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세가지 관점
밀양은 기독교라는 종교를 조금이나마 아셔야 더 깊게 재밌게 보실 수 있을거 같네요~
전 여친따라 교회다니는 사람입니다 ㅋ 극중 송강호 역할이 꼭 저를 보는거 같았죠.
요즘도 교회가냐는 질문에 안가면 허전하다라는 송강호 대사가 인상깊더군요.
제가 본 밀양은 많은 분들이 보신 것 같이 단순히 기독교를 욕하려고 만들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독교 영화처럼 보이더군요. 그것도 철저하게...
동의 못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
그런 분들은 기독교라는 종교에 대해서 조금 더 아셔야 이해가 되실 듯 합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그리고 그도저도 아닌 저같은 사람의 관점...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180도 바뀔 수 있는 영화.
첫번째, 기독교인의 관점으로 본다면 하나님 말씀을 거역하는 전도연이 애처롭고 측은하게만 보이고
하나님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자기 자신을 돌아보죠.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 더욱 더 하나님을 사랑할 것입니다.
두번째, 비기독교인의 관점으로 본다면 전도연의 행동이 그야말로 통쾌하죠 ㅋ
"맞아, 맞아. 저래서 기독교가 개독교지!"라며 속으로 맞짱구치실 겁니다. 저도 십분 그 마음 이해하니까요.
여친 만나기 전까진요 ㅜㅜ 아! 울일이 아니죠~ 하나님 만나게 된건 축복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믿음이 약해서 눈물이 난답니다ㅜㅜ
세번째, 그도저도 아닌 저의 관점
하나님은 저같은 사람을 제일 싫어하시죠. 죽으면 기독교를 믿지아니한 사람보다 알면서 믿지않은 저같은 사람의
죄가 더 무겁죠... 빨랑 성령이 충만되어야 할텐데 ^^*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생각이 너무나 상반될 거란걸 생각하며 보는내내 재밌고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장면을 봐도 180도 다른 해석이 되는 장면 장면. 영화 정말 잘만들었더군요.
한국사람이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유교&불교사상의 잣대로 본 기독교의 모순들.
하지만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보면 모순이 아닌 삶의 진리.
하나님의 십계명을 어기며 반항하는 극중 전도연을 보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상반된 해석.
생각의 차이는 정말 종이한장과 같은데 우리들의 인생은 180도 다르죠? 죽어서도 천국과 지옥행이죠ㅎㅎ
왜 제가 밀양을 기독교 영화라고 단정 짓냐하면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가 전도연의 머리카락을 잘라주죠.
잘린 머리카락은 땅바닥에 떨어지고 떨어진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려 흙으로 흩어지면서 마무리됩니다..
머리카락과 바람 그리고 흙 이것은 성경에서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흔히 애용하는 상징입니다.
인간의 머리카락 이것은 잘라도 잘라도 살아있는 한 계속 자라죠. 사람의 나쁜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요한계시록에서 바람에 관한 문구가 많이 있는데 해석은 다양하죠. 여기선 '세상의 정화'정도로 해석하는게 맞을듯 하네요.
그리고 흙..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만드신 것과 같이 다시 인간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이 지으신대로 그리고 순리대로...
전도연이 머리카락을 자른 의미는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겠다 이거라고 봅니다.
원수를 사랑하겠다는 거죠. 그날 만난 원수의 딸을 보고 매몰차게 돌아왔지만 하나님의 말씀대로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깨닫고 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감독이 이러한 생각으로 만들었길 바랍니다. 아니면 크게 실망 ㅠㅠ
밀양은 기독교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위로, 상처의 치유, 용서, 회개 등..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특히 인간의 나약함(인간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했던 진리를 따라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결국 한순간에 무너질 수 도 있는 나약한 존재임, 전도연도 그렇고, 약국 장로님도 그렇고..)에 대해서 잘 묘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도연이 애써 기독교의 진리를 부정하고, 억지로 범죄의 길로 들어설때 자칫하면 강한 인간의 의지를 묘사하고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장면들이야 말로.. 인간의 나약하디 나약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는데요..
전도연이 아들을 잃은 슬픔을 기독교를 통해 위로를 받고, 새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결국 전도연의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까지는 완벽히 치유할 수 없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나, 살인범의 딸을 보고 내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기독교적인 관점보다는 인간 본연의 '인간애'에 보다 중점(focus)을 두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양에서 그린 기독교는 위선적이라기 보단,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의 나약함을 솔직히 고백하고, 인간이 그렇게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받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할때 비로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의 진리라고 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