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 조금은 아쉽지만..

영화감상평

쿵푸팬더 - 조금은 아쉽지만..

1 가륵왕검 0 5596 0

때때로 백인 편향적이고 따분한 도덕론만을 늘어놓는다는 평을 듣는 디즈니보다 비교적 과감한 시도를 많이하는 드림웍스의 신작 3D 에니메이션 (쿵푸팬더)가 개봉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서양인들이 가지는 동양에 대한 동경에 가장 먼저 부합하는 쿵푸를 소재로 해서 만든 코믹액션 애니입니다.


내용은 뚱뚱하고 게으른 자이언트 판다 "푸"가 국수집 아들인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 쿵푸의 고수가 되고자 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에 의해 전설에서 일컫는 용의 전사가 된다는 지극히 전형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과거 홍콩쿵푸영화들이 일반적으로 택했던 스토리의 클리셰와 맞닿아 있습니다.


거기다 슈렉 시리즈에서 이어오는... 외모는 보잘것 없는 주인공의 인생역전극이라는 얼게는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다 동물의 동작을 흉내내어 만들어 졌다는 소림 오형권이나 당랑권같은 무술에 대한 설정이 등장하는데 물론 실제 무술의 원형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얼마전에 먼저 개봉했던 "포비든 킹덤"은 평범한 미국의 한 청소년이 전설의 여의봉을 우연히 갖게 되면서 몇천년 전의 중국으로 가게 되는.. 그래서 두명의 고수를 만나 쿵후를 배우게 되고 여의봉의 주인인 손오공을 되살리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동양 문화에 대한 서양인의 시선이라는 면에서는 두 작품은 너무나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척 어설픈 흉내에 그치는게 아니라 그냥 아는만큼 즐거우면 된다라는 성격이 강하다고 할까요.


삶과 죽음 그리고 인연에 초탈하기도 하고 연연해 하기도하는 동양 문명의 신비로움에 대해 짐짓 고개를 숙이다가도 자신들이 매료되어버린 쿵후에 대해서는 현실성을 무너뜨리는 파괴력과 전복적인 일면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런데 물론 무공비급 따위는 없고 스스로가 가진 잠재력을 깨닫고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중점에 둔 작품이라면 먼저 주인공 푸가 배우게 되는 무술 하나 하나의 과정과 그에 임하는 자세에도 관심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단지 적을 단숨에 때려눕히는 놀라운 기술 정도로 쿵푸를 이해하는게 아니라면, 사람이 쿵푸를 바꾸는게 아니라 쿵푸가 사람을 바꾸게 만드는 것이라는 수련하는 이유의 근본적인 요체는 좀 진지하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나 한다는 거지요.


하지만 애니인만큼 실제적인 부분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아쉽게도 쿵푸판다에서 등장하는 무술장면은 무척 가볍고 과장되어 보이며 그것을 배움으로써 얼만큼 자신과의 투쟁을 통해 달라지는 것인가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시푸라는 스승에게 쿵푸를 배우는 과정 역시 홍콩영화의 모양새를 좀 더 코믹하게 재활용했을 뿐 그냥 어쩌다보니 고수가 되어있더라라는 식의 전개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즐기자고 만든 애니에서 시시콜콜한 부분을 따져본들 무소용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타이론이라는 악당을 물리치고 진정한 용의 전사가 되는 과정은 본인의 노력보다는 운명론에 따라 정해진 길을 따라왔다는 느낌이 강한데 설마 서양인들은 하늘에서 정해준 영웅이라는 식의 스토리를 동양의 신비에서 생긴 거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니겠죠??


근데 만약 이 스토리를 그대로 실사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솔직히 애니니까 기발해서 넘어가 준 장면들이 너무 많은터라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 쿵푸팬더가 위치한 자리는 아이들과 모처럼 극장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애니 정도일테고 그러한 면에서는 매우 만족그러운 작품일 듯 합니다.


 


* 정작 쿵푸와 가장 연관이 있다고 할만한 성룡의 목소리 연기가 너무 적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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