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내공이 느껴지는 한편의 영화를 봤다.
중국과 우리의 동양을 두고 벌여야 하는 한판의 문화전쟁이 시작되는 것이 못내 걱정부터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고는 하지만, 중국처럼 광대한 땅에 간직한 수많은 각자의 문화들에 그 수를 비길 수야 없지 않은가?
게다가 우리가 본 몇편의 중국영화들의 내공은 이미 인정하고 있다. 단순한 홍콩식의 영화가 아닌 중국의 문화와 전통을 깊숙히 숨기고 드러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조금씩 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요소요소에 헐리웃식의 액션장면들과 함께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들을 보여주고, 또 그들의 과거사에 대한 성찰이 같이 들어있는 영화였다.
과거 변발을 하고, 손과 발을 이용해 단순히 관절꺾기 중심의 무술영화로 문화수출을 단순화하던 중국이 이제 현대사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관심을 바꾸고 있는 듯하다.
집결호는 어색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던 공산화에 대한 것을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형시킨데다 어색하지 않는 액션장면들이 합해져 한편의 전쟁영화로 변신을 하고 있다.
재미있다는 표현을 전쟁영화에서 쓰면 안되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전쟁영화치고는 헐리웃에 익숙했던 내 눈을 동양의 전쟁사에 대한 모습에도 이런 재미있는 요소들이 들어가서 내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역시 어색한 주제는 꺼리낌을 가지게 만들었다. 공산화를 이루고 영웅시되고 있는데다 중국인 특유의 고집과 끈기에 대한 문제는 내겐 맞지 않는 모습도 있기는 했다.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전쟁영화를 보면서도 헐리웃의 액션중심의 모습보다는 동양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이 영화는 내게 만족감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