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

트립 투 스페인

29 율Elsa 1 1325 0 0

여행은 현실을 반추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평점 ★★★

 

스티븐 쿠건과 롭 브라이든, 두 중년 남성의 레스토랑 리뷰 여정기를 담은 세번째 시리즈. 이 시리즈 자체가 그렇지만 '레스토랑 리뷰'는 무대에 불과하다. 여행지를 돌아다니면서 음식과 함께하며 왁자지껄한 수다와 실제 배우의 성대모사를 즐기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지적인 재미를 자극하는 문화 설명과 그것을 코미디와 적절하게 버무려 가벼운 흥취를 만든다.

 

<트립> 시리즈는 비교적 현실의 여행에 가깝다. 일단 그동안 여행 영화에서 클리셰로 사용되는, '인생을 바꿀만한'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두 중년 남성은 여행을 떠나서 도피해 온 현실을 잊으려고 하지도 않고 잊을 수도 없다. 50대 중반에서 인생의 무게감을 슬슬 느끼는 두 주인공에게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없는 것 같다. 마이클 윈터바텀은 '여행'이라는 단어 안에 담긴 판타지를 과감히 삭제한다. 되려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여행에서 현실에 처한 문제의 대책을 찾을 수 있을까?". 여행 안에 현실이 조금씩 스며듬으로서 여행은 현실을 반추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인공들이 식사를 하고 농담을 주고받는 여행 중에도 현실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스티브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제작사와 갈등이 있고, 롭은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다. 확연하게 이 현실에 대해서 주인공들이 지쳐있는 모습은 보인다. 이 피로감에 대해서 본질적인 해결 방안은 찾을 수는 없지만 롭과 스티브는 이를 소재 삼아 농담하면서 피로를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하는 방법을 택한다. 어쩌면 씁쓸한 블랙코미디.

 

1. 레퍼런스를 모른다면 이 시리즈의 유머에 반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할리우드 고전부터 배우의 필모그래피까지 넘나드는 개그 코드는 한국 관객 입장으로서는 낯설 수 있고 시리즈의 호불호도 여기서 갈린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유머에 금세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2. <트립 투 스페인>에서는 인물의 드라마가 조금 극적으로 변했다. 특히나 마지막 10분은 상징적인 의미로 보일 만큼 노골적으로 외로움의 정서를 부여한다. 이는 상징적인 의미인가 아니면 교묘한 유머인가. "유럽 감독은 주제와 직결된 은유로 도배하길 좋아한다"는 극중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대본에 있었던 대사일까 아니면 스티브의 애드리브였을까? 결말에 대한 호불호도 나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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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21 풍뎅이1  
영화 감상평 잘 쓰시네요.
이런분들 보면 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