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권유로 아포칼립토를 보고.... (스포 쬐금)

영화감상평

강추 권유로 아포칼립토를 보고.... (스포 쬐금)

G 고운모래 2 1927 4
스냅 샷을 보니 너무 징그러워 보여, 아예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정말 충격적이고 재밌다고 하는 말에
"몬도가네나 아시아 쇼킹... 뭐 그런거라면 돈받고 보라고 해도 안 봐. 비위가 약해서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라는 말에...

용기를 내어 한번 봤습니다. 영화라는 사실을 미리 염두에 두고 보면 못 볼 것도 없겠다 싶었지요.
물론 주요 장면 장면에서는 눈을 가리고... ㅋ

막연히 화려하고 뭔가 신비하고 찬란한 마야로만 알았다가, 붕괴 말기의 어둡고 칙칙한 마야를 보는 것은
색다른 충격이었어요. 문명인이라기 보다는 무지몽매한 야만인들... 마야의 환상이 깨졌습니다.
(그래도 오지의 식인종들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밑에 평을 보다보니, 누군가 그러시더군요.
"도전지구탐험대로 시작해서 람보로 끝나는 영화" 라고...

ㅎㅎㅎ 하여간에, 저는 이랬어요.
원주민들이 생각보다 전부 미남 미녀라...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눈은 즐거웠어요.
신인 오디션의 경쟁율이 장난이 아니었겠지만,
연기 말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외모도 상당히 보고 고른 모양이로구나... 라고,

에구, 왜 저는 자꾸 이런 생뚱맞은 생각만 들까요?

하나 더...

저 배우는 진짜 임산부일까 ?
진짜라면, 저러다 유산되면 어쩔려고 저런 위험한 연기를....
분장이라면, 기가 막히다... 라고요. 아무리 봐도 분장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걸...
어떻게 했을까 ?

하나 더...

저 감독은 저번에도 그러더니 이 영화에서도 원어만 죽어라고 고집하는구나.
설마했는데... 끝까지 영어 한마디 안나오고 줄창 마야어만 나오더군요.
이거 참... 배우들은 뭔 소린지도 모를 마야어 대본 외우느라고 생고생을 했겠구나...
뭐, 괴팍한 감독 만난 것도 팔자지...

하나 더...

셀 수 없이 많은 목없는 시퍼런 시체들을 포개포개 쌓아놓은 곳을 보고
저는 그만 구역질이 나와야 정상인데... 저는 그만

사람도 사지 팔다리를 저렇게 한꺼번에 엉켜놓고 보니, 마치 우글우글한 구데기나
징그러운 지렁이들하고 진배가 없구나...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을 순간 망각했습니다.
하여간에 많이도 죽였구나... 에이, 그래도 스페인 군대에게 몰살당한 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뭐...
하지만 얼마전 영화에서 한사람의 애뜻한 죽음에 흘렸던 눈물은 그럼 뭐지? 아유, 헷갈려...
나, 이렇게 불감증에 걸려도 되는건가 ?

이런 생뚱맞은 생각이 드니... 참, 나도 못 말릴 사람이로구나라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생뚱맞은 평을 해서 죄송합니다.
뭐, 느낀대로 적은거니 너무 뭐라 하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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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jack  
  불멸의 이순신보면서 왜 왜놈들이 지들끼리 얘기하는데 조선말로 할까..하고 매우 짜증이 났었는데 양키들은 그냥 편하게 영어로만 했음 좋겠어요.ㅋㅋㅋ
뭐, 그것도 감독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 임종우  
  저는 이영화 참... 기분 찝찝하고 의심가도록 봤습니다.. 원글님인 고운모래님도 그렇게 느꼈나요?
마야문명의 신비함이 아닌 무지몽매한 야만인들... 그리고 적당한때에 나타나 마무리샷 해주시는 멋진

무적스페인함대...

그러나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식민지 침략전쟁의 정당화가 은근슬쩍이루어지는건 아닌지..
무적스페인함대는. 꼭 거기서 등장해야했는지.. 마야문명의 붕괴의 모습을 그렸다고는 하지만
영화에는 이미 '붕괴된 없어져야할 악'쯤으로 나오고..

식민지 전쟁의 정당화의 멋진 예로 보일만한 전체적구성이.. 내내 찝찝하게 만들더군요..

어느새 스페인 함대가 나타나 주인공을 괴롭히는 마야문명을 쓸어주기를 바라게 되었을때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