츠>, <피터와 드래곤>)까지 찾아봤습니다.
<그린나이트>는 어둡고 느리기에 할리우드 영화의 무드와 리듬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려한 카메라 움직임과 상업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쇼트가 보는 눈을 즐겁게 합니다.
예컨대 가웨인이 말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는 장면은 말그대로 그냥 가웨인이 말을 타고 뚜벅 뚜벅 가는 모습을 롱테이크로 찍었습니다. 이 장면이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저렇게 찍어도 되는구나'하고 장탄식을 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영화를 저렇게 찍으니 오히려 배경이 되는 중세의 시간, 그 시간의 유장함을 불러 일으키는 것입니다.
영화의 절정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긴 시간을 대사 없이 이미지로만 보여줍니다. 영화가 무엇이어야 하는 가를 아는 자만 할 수 있는 대담한 전개.
영화 내내 액션이나 제대로 된 로맨스도 없지만 쇼트의 전개만으로 영화가 드라마틱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올 해 극장 개봉된 영화 중, 놓쳐서는 안될 걸작입니다.
언론에서 연말 '텐 베스트'를 뽑을 때 못 본 것을 후회라지 마시고 미리 미리 챙겨보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데이빗 로워리 만세~
유령 C-1 의 투신(다시 죽음) 이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같은 공간에 다성적 층위의 시점을 풀어 놓는 걸 보고는, 이야 이게 뭔 야이 씨...
그래서 저도 로워리 감독의 영화를 역주행 하며 찾아 봤고요. <미스터 스마일>도 물론 챙겨 봤네요.
보면서 <피터와 드래곤> 등 전작들과 <고스트 스토리> 이후 영화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기다리고 있던 <그린 나이트>를 보고 싶은데 상영관 적고 하루 두 타임 상영에 시간마저 극악무도... -_-;
저처럼 꼬박 출퇴근을 해야 하는 월급쟁이 입장에선 정말 극장에서 보기 쉽지 않네요.
하스미 님 뽐뿌 글을 읽고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로워리 감독, 만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