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

<복수는 나의 것> 시네토크 (2017.09.10.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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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그것이 아니라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復讐するは我にあり: Vengeance Is Mine, 1979)>. 

9월 10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 상영 후 이마무라 감독의 아들이자 그 또한 감독/시나리오 작가인 덴간 다이스케 감독의 시네토크가 있었다. 진행은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 

스크린으로 처음 본 영화. 여러 번 봐도 역시나 충격의 강도는 줄지 않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것도 믿기지 않았고, 1979년 당시에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새삼 놀랐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여관 주방에 걸린 부엌칼들과 함께 에노키즈(오가타 겐)의 살의가 번득이던 신. 촬영, 연기, 미장센, 편집, 모두 압도적이었다. 가장 강렬했던 대사는 며느리이면서 정신적 연정(플라토닉 러브 아님. 섹스 빼곤 다 함)을 나누는 내연녀인 가즈코(바이쇼 미츠코)의 것 : 아버님이 침을 흘리면 제가 다 핥아줄게요. 

덴간 다이스케 감독의 시네토크 중 기억에 박힌 이야기들 : 

1) 당시 신세대 영화감독들(요시다 기주, 오시마 나기사, 시노다 마사히로 등)의 부인은 스타 여배우들이어서 모두 영화 제작을 위한 제작비 모금에 수월했지만 우리 엄마는 인기 여배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버지(이마무라 쇼헤이)는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면 만들수록 점점 더 빈곤의 길로 들어섰다. 

2) 영화를 처음 본 관객들에겐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성적 긴장감 같은 장면은 당황스럽고 충격적이다, 그것은 일본 사회의 원형적인 속성과 관련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은유적인 것이라고 봐야 하나?,라는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질문에 "그런 관계는 한국에도 있지 않을까요?" 하는 대답. 일동 웃음과 당혹감 넘실. 

3) 야스지로 오즈 감독의 단짝 시나리오 작가 노다 코고가, <돼지와 군함> 찍었을 무렵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해 : "왜 자네는 영화에 버러지만 등장시키는가? 좀 더 제대로 된 인간을 등장시켜라." 그 말을 듣고 '내 영화엔 평생 버러지만 출연시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는 에피소드. 

4) 실존 인물이자 살해된 하루 상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그녀를 첩으로 두었던 여관 주인을 찾아 인터뷰했다는 이마무라 감독. 그 에피소드 얘기하며 덴간 감독이 한 말 :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 타입이 정해져 있어. 당시 일본 사회엔 첩 두고 있는 남자는 여러 여자 바꿔가며 첩 두는 경우 많아. 전 애인들을 찾아가 조사했는데, 다른 첩 한 명이 하루 상과 똑같이 생겼다고 함.  

5) 원작 작가 사키 류소가 영화 속에 카메오로 등장. 매춘부를 기다리다 지쳐 신경질 내며 화대 깎는 손님이 바로 소설 원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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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토크 내용 전문. 청취하며 아이폰 메모장에 타이핑)

덴간 다이스케 감독/시나리오 작가 (이하 덴)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 (이하 김)



덴간 다이스케 : <복수는 나의 것>은 <인류학 입문> 후 거의 10년 만에 만든 영화. 1964년, 닛카츠를 떠나 독립 프로덕션 차림. 첫 영화가 <인류학 입문>. 독립 프로덕션이 유행. 당시 영화계의 새로운 움직임. 일본 영화사에서 독립 프로덕션은 새로운 도전과 시도. 영화사에서 하나의 흐름. 그러나 제작 여건 등이 열악해서 빈곤의 길로 들어섰다. 영화를 만들수록 점점 더 가난해지는 상황. 그러나 중요한 전환점.


덴 : 일본 상영 때 극장 풍경 보면 다 하얘(객석에 늙은이들만 온단 얘기) . 한국의 젊은 관객들을 보니 기뻐. 일본 영화 젊었던 시대, 새 영화 운동 시작된 시점. 당시 영화는 통속적이고 누구나 이해할 이야기. 그러다 작가가 자신의 사상 철학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려는 움직임이 형성. 
 2차 세계대전 후, 요시다 기주, 오시마 나기사, 시노다 마사히로 등 젊은 감독들. 부인이 스타 여배우. 조건이 좋아. 부인들이 영화 제작을 위한 경제적 토대를 마련. 돈 벌어줘. 유명 여배우라 영화화되기 좋아. 그러나 우리 엄마는 여배우가 아냐. 신도 가네토의 경우는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 독립 프로덕션을 차려 영화 만들며 간간이 통속 시나리오 작업 병행, 돈벌이 아르바이트를 함. 
 그러나 나의 아버지는 아냐. 이마무라 쇼헤이는 통속적 영화 작업 못해. 점점 더 가난해 짐. 그러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는 안 해. 작가적 측면 추구하는 영화를 끝까지 밀고 나가. <복수는 나의 것> 전까지 11년 동안 극영화 못 만들어. 다큐 영화 빼면 10년.
 <복수는 나의 것> 제작했던 1979년은 자신이 대학에 들어가던 해. 영화를 만들지 못해 괴로워하던 아버지 모습이 주로 기억나. 그래서 <복수는 나의 것>은 아들인 나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추억이 깃든 영화. 

김 : 그런 와중에도 일본영화학교 개설 등과 함께 작을 병행했다. 작년, <복수는 나의 것> 원작이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소개됨. 소설과 영화는 달라. 소설은 연대기적 증언으로 구성. 논픽션 경찰조사서 느낌.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어려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덴칸 다이스케 감독에게 질문. 실록 같은 원작을 바꾸어 나가는 방법, 구성, 형식의 어려움이 컸을 듯. 시나리오 작가의 관점에서 봤을 때 각색 과정 어찌 생각하는가?

덴 : 이 영화를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묘한 느낌. 주인공이 하마마츠 역에 내려서 택시를 타기 전과 그 후의 두 편의 다른 영화를 보는 느낌. 영화 후반부는 하마마츠 역 여관에서 벌어지는 모녀와의 이야기. 살인자 엄마, 매춘하는 여관 등 아버지가 소설을 읽다가 그 장면과 모녀에 매료. 하마마츠에 직접 가서 현장 조사. 원작의 작가 사키 류소는 경찰 조서 바탕으로 소설 써. 이마무라 감독은 다른 시각으로 처음부터 다시 조사. 참고로 원작자가 카메오로 등장. 매춘부 기다리다 지쳐 신경질 내며 화대 깎는 손님이 바로 소설 원작자. 이마무라 감독 하마마츠 인물들을 재조사. 그러나 주요 인물들(여관집 하루 모녀) 모두 살해당해. 딸 하루 상 가장 궁금해 해. 하루 상을 첩으로 두었던 여관 주인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 타입이 정해져 있어. 첩 두고 있는 남자는 여러 여자 바꿔가며 첩 두는 경우 많아. 전 애인들을 찾아가 조사. 다른 첩 하루 상과 똑같이 생겨. 살인범 에노키즈와 하루 상의 러브스토리가 후반부 이야기의 중심. 에노키즈는 왜 하루를 죽였는지? 경찰관이 취조할 때 제일 이해 안 갔던 부분. 본인도 잘 모르겠다 이야기 함. 에노키즈는 하루의 뱃속에 내 아이가 자라나고 있었을 것이다, 라고 설명. 그렇게 전개되면 이야기로서 논리적. 관객이 납득은 하게 됨.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었는지 에노키즈 본인도 잘 몰랐을 것. 에노키즈가 죽인 다른 인물들과 하루는 분명 달랐을 것 같은 느낌.

김 : 에노키즈가 왜 하루를 죽였는지 정확하게 설명 못하고 알쏭달쏭한 상태에서 결말. 기존 영화와 다른 지점에 있다. 

덴 : 분량이 긴 원작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어. 무얼 중심으로 영화를 풀어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제시한 것이 이 시나리오. 좀 더 대중적으로 재밌게 각색 가능했지만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 다큐 영화를 찍다가 오랜만에 극영화 작업. 다큐 작업이 극영화 작업에 피드백이 됨. 새로운 행태의 영화 기법. 감독의 기법이 반영된 결과물.

김 : 하마마츠 모녀 에피소드 중 살인자였던 엄마와의 대화도 인상적. 우나기 양식장 장면이라든가, 둘의 대화 시퀀스가 인상적. 촬영도 압도적. 히메다 신사쿠 촬영감독은 이마무라 쇼헤이의 다음 영화 <붉은 살의>도 촬영. 볼 때마다 대단하다 생각. 특히나 기차 시퀀스가 대단. 
 극영화이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가 중요. 특히나 오가타 겐의 연기는 정말... 어떤 방식, 심리로 묘사해야 할지 모르고 연기했을 텐데 행동, 움직임, 모두 압도적이고 무시무시함.  아버지를 연기한 미쿠니 렌타로 배우 역시. 아버지의 양가적 모습. 유약한 모습/종교 신념을 지키려는 모습 등 모순된 인물을 연기. 며느리와 관계에서 모호한 모습 연기 역시 인상적. 출연 배우들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

덴 : 미쿠니 렌타로(아버지), 오가타 켄(에노키즈), 오가와 마유미(하루), 기요카와 니시코(하루의 엄마) 바이쇼 미치코(며느리이자 아내) 모두 연기력 대단. 배우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복수는 나의 것>이 가장 압도적 작품 아닐까 생각. 배우들 연기만으로도 영화적 재미가 훌륭하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 배우들의 힘이 어마어마. 배우들, 어떤 연기라도 소화할 능력 있음. 아름다움이든 리얼하거나 자연스러운 연기 모두 구현 가능. 이마무라 감독, 다큐에서 극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배우의 연기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배우 연기 재발견 한 영화. 여러 번 영화를 봤지만 배우들 연기 묘미 볼 때마다 느껴. 
 하마마츠에 직접 가서 실존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영화로 만들며 배우에게 연기를 입혀. 연기는 리얼한 건(실재, 진짜) 아냐. 연기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사실감. 리얼리티가 있다는 걸 느끼면서. 그런 모습이 후반 이야기에 보여짐.
 


관객 질문 1

영화를 처음 봄. 줄거리 따라가. 주인공 아버지 주목. 이마무라 감독이 살인과 섹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 주인공 에노키즈는 하고자 하는 바를 실행. 반대로 아버지는 욕망을 절제. 며느리에 대한 욕망 같은 것. 그런데 마지막 장면 보고 어리둥절. 마지막 장면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리고 유해를 뿌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유골의 형체가 있는 채로 뿌린 것이 궁금해. 일본에선 그런가?

덴 : 형태로 남아있는 유골. 일본은 가루와 뼈가 혼존된 상태. 유골 던지는 장면은 일본 내에서도 큰 물의를 일으킴. 스톱 모션이 나오는데... 처음 각본은 유골을 던진다, 스톱 모션, 영화 끝. 그렇게 찍고 편집하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촬영. 일반적 영화라면 유골 던지고 일시 정지, 음악 나오고, 끝나는 형태. <복수는 나의 것>은 그 뒤 이야기를 보여줌. 스톱 모션 후 놀라는 인물들의 모습. 저예산 영화나 아마추어가 찍은 느낌으로 마무리. 의도적. 멈춘 유골, 산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유골을 보고 당황한 아버지와 며느리 장면으로 영화를 마무리하고 싶어 해. 하루의 어머니 대사에도 나오지만 주인공은 진짜로 죽이고 싶었던 사람은 죽이지 못했다, 정작 자기 하고픈 건 못하고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또 하나의 해석. 주인공 에노키즈는 욕구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만족을 못 느끼고 또다시 살인을 반복적으로 저지름. 큰 목적을 가지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범죄를 벌이는 게 아니라,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괴로워하면서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상을 그리고 싶었던 것 아닌가 생각. 약간 아리송한 결말을 제시하면서까지도 남겨진 아버지와 며느리는 결코 이긴 것이 아니었다는 결말을 표현하고 싶어 하셨다. 


관객 질문 2 

텐간 다이스케 감독님 팬이다. 감독님 영화를 보고 큰 에너지를 느껴. 감독님이 생각하는 성과 에로스, 그리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차기작은 언제? 

덴 : 감사하다. 사랑에는 섹스와 번식 문제도 있다. 섹스를 통해 유전자를 남긴다. 인간은 번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섹스를 통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등 다양한 역할이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내지 못해. 인간의 양면성. 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겉으로 표현 못하는 양면성에 흥미를 느낌. 그러나 창작의 중심에 성적인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차기작은 작은 소품 몇 편 찍고 시간 두기 위해 연극 일을 하고 있는 중. 안 그래도 이제 슬슬 차기작을 작업해야 하지 않나 생각 중. 


관객 질문 3

<복수는 나의 것>과 <우나기>는 감독이 다른 분 아닌가 싶게 변화가 크고 차이가 있다. <우나기>의 경우, 이마무라 감독이 야스지로 오즈 감독에 대한 반발심을 갖고 있다가 마지막에 오즈의 세계를 수용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 있어. <우나기> 마지막 장면, 두 사람이 바라보는 장면은 오즈적 느낌이 강하다. 오즈 세계로 회귀 혹은 화해로 봤는지 궁금하다.

덴 :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오즈 감독님을 평생 존경했고 부정하거나 결별한 적 없어. 단짝 시나리오 작가 노다 코고가 <돼지와 군함> 찍었을 무렵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해 : 왜 자네는 영화에 버러지만 등장시키는가? 좀 더 제대로 된 인간을 등장시켜라. 그 말 듣고 내 영화엔 평생 버러지만 출연시키겠다고 결의, 결심을 했다는 말씀을 생전에 여러 차례 해. 
 오즈 감독의 후기 영화엔 일본 중산층 인텔리나 작은 부자가 등장. 중산층 가족만 등장. 그런 인물들에 이마무라 감독은 끝까지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러나 가족, 일본적인 거리감, 동선의 느낌, 호흡, 촬영기법 등 오즈 감독에게 영화적으로 영향 많이 받아. <검은 비>를 보면 그런 영향을 느낄 수 있음.


김 : 시아버지와 며느리, 가족 관계에서 성적 긴장감이 느껴진다. 가족 공동체를 다루는 부분에서 많이 등장. 이런 관계를 일본적, 원형적인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은유적인 것이라 봐야 할지?

덴 : 한국에도 있지 않을까요? (일동 웃음, 당혹감) 며느리는 가족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존재. 당연히 다양한 문제 생길 수 있어. 영화 속에서처럼 권위적인 아버지가 지배하는 가정에서는 며느리 위치가 모호해. 더구나 장남이 형편없는 인간. 물론 이 영화의 아버지 캐릭터는 상당히 특수해. 보는 관객도 아버지에 염증 느낄 만. 정작 악인은 아들이지만, 아버지는 나쁜 짓 안 하지만, 왠지 아버지 언행에서 혐오스러운 좋지 않은 권위를 느끼게 돼. <신들의 깊은 욕망>에서도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묘한 이야기, 복잡한 이야기 볼 수 있어. 기회 되면 관람 요망. 

김 : 한국에서는 하하…. 경험해 보지 않아서 하하하. 오즈 감독 <만춘>을 봐도 아버지와 딸 관계에 성적 긴장성이 있음. <신들의 깊은 욕망>은 정말 공들여 찍은 영화인데 상업적으로 실패. 어떤 이는 이마무라 감독 60년 대 영화 최고의 정점이다,라고 평가하고 혹은 이해 못하겠다,라고 의견 갈려. 이 영화 접했을 때 오키나와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부연 설명 부탁.

덴 : 영화가 난해하지만 신화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신화의 패턴을 참고. 신화적 접근 방식으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절대적 신이 아닌 서양에서의 신(기독교)은 <복수는 나의 것>에서도 악행과 죄 등 모든 걸 용서하는데 그런 서양 신 말고 사물이나 세상의 어디에나 신이 존재한다는 아시아적 관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즐거운 영화는 아니고 영화도 길다. 그러나 이마무라 감독이 최초로 만든 컬러 영화. 영상미를 중심으로 감상해보시길 부탁.


관객 질문 4 

텐간 다이스케 감독님께. 좋아하는 감독이나 영향받은 감독이 있나?

덴 : 어릴 적 영향받은 감독은 프란시스 코폴라의 <대부>,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  커서는 존 포드 감독에 영향을 받았다. 그 이후에는 '류샹 마카베프'(이름을 정확히 듣지 못함)라는 (구) 유고슬라비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 라스 폰 트리에는 대단한 감독이라 생각.



질문 5

영화 재밌다. 그러나 중간중간 어렵다. 대중들에게 호응 못 얻으리라 생각. 대중과 교감할 능력이 있지만 자기만의 방식, 작업을 한 듯. 대중 입맛에 맞게 영화를 만들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감독의 고집인가? 어떤 것인지 궁금. 그리고 아들로서, 같은 감독으로서 아버지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하시는데, 그럼에도 계속 자기만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마무라 감독의 영화관은 어떤 것이었나?

덴 : 평생 쉽지 않은 영화, 본인 고집대로 밀고 가는 영화를 만들었다. 답은 모른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아니면 안 해,라는 말을 여러 번 했고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았다. 그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사는 것.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것. 대신 가족들은 혹독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어쩔 수 없죠. 그런 게 가족이니까. 이렇다 저렇다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냐. 그냥 그런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영화나 그런 것에 영양을 받았다기 보다 자식, 핏줄 등 유전적인 면에서 영향을 받았다. 뭔가를 포기 못하는 집요함 같은 것을 계승했다고 생각. 그래서 주의하고 있습니다. (일동 웃음)



관객 질문 6

단순한 것 좋아해. 아버지와 천황의 관계에 주목하며 감상. 아버지는 천황에게 배를 빼앗기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에게 아내를 빼앗긴다. 그런 구조로 봤다. 피라미드 구조의 제일 아래에 있는 빼앗기는 자. 주인공은 그게 내 운명이라면 자폭하겠다, 그런 느낌? 일본 사회나 역사적 맥락에서 관객에게 던지려는 메시지가 뭐라 생각하는가? 이마무라 감독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덴 : 영화는 다양한 분석,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 말씀하신 조각만으로 전체의 퍼즐을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메시지?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당시의 자료 추적 어려워. 당시에는 새로운 타입의 이야기 구조에 도전. 기존의 인과관계에서 벗어난 이야기. 취재를 통해 느낀 일본인과 일본 사회의 변화된 모습, 사회상과 사람의 변화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 구조의 변형을 통해 이야기하려 했던 게 아닐까? 마지막 장면도 각자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맺는 말 

김성욱 : 일본영화학교 학생들은 무슨 생각으로 감독이 되려 하는가? 그런 것도 묻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생략. 아버지이자 다른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의 어려움이 있었을 듯. 그러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 

덴간 다이스케 : 의미만이 아니라 촉감 등 여러 가지 인상을 주는 것이 영화다. 영화는 그런 것이라 생각. 세상엔 좋은 영화가 많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생각, 인상, 느낌, 기척 같은 것들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일본영화학교에 한국 유학생이 많다. 일본 학생들 역시 한국 영화 많이 보며 공부한다. 영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한다, 정도가 아니라 재밌는 영화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재밌다,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영화를 많이 즐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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