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인 듯 픽션 아닌 논픽션 같은 법정 심리물

평점 ★★★★

피 튀기는 법정 대결이지만 사건의 진실만을 쫓는 게임은 아니다. 진실은 곁다리일 뿐이고 누가 무슨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무게추를 두면서 끈질기게 뒤쫓는다. 사건의 배후와 이면이 드러날 수록 대한민국 사회의 부패한 공권력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초반에 자막으로 '픽션'이라고 언급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현실로 다가와서 슬프다. 사회를 고발함에 있어서 감정을 절제하고 냉정하게 사건의 핵심만을 정확하게 짚는 전개는 빠르고 집중력 있다. 긴장감을 폭발시키지 않고 서서히 구축해가는 드라마와 법정 내 인물의 심리를 포착하는 연출은 극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심리적인 연출도 뛰어나지만 사회 고발의 메시지도 힘 있다. 두 진영의 입장을 균형감 있게 다루면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고 판단을 관객에게 맡기는 '소수의견'의 변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