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영화감상평

복수는 나의 것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1 Dark B;John 2 1839 6

함무라비 법전에서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죄인에 대한 처벌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택하고 있는 형사상의 처벌인 징역형으로는 어딘가 부족하지 않은가?
지은 죄가 있음에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적당한 운동까지 시켜주다니 말이다.
물론 인간의 원초적 욕구인 자유가 배제되는 면이 있긴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은 죄에 비해서는 그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느낌을 지우기엔 힘든 구석이 존재한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소중한 자녀가 유괴범들에게 납치되었다면?
몸값도 지불하고 하라는대로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면 말이다.
아마도 그 심정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사람으로써 행동해야 함을 유지시키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을 때의 모습이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물론 죽은자만을 위한 진혹곡은 아닐 것이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신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한 위로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른채 치솟는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뒤바꿔 봐야하는 것이다.

어떠한 절박한 사정이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자신이 절박하다고 타인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되지 않은가.
그것도 힘없는 어린애를 상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다.
아무리 처지가 딱하고 동기가 충분했다하여도 그건 아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놀라우리 만치 냉정하고 잔혹하며 사실적으로 감정의 폭발을 묘사한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지만 막상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는 것을 실현시켜주는 판타지로써 '복수는 나의 것' 은 참으로 대단하다.

폭탄을 안고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사람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고서 마음껏 분노와 증오, 그리고 원망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껴버렸다.
드라이버로 찍어버리고, 야구방망이로 머리통을 부숴버리는 부분들에서 말이다.
또한, "착한놈인거 아는데..." 라고 읊조리며 어쩔 수 없이 어린딸의 진혼곡을 완성해야 했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말이다.

한번쯤 세상을 모조리 불태워버릴 정도의 분노로 충만하게 되버린 이들의 판타지를 그린 '복수는 나의 것' 은 정말이지 무섭도록 냉정하고 싸늘하면서 충실하게 '복수' 라는 판타지를 실현한다.
또한, '용서' 라는 것이 없는 한 무한히 반복될 수 밖에 없는 '복수' 의 생리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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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S MacCyber  
  개인적으로 한국영화를 다시 보게 해준 영화입니다. 사실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보다 이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계열(?)의 외국 영화와 비슷한 완성도의 느낌입니다.
1 hoke  
  저한테는 너무 잔인했습니다. 장면들이 아니라 내용이 말입니다.저한테는 편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었고 저한테는 역시 올드보이가 더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