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2011)…

한줄 영화평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2011)…

22 박해원 0 266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2011) - 연상호 작품은 볼 때마다 암 걸릴 거 같지만... 사실인걸, 뭐. 예나 지금이나 애들은 지들이 다 컸는 줄 알고 내로남불이 극에 달해 약자와 소수를 짓밟으면서 지들끼리 우월주의를 공유하며 우정을 쌓는 악순환을 이어간다. 학교에서 도덕, 윤리를 목 빠지게 가르치면 뭐하나. 그런 거 100점 받는 애들 머릿속도 짐승의 매커니즘인데. 아직 덜 자라서 그렇다고? 인격이 형성 안돼서 그렇다고? ㄴㄴ 원래 어릴 때가 제일 순수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나이가 들수록 책임져야 할 게 많아지니까 몸 사리는 거지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속에서 김철이 행하는 정의의 주먹(본인은 정의라고 생각 안하지만)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국 종특일지도 모르지만 한국 학생들은 스탯을 공격에만 찍어갖고 지가 괴롭히던만큼만 당해도 어쩔줄 몰라 한다. 즉 가오에 비해 멘탈이 현저히 떨어지고 주제 모르고 쎈척하다가 털리면 인지부조화 때문에 정신승리하기 바쁘다. 그러니까 본능에 충실한 짐승의 삶을 사는 애들한텐 짐승처럼 대해줘야 한다.
폭력은 악이다. 하지만 김철은 필요악이다. 그리고 우린 그런 악이 필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 만인을 용서하고 포용하라는 말은 종교인한테 하시고 (종교 폄하 아님)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우린 상호간의 필요로 인해 관계를 맺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타인을 오롯이 믿는 것도, 그만한 믿음을 주는 것도 힘든 실정이다. 우린 스스로를 문명화됐다고 자부하지만 타인을 억압하고 그 위에 군림하려는 고전적 DNA는 쭉 이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결국 김철같은 이런 씁쓸한 사이다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 개탄스러운 현실에 대해 사뭇 적나라하고 감정적으로 잘 표현했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도 제공한다. 하지만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 현실이 쉽사리 바뀌지 않을 걸 잘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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