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영화감상평

범죄와의 전쟁

22 박해원 3 2454 0
믿을 놈 하나 없는 잔혹하고 무자비한 세계, 그 단적인 예인 박쥐같은 진짜 나쁜 놈... 흥미로웠습니다.
진짜 찐득하고 흑암같은 건달 세계가, 더욱이 실화이다 보니 확 피부로 와닿더군요. 각양각색의 연기,
역설성을 내포한 전개, 극적 표현을 위한 교차편집... 집중력을 지속시켜주는 요소들의 향연에 영화가
정말 징그럽게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묘사력만으로 정말 잘봤다는 기분을 느꼈더랍니다~ 
 
이 작품의 키포인트는 당연히, 바로 연기! 능청스럽고 여유로움이 단 한 컷에서도 묻어나는 최민식과
절제미와 함께 역변하는 분노를 갖춘 하정우, 단 두개의 표정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똘마니 1까지...
정말 매력있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즐비했습니다. 더욱이 부산 바다 냄새까지 느껴지는 구수하지만
살벌한 그 사투리, 억앙, 뉘앙스의 아우라란 정말... ㅋㅋ 경남인으로써 합격~
 
연출면에서도 예사롭지 않았는데요. 뭐 '18세 이용가'는 선정성에서 줄타기하다 완전히 아슬아슬하게
붙혀진 등급같구요. 폭력이나 음담패설, 사운드적인 면에선 정말 거침없었습니다. 자극적이고 선홍빛
계열의 색상이 떠오르는 분위기가 종종 뜨끔, 깜짝, 허걱 하는 등의 리액션을 자아냈지요. 물론 중간에 
잠깐 정적의 미학을 살린답시고 루즈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곧바로 극과 극의 분위기를 조성해 다시
흡입력을 잡아줬습니다.
 
그렇게 시사하는 바가 큰 건 아니지만 한 일화를 통해 통쾌함도 불편함도 아닌 꽤 멜랑꼴리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흔히 영화속에서 건달, 하면 의리에 죽고 사는, 혹은 크게 등처먹거나 뒷통수치는
그런 이미지인데 이거는... 뭐랄까요. 응원이 되다가도 혀를 차며 비난을 하다가도 다시 동정이 되고,
편들기가 되게 애매하달까요? 최민식의 표현력도 뛰어났지만 정말 독특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건 실화'니까' 정말 놀라운 작품입니다. 실화 영화 붐이지만 얼마나 그 사실에 입각해 퀄리티에 대해
정당화, 합리화를 하는 영화가 많은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에요. 애시당초
쓰여진 시나리오라면 매력없었겠죠. 참 다이나믹한 세상이구나, 하며 묘하게 피어오르는 카타르시스에
개운하진 않으면서도 원인 모를 웃음이 피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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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포포조조  
괜찮은 영화 였습니다.
80점 정도로 평하겠습니다.
1 시네마키드  
헐...이거 실화였나요? 그냥 핍진성있는 픽션인줄 알았는데...
1 밥팅  
재밌게 본 영화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