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뷰는 시간 여행을 다룬다. 상대성이론, 평행우주, 끈 이론 까지 아우르며
색다른 스릴러 외에 '시간여행, 논리적으로는 가능 하다' 라는 욕심마져 내는 영화다.
그러나 그 논리에 맞춰 영화를 뜯어보면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가 직접 영향 받는다
과거가 바뀌면 그 순간 바뀐 현재와 원래의 현재는 별개의 세상이 된다.

이 두 논리를 섞어 놔서 이도저도 아닌 욕심이 되어 버렸다.

토니 스콧 감독이 대충 ' 관객들이 미래에는 이런식의 시간여행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상상력을 품고
극장을 떠나길 바란다' 라는 뉘앙스로 설명을 했던데,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어찌 시간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을 품을 수 있단 말인가.

간단한 오류부터 짚어 보자면
덕이 백설공주 뭐시기 시스템의 단순 모니터로 불빛을 쏘아보낸 것,
모니터를 계속 들여다 보자 클레어가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라고 말한 것.
영화 자체에 설명이 전무하다. 백설공주 시스템이 양방향 통신기기였단 말인가?
물론 이건 약간의 설명만 보강되도 이해가능한 논리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음 부분, 쪽지를 보내 래리가 죽어 버린 것.
원래 세계에서는 페리호를 타고 여행을 가려다 폭파로 죽었던 것이
쪽지로 인해 범인에게 전날 살해 당한다. 여기서  현재에서 래리가 어떻게 죽었는지 확실한 묘사가
나오지 않는다. 쪽지로 인해 바뀐 과거가 적용된건지, 다른 세상의 과거일 뿐인지.

위의 사실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클레어의 사망시각에 대한 오류는 설명할 수 없다.
현재의 클레어는 폭파 2시간전에 손가락이 잘리고 불에 그을린 채로 죽었다.
그러나 폭파 1시간 전에 집 전화에 클레어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클레어 너도 시간여행자였더냐! 아니면 호러영화로 급변해서 도플갱어로 변신했더냐!

덕은 이런 오류를 생 무시한채 과거로 가서 엠뷸런스를 훔쳐 클레어가 손가락 잘리기 직전 구해낸다.
그리고 u can save her 낱말 맞추기, 9시44분의 녹음까지 몸소 끝마치더니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든다며 클레어를 데리고 나간다.
이봐. 너네 세상에서는 이미 부두가에서 손가락 잘려 뒤졌어. 이건 전혀 생각도 않고 무작정 데리고 나가면
다야?
덕은 결국 여자도 구하고 폭파도 막은 영웅이 됨과 동시에 아주 손쉽게 세상과 안녕한다.
바뀐 세상의 덕이 데자뷰를 느낀다 라는 사실 하나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질 않는다.


과거와 현재는 연결되어 있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바뀐다.
이 논리라면, 미래에서 온 덕은 과거에 온 즉시 자신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어야 한다. 미래와 연결되어 있는 미래의 사람이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수많은 모순점들을 떠안아야 한다.
가령, 내가 과거의 내 조상을 죽이면 내가 존재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일 같은 것.

데자뷰는 과거와 현재가 서로 관련이 없는 다른 세계라는 것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전개시켜 나갔다.
그렇다면 더욱 더, 도플갱어이며 또 다른 시간여행자였던 클레어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