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세계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영화감상평

우아한 세계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1 Dark B;John 2 1747 4

이 시대의 남자들-특히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위치에서- 은 과연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살아가는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여기 이 시대의 가장들이 살아가는 피곤하고 지친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영화가 있다.
평범한 배역에서 가장 특별함을 발하는 배우 송강호가 바로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연애의 목적' 의 한재림 감독과 '괴물' 의 송강호는 어떤식으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 '괴물' 의 송강호.
평범함속에서 번뜩이는 비범함이야말로 송강호라는 배우가 가진 최대의 매력이 아닐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에서의 단역으로 처음 이바닥에 발을 담근 그를 보고 경악에 가까운 신선한 충격을 느꼈던 작품이 있었는데, 바로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초록 물고기' 였다.
그 작품에서 그가 보여주던 전형적인 동네 양아치의 모습에 얼마나 사실적이던지, '설마 진짜 깡패 출신의 연기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다.
이후 같은 영화에 출연했었던 한석규의 추천으로 그 역사적인 작품 '넘버 3' 에 합류하게 된 송강호는 기념비적인 캐릭터를 창조하게 된다.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다혈질 조폭 캐릭터인 불사파의 두목역이 바로 그것인데, 이 작품에서 그가 열변을 토하며 설파하던 임춘애 스토리의 '헝그리 정신' 과 최영희 스토리의 '무대뽀 정신' 은 그야말로 향후 그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후에 꾸준히 '쉬리', '조용한 가족',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효자동 이발사', '살인의 추억', '괴물' 같은 작품으로 작품성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꾸준히 잡으며 장수하고 있는 배우가 되었다.

배우 송강호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적인 점은 바로 평범하면서도 뭔가 다른 독특함이라고 생각한다.
한없이 평범하고 어눌하다가도 찰나의 순간에 번뜩이는 비범함은 아찔할 정도이다.
물론 그러한 그만의 특색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여 외관상 평범해 보여야 하는 캐릭터 외에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걸치는 것과 같이 어색할 것만 같다는 선입견이 생기기도 하지만, 바로 우리 근처에서 쉽게 만나볼수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의 느낌을 전달 해 주는 그만의 매력은 영화에 있어서 '실제 일어날 법한' 이라는 특징을 강화시켜주는 상당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평범해 보이지만 독특한 40대 가장으로 분한다.
바가지 긁는 아내, 유학생활하고 있는 아들, 질풍노도의 시기에 놓여있는 딸로 인해서 피곤하고 지쳐있는 우리내 아버지들의 모습이지만, '들개파' 넘버 2 라는 신분의 특성상 항상 치열함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깡패인 것이다.

가진것이라고는 몸뚱아리하나 뿐인데, 그마저도 이젠 나이는 못 속이겠는지 예전만 같지 못하고, 가족들은 이런 힘들고 피곤한 생활을 알기나하는지 고생해서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자신을 혐오한다.

당연히 '내가 누구때문에 이렇게 사는데?' 라는 생각에 빠질 법 하지 않은가?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힘들고 고단한 일상을 몰라준다하여도, 자신을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돈버는 기계로 여겨도, 가족들에게 신경도 안쓰는 무심한 아버지라 욕해도, 무슨 괴물이라도 되는냥 혐오스럽게 바라보아도 그들은 자신이 지켜야 할 소중한 가족이기에 오늘도 우리 남자들은 삶의 전쟁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말 피곤하고 힘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길 한복판에서 깜박 잠들 수도 있고, 고생해서 아둥바둥 번 돈으로 전보다 더 좋은 환경으로 옮겼지만 결국 혼자 덩그라니 남겨지더라도, 그리고 그 사실에 서글프고 서러워 홧김에 라면을 내동댕이 쳐도 오늘도 묵묵히 가족들을 위해 희생아닌 희생을 하는 바보같은 사내는 자신이 내동댕이 친 라면을 조용히 다시 주워 담는다.
그리고, 내일도 어제와 오늘처럼 다시 삶이라는 전쟁터로 뛰어들것이다.

과연,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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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ThinkX  
  어쩐지 한국판 소프라노스... 송강호는 갠돌피니? 기대됩니다. -_-ㅋ
1 리파티  
  기대 미투..

가장 티안나게 코믹하면서도..진지한 배우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