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

영화감상평

연가시

22 박해원 2 2065 0
전체적으로 붕 뜬 감이 없잖아 있었음에도 불구 제법 몰입감 있는 연출과 그럴 듯한 현실 반영이 돋보이는 대참사 묘사가 인상깊었습니다. 기술력의 결여와 연기력의 기복은 아쉽지만 평타는 친 거 같네요. 별다른 CG 없이 이뤄낸 한국형 블럭버스터라... 간만에 '계곡용' 영화 한편 나온 거 같습니다. ㅋ
연기는 호불호가 극강이더군요. 기계적이라는 평도 있고, 뛰어난 편이라는 평도 있고... 개인적으로, 김명민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감정 표현이 부족하거나 크게 필요없는 배역분들의 연기가 훌륭했던 거 같습니다. 절망적이고 절박한 분위기속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과 절제미와 냉철함을 두루 지닌 박사, 의사, 총리... 전자는 진짜 얄미워보여서 본연의 역할을 잘 했기에 인상 깊었고, 후자는 영화의 흐름을 잘 정리해주고 흡입감을 이끌어내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해줬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쩝... 김동완은 일상처럼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연기를 보여주려 한 티가 나는데 오히려 그래서 양념없이 밋밋한 감이 있었고, 이하늬는 넘쳐흐르는 분노 묘사가 늑대를 떠오르게 할 정도더라구요. 그런 의미로 문정희는 다크호스! 그 모든 걸, 전체적인 영화속 분위기의 절충안을 찾은 연기력을 보여줘 소름을 샀습니다. 부부끼리 쌍두마차가 따로 없네요.  
등급때문인지 몰라도 연출에 있어 망설인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게 아쉽네요. 그건 당연히 답답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구요. 만연하는 휴머니즘속 감정에 이끌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한두번이 아닌데, 이걸 대인배라고 봐야 할 지 순진하다고 봐야 할 지... 우리 사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긴 해도 관객들이 납득을 할 수 있는 적정선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 마지노선에서 논 거 같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개봉 전에는 '이거 또 곱등이와 연가시의 명성(?)을 빌려 배우들 단체로 쌩쑈할 영화 한편 만들었구나.' 싶었으나 막상 보고 나니 그래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볼 만한 작품이었지만 비슷한 부류의 영화가 한편이라도 더 나온다면 완전 곤두박질칠 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엄습해오네요. 그런 의미로, 속편 계획이 있다면 천년 묵은 지네같은 대왕 연가시는 어떨까요?! ㅋㅋㅋ 너무 장난스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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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0 사라만두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타가 딱 맞네요.
글로벌화를 위한 엔딩씬이 거시기했던 ㅎㅎ
14 규래  
한국형 재난영화는 항상보면 부족해서 언제쯤 뭔가 멋진게 나올까 기다리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