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기억할, 그 날
한혜진, 진구, 임슬옹, 장광 그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잊지 말아달라고. 학살의 비극, 그날의 광주를 기억해달라고.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누군지 모른 채
36년이 흘렀다.
사격명령지에 적힌 서명, 그 이름 석자는
공식적으론 여전히 '컨피덴셜'이다.
누구는 말한다.
이제 그만하라고.
이제 잊을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더러는 용서하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그만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무엇을 그만할까.
기억을 멈출까. 가족을 잊을까.
망자를 지울까 기억에서?
용서하라고?
용서받을 자는 용서조차 구하지 않는데
무엇을 용서할까?
기억엔 나이가 없다.
세월도 거기엔 없다.
오직 오늘처럼 늘 거기에 있을뿐이다.
그 기억을 만든 자,
원하는대로 해줄 것이다.
영원히 기억해줄 것이다.
역사엔 나이가 없다.
<26년>,
우리가 기억할 영화도
늘 오늘처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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