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의 역습
원제 : The Curse of Frankenstein
1957년 영국 해머영화사 작품
감독 : 테렌스 피셔
출연 : 피터 커싱, 헤이즐 코트, 로버트 어퀴하트
크리스토퍼 리, 멜빈 헤이즈, 발레리 간트
공포영화의 역사를 짚어볼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던 '영국 해머 영화사'
그 해머 영화사를 이야기할 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테렌스 피셔 감독'과 '피커 커싱'
'크리스토퍼 리' 두 배우입니다.
테렌스 피셔 감독은 쇼 브라더스 영화사의 장철 감독만큼이나 해머영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고 피터 커싱, 크리스토퍼 리 두 배우역시 쇼 브라더스의 '강대위, 적룡 콤비'
이상으로 해머 영화사의 핵심 인물들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역습'은 이 '해머 3인방'의 출발점입니다. 테렌스 피셔는 당연히 이 영화의
감독이고, 프랑켄슈타인 박사역으로 피커 커싱이 출연하고 괴물 역으로 크리스토퍼 리가
출연합니다. 해머의 전성시대는 이렇게 막을 올렸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갖는 가치는
작품성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해머영화사의 최고
유명한 영화는 1년뒤에 발표된 '괴인 드라큐라'이고 크리스토퍼 리와 피터 커싱이 가장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준 작품이지만 그 이전에 '프랑켄슈타인의 역습'이 있었기에 결국
이런 후속 프로젝트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출연한 피터 커싱
메리 셀리 원작의 프랑켄슈타인의 기본 소재와 기본 스토리는 빌려왔지만 나름 원작을
꽤 많이 각색한 영화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은 프랑켄슈타인은
폴 이라는 가정교사를 채용하여 의학공부에 매진하고 마침내 생명을 창조하는 기술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인간을 만들어보겠다는 프랑켄슈타인의 야심은 시체를 훔치는
것에서 시작하여 점점 광적으로 변해갑니다. 이런 프랑켄슈타인의 행동을 우려하는
폴 이지만 프랑켄슈타인의 사촌이자 약혼녀인 엘리자베스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집에
계속 머무릅니다. 드디어 인간의 모습을 한 생명체를 만드는데 성공하지만 흉측한
모습을 한 괴물이었습니다. 폴은 괴물을 사실하고 땅에 묻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몰래
꺼내와서 다시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점점 사악해지는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위험하기
이를데 없는 괴물, 결국 엘리자베스에게까지 위험이 닥치는데......
괴물역의 크리스토퍼 리
단 한마디 대사도 없었다.
생각외로 이 영화에서 괴물의 비중은 굉장히 적습니다. 만약 괴물의 비중이 높았고
그럴싸한 공포영화 캐릭터가 완성되었다면 크리스토퍼 리는 몇 번 더 이 역할을 했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괴물은 몇 번 등장하지도 않고 별다른 활약(?)도 못합니다. 대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비중을 굉장히 높였고, 악당도 사실상 괴물이 아닌 프랑켄슈타인
박사입니다. 원작, 그리고 몇 번 만들어진 프랑켄슈타인 영화들 중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이렇게 대책없이 사악하게 그려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즉 이 영화는 '피터 커싱'이라는
배우가 해머 영화사의 대표배우로 자리매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작품입니다. 만약
1년뒤에 '드라큐라'영화가 뜨지 못했다면 크리스토퍼 리의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괴물'역할의 크리스토퍼 리의 활약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역시나 크리스토퍼 리는 '드라큐라'역할이 제격이었고, 이 역할이 워낙 강한
이미지라서 해머사의 다른 영화에서 오히려 괴물이나 악당으로 출연하지 않은 경우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 영화의 가장 걸작은 아무래도 유니버셜 호러의 두 번째 프랑켄슈타인
이야기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입니다. 하지만 칼라화면으로 만들어진 고딕풍의
해머 영화사 작품 '프랑켄슈타인의 역습'역시 나름대로의 독특함과 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저예산 소품이지만 이 유명한 원작을 나름대로 새롭게 각색해서 재구성한
재미가 쏠쏠히 있는 편입니다. '괴물'에 대한 비중이 매우 낮은 점은 아쉽지만 인간의
사악함과 광기에 초점을 맞추어 영화를 다루어냈다는 점이 나름대로의 매력입니다.
ps1 : 피터 커싱이 한 5년만 더 젊었더라면 딱 좋았을 것 같습니다.
ps2 :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가정교사의 충고도 듣지 않고, 시체로 유기하는 것은
물론,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고 하녀와 밀회를 즐겨서 임신까지
시키는 사악한 인간으로 묘사됩니다.
ps3 : 크리스토퍼 리는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입니다. 크리스토퍼 리는 드라큐라
영화에서 최적의 외모와 분위기를 보여주었지만 역시나 '목소리'가 근사하지
못한 단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ps4 : 프랑켄슈타인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유니버셜 호러의 보리스 칼로프가 워낙 강한
이미지라서 크리스토퍼 리조차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대신 크리스토퍼 리는
역사상 최고의 '드라큐라'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유니버셜 호러의 벨라 루고시와
비교해서 월등히 우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