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 - '도니 브레스코' 의 옷을 입은 '레퀴엠'

영화감상평

문도 - '도니 브레스코' 의 옷을 입은 '레퀴엠'

1 Dark B;John 1 2392 8

*문도(門徒) Protege :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는)후계자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서도 느꼈었지만,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는 '주윤발' 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범죄세계를 배경으로 펼쳐보이던 '오우삼' 식 영화 이후로 계속되는 변화와 함께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 변화의 모양새가 마음에 드는가? 라는 질문에는 아직 '그렇다' 라고 선뜻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이번 '문도' 의 경우도 홍콩 느와르의 또다른 변주곡이지만, 흥미롭지는 못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영화의 소재와 절묘하게 어울리지 못한채 영화 내내 삐그덕거리며 잡음을 내는 불협화음만을 만들고 있었다.
'도니 브레스코' 의 모양새를 갖추고서 '레퀴엠' 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나 할까?
결국 두마리 토끼 다 놓친 셈이 되어버렸다.

'폭풍 속으로' 부터, '도니 브레스코', '무간도', 그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 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들 영화외에도 위장경찰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이 있다.
언제 신분이 밝혀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아슬아슬함과 범죄자들에 감정이 전이되면서 발생하는 주인공의 심리적인 갈등, 범죄세계를 묘사하는 데서 등장하는 잔혹함, 아무도 믿을 수 없는데서 느껴지는 긴장감등이 바로 위장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들의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유덕화' 와 '대니얼 우-오언조-' 가 각각 범죄자와 위장경찰로 주연을 맡은 '문도' 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동일한 소재의 영화들이 갖는 특성을 배제하고 다른 길을 선택한 듯 싶다.
액션, 긴장감,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는 범죄의 소재인 마약에 집중하기를 선택했다.

왜 사람들은 마약에 중독되는가?
그리고, 그 중독의 끝은 어디로 향하는가와 함께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과연 아무소용이 없는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해보도록 한듯하다.
과연 '이래도 마약에 손을 대시겠습니까?' 라는 물음과 중독의 시작은 마음의 치유를 위해서라는 변명을 함께 던져주니 말이다.

왜 사람들이 마약에 탐닉하는 지 모르겠다던 주인공이 결국 어째서 그들이 마약에 의존하게 되는지를 수긍하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이 약하기는 하지만, 감독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중독의 말로가 비참할 수 밖에 없음을 충분히 알면서도 그 수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심리적 공허함을 말하고 싶은 듯 하다.
보일 듯 말듯한 희미한 희망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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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룰루랄라~  
  우리나라 조폭영화나 형사영화도 이런 정도의 지능게임이 들어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영화도 이젠 좀 진부해져버린 위장 경찰 얘기지만 상당히 리얼하고, 충격적이고,,,, 나름 재미더라구요..

한국 코메디영화로 쉬는 시간을 갖다가 이렇게 가끔 진지한 외국영화(주로 중국, 미국) 보면 영화보는 재미가 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