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8.3) - 모두의 마음속 응어리진 분노, 그 속의 비뚤어진 욕망과 응징 그리고 용서를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묘사한 수작.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의심받는 사람들에게 연민과 불안이 동시에 일다가도 예상치 못한 사람이 범인이었음이 밝혀지니 만감이 교차하게끔 하는 연출은 훌륭했지만 줄기찬 교차편집속에서 한 인물에게 초점을 맞춰 관객을 끝까지 유인했다가 마지막에 사건을 해결, 안도 아닌 안도를 하게 하는 방식은 썩 유쾌하지 못했다. 사건의 실마리는 풀렸지만 개개인의 심리와 비화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품고 가려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관객의 몫이겠지만 작품 전반적인 완성도에 비해 마지막에 너무 힘을 준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