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리뷰] 업사이드 다운(2015)

영화감상평

[간단리뷰] 업사이드 다운(2015)

28 godELSA 2 1909 5

사람을 기억하자는 회고담.

평점 ★★★


김동빈 감독의 <업사이드 다운>은 극장에서 개봉하는 세번째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입니다.


진작에 공개되었던 <다이빙벨>과 <나쁜 나라>에 이어서 이 영화도 나름대로의 시선과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빙벨>은 여러 기록과 증언을 끌어모아 현장의 생중계 형식으로 흉내내며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을 가졌고 <나쁜 나라>는 사건 이후의 피해자 유가족들의 사투를 차분하게 관찰하며 관객 스스로를 드라마의 현장에 끌어들이고 동화되게 만들었죠. 굳이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비교할 생각은 없지만 <업사이드 다운>은 그 두 편의 중간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가족의 이야기와 사회극이 동시에 진행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사건의 객관적 팩트를 다루고 분석하는 직관과 개인에게 휘몰아친 감정의 주관이 공존하고 있죠. 이 영화는 현장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아서 인터뷰 형식만을 취하고 있지만 그 나름대로 사건을 침착하게 되짚어가며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영상기록의 예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업사이드 다운>은 생생하게 증언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난 후 현재 2주기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근 2년 동안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가 세 편이나 제작된 것은 바로 '인본주의'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사이드 다운>도 그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세월호 사건을 개별적인 사건으로 다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세월호 사건을 투영시켜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를 진단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나가며 해결책을 찾는, 어쩌면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면모가 이 영화에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통찰하는 직관과 유가족들 내면을 비추는 주관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영화는 다양한 시선을 가지고 사건에 접근하려 하지만 균형감 있게 골고루 비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건에 접근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거시적인 시선에 치중되고 있다보니 다큐멘터리 자체가 사회극 같은 느낌을 내게 되고 그렇게 전개가 이어져 나가는 그 과정에 있어 유가족의 드라마까지 포용한다고는 말하긴 힘듭니다. 물론 이러한 시선의 다양함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도달하는 데에 있어서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유가족들의 사연들이 비교적 수단적으로 활용이 되면서 메시지에 대한 감정적 동기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부족한 편입니다. 연출에 있어서 감상적인 지점이 있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인터뷰 자체로만 보면 감상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보이는 지점들이 더러 있습니다. 결국엔 이 영화가 끌어들이고자하고 더 우선시하는 것은 관객이 아니라 유가족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억지스럽게 질문하지 않고 지적하지 않으며 침착하게 사연을 들어주는 그 자세야말로 이 다큐멘터리의 윤리적 미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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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4 소맥  
첨보는 영화네요
27 블루와인  
저도 첨 보는 영화, 세월호 관련 영화 두개는 본거 같은데... 음. 주로 인터뷰 위주와 화면 위주랄까??
그냥 짜집기 느낌이 더 강했었는데, 리뷰 그대로라면 한번 보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