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개연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보고... (스포 있음)

영화감상평

해바라기의 개연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보고... (스포 있음)

1 고운모래 15 2351 5
조목조목 따지신 개연성, 공감 많이 하였습니다.

개연성이라... 저 또한 개연성이 부족함을 느끼고 짜증이 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극 중반부터 개연성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개연성은 이해가 안되는 어머니라는 캐릭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전 극 중의 어머니란 캐릭터를 접하자마자 "저러다가, 이번에는 정말 다시 잘 해볼려고 하는 주인공을 십년공부 도로 아미타불의 파멸과 파국으로 몰아넣겠구나..." 하였고... 예상대로 결말은 그리 되었습니다. 설마 "병주고 약주며 목숨까지 내건, 아들에 대한 복수인가?" 라는 개연성까지 떠올렸습니다. 물론 감독이야 악연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철저히 계산된 응징과 복수라는 비약은 개연성을 넘어서 필연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지 않고서야, 어리석어 보이지 않는 어머니의 행동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입니다. 더구나 아들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어 모든 내막을 다 알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고로...

복수가 아니라면 개연성이 없어 보이고, 복수라면 그럴듯해 보입니다. 개연성이야 뭐 우리 상상으로 만들면 그만입니다. 해석은 저같은 관객의 몫이니, 위와 같은 다소 엉뚱하고 생뚱맞은 저의 무리한 해석에 대해서는 너무 뭐라 하지 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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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S MacCyber  
  근데 진짜 고운모래님이신가요?  왜 등급을 강등 당하셨는지요? ^^;

(뒤늦게 알았는데 하루 사이에 엄청난 일이 있었군요... 
LA폭동의 원인이 되었던 로드니 킹이 말했던 것처럼
Why can't we all just get along? 우리 모두 그냥 사이좋게 지내면 안될까요? ) -.-
1 고운모래  
  진짜가 맞을걸요? 당한게 아니라 한거에요. 등급 높아봐야 딴지거는 사람만 많아서리....
1 달에걸린산  
  나로 하여금 몇년 만에 로그인을 하게 만들었던 개연성... 오늘은 유명하신 고운모래님께서 한말씀 하셨군요.
한 때는 한달에 100편의 영화를 밥만먹고 조그셔틀 돌려가면서 24시간 보았던 나에게 영화의 개연성을 누군가 묻는다면. 아니 오늘 시네스트에 회원에서 짤리는 한이 있어도 한마디 한다면 제법무아... 영화란 글을 쓰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속 시원해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뭔가 영화에 대하여 많이 안다고 느꼈을 때 그 때 영화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평론과 감상은 다르다는 것을...

영화... 누군가 히치콕을 들먹이며, 시민케인이 어떻고...제3세계의 영화에 대하여 떠벌이는 작자들... 그들.
누굴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모른다고 영화를 보고 흘린 눈물에 대하여 타박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글을 올리기 전에 자신이 이해를 못한 것에 다른사람도 이해를 하지 말길 바라는 이기적인 반박은 추악.
1 군계일학  
  허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신분이 고운모래님이시라니 ㅋㅋㅋ 저또한 이영화에 가장 취약점이 바로 어머니의 역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양아들로 삼고 집에 들이는데 모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잘살아보겟다고 다짐한 양아들을 다시 위험한 일에 개입될수 밖에 없는 일을 저질렀으니 말입니다.  정말 현명한 어머니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안해볼수가 없더군요
1 로그아웃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개연성의 결여로 인해 주가폭락하는 영화에 대한 책임을 유독 시나리오쪽으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개연성의 결여로 야기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감독의능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1 흰곰  
  강석범 감독이 시나리오, 감독 다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영화 잘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보는데.....
꼭 박찬욱감독의 두번째 작품 삼인조의 느낌이.......나는  해바라기
4 Sunny~☆  
  음.. 그 어머니가 그렇게 현명해 보이진 않던데.. ㅎㅎ
그냥.. 우리 주변의 평범한 어머니 아니던가요..??
자기 자식을 죽인 원수를, 처음엔 죽도록 증오했지만
결국 그 녀석도 불쌍한 녀석이구나..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죽은 자기 자식 대신.. 데려다 같이 살면서..
그 녀석을 자기 자식이라 생각하면서..
그 녀석에게 자기 자식을 겹쳐 보면서.. 사는 거죠..

그리고 김판수에게 그렇게 한 건..
오태식을 데리고 와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이 투영된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

죽은 자식과의 추억이 어린 곳을 버릴 순 없었던 거겠죠..
죽은 자식과 함께 했던 흔적들이 유일하게 남은 곳인데..
어떤 어머니가 그런 곳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딸이 당하고 나자 바로 떠나려고 했던 거겠죠..
죽은 자식도 자식이지만.. 산 자식도 자식이니까..
자신의 어리석은 고집 때문에
산 자식까지 위험하게 만들 순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은 거죠..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지만..

어머니의 지나쳐 보이는 고집과
고운모래 님께서 지적하신 '복수'처럼 보이는 행동들도..
평범한 '어머니'이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앞뒤 재고, 계산하고 그런 거 할 줄 모르는 우리의 어머니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대범하게 김판수를 찾아갈 수 있었던 거겠죠..
어머니 생각으로는, 그렇게 하면 김판수가 물러설 줄 알았겠죠..

아무튼.. 이 영화.. 비록 제가 싫어하는 조폭 영화지만.. ㅎㅎ
그래도 참 여러 모로 생각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좋았습니다.. ^^
1 고운모래  
  그렇죠 ? 아무래도 무리한 해석이죠 ? 제가 봐도 좀 무리한 해석인 것 같아요.
그럼, 그냥 예정된 막다른 골목으로 치닷는 열차의 필연이라고 봐야되나요 ?
어차피,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니 돌이킬 수도 없고...
처음부터 평범한 인생으로 살기에는 틀린거죠 ?
4 Sunny~☆  
  아하핫 무리한 해석이라고 하시니 참으로 민망하네요.. ^^;;
어차피 감상이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거니까요..
전 단지 저렇게 느꼈던 것뿐이고..
다른 사람은 다르게 느낄 테고.. 뭐 그런 거겠죠..

솔직히 이 영화.. 결말은 참 마음에 안 들거든요..
예정대로 흘러가는 전개.. 예정대로 마무리된 결말..
그렇지만 앞서 말한 어머니의 마음.. 그런 걸 느낄 수 있어서..
또..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필사적인 희망과 의지가 절절히 전달돼 왔기에
전 이 영화를 재밌게 본 것입니다..

물론, 김래원 씨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지요~ ㅎㅎ
저도 처음엔 김래원 씨가 정박아인 줄만 알았는데
사회와의 격리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더라구요..
좀 너무 심하게 부적응하는 바람에 질책을 받고는 있지만..
뭐.. 완벽한 영화는 없으니까.. ^^;;
1 제법무아  
  저도 그 어머니가 죽은 아들의 일기장을 들고, 회장님을 찾아갔을 때, 저 아줌마가 대체 왜 저러나, 왜 경찰이 아니고, 회장을 찾아간 것일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1. 그 일기장을 진작에 밝히지 않고 둔 것은, 뒤 늦게 일기장을 발견하고, 이미 오태식을 아들삼기로 하고 난 후의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걸 밝혔더라면, 물론 회장은 경찰조사니 뭐니 해서 복잡해졌겠지만, 오태식 역시 다잡지 못한 마음에 복수심을 불태웠을지도 모르니 말씀입니다.

2. 역시나 경찰에게 가지 않고, 회장을 찾아간 것은 오태식을 자극하지 않으며, 회장을 위협하려는, 어찌보면 조금 짧은 판단에서 였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회장을 자극하고, 자신까지 죽게 됐다. 그리고 그것이 오태식을 광분하게 해서, 그러한 결말이 난 것이다. 하지만 오태식은 남의 자식이고, 친 딸의 얼굴이 그렇게 된 마당에, 그녀의 선택이 팍 꽂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자신의 목숨까지 버려가며, 일타 쌍피, 아니 수십피를 노린 양수겸장이었다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결말에.. 만약 그러한 시나리오였더라면,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었을 것 같네요.. 이야.. 자식을 죽인 살인범과, 주모자와, 거기에 얽히고 섥힌 똘마니들까지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거기에 그러한 계략을 설계하고 실행한 죄책감을 위해 자기 자신의 목숨마저 시나리오 상에 끼워 넣는.......

입이 딱 벌어지는 스토립니다. 이야....
1 고운모래  
  일타쌍피...

맞아요. 그게 제게 딱 떠오른 영감이었습니다.
에구, 이거 이러다가 우리 둘이서만 미쳤다는 소리 듣는거 아닐까요? ㅋㅋㅋ
1 제법무아  
  ㅋㅋㅋ 왠지 그런 소설을 한 번 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요? 정말이지 엄청난 스토리의 발견입니다. 친절한 금자씨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복수극!!! 모성애를 역이용하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어머니상!! 꼭 한 번 써 봐야겠습니다. 으흐흐 거기까지 발상을 전환하지 못한 저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네요.
1 고운모래  
  원래 차도지계란계 무협지에서는 흔하디 흔한 소재인지라, 소설로까지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지만...
거기에 양념을 쳐서, 독자들이 쉽게 눈치 못채게 뭔가 참신하고 기발하고 처절한 한같은 것을 더 집어넣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1 제법무아  
  무협지를 한 번 써 보는 겁니다!! 피가 낭자한 현실판 무협지!! ㅋㅋ
1 연화미소  
  제 생각으론 유일하게 개연성이 부족했던 부분-유흥의 중심이 될 오라클에 불이 붙고 유혈이 낭자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5분거리에 있다던 그 흔한 경찰의 사이렌 소리도,24시간 불철주야 완벽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우리의 화이어맨들의 사이렌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빼고는 충분히 말되는 시나리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