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카지노 로얄 - 브랜드 뉴 '제임스 본드'

영화감상평

007 카지노 로얄 - 브랜드 뉴 '제임스 본드'

1 Dark B;John 2 259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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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상평 문체가 읽는이의 기분을 거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말투, 대화체의 문체에 거부감을 느끼신다면 안 읽는게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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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스토리보다도 바로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에 있다고 하겠다.
'의외로 괜찮았다' 와 '전혀 007 스럽지가 않았다' 로 양분될 정도로 기존의 제임스 본드와는 분명 무언가는 다른 차별화된 캐릭터를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역대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터프한 제임스 본드가 아닐까?

무엇이 제임스 본드를 제임스 본드로 만들어 주는가.

살인면허
보드카 마티니
첨단과학을 이용한 신무기
오메가 시계
아름다운 본드 걸

같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제임스 본드.

그런 그에게서 이번에는 무언가 기존의 본드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거친 남성적인 냄새가 난다.
멀쑥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어딘가 살짝 기름지고 능글맞은 전통적인 이미지가 많이 엷어졌다.
짧은 헤어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역대 제임스 본드들이 뛰어다녔던 것을 합쳐도 안될 정도로 이번의 제임스 본드는 시종일관 정말 죽어라고 뛰어나닌다.
또한 007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최신예 첨단장비의 도움없이 오로지 몸뚱아리 하나만 믿고서 싸우고, 뒹굴고 넘어지며 온갖 죽을 고비를 허다하게 넘기는 모습에서 야성미를 안느낄래야 안느낄 수 가 없었다.
영화 곳곳에서 들어나는 다듬어지지 않고 터프하고 거친 면모가 아마도 기존의 제임스 본드들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역대 제임스 본드를 잠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숀 코넬리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가장 본드로 어울리는 배우'로 격찬을 보내기도 한 배우.
한국에서는 '하이랜드' , '붉은 10월', '더 록' 등의 히트작이 있다.
언터처블로 87년 아카데미 조연 남우상을 수상했다.

2. 조지 레젠비
출연 당시 역대 제임스 본드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발탁됐다.
뛰어난 의상 감각등으로 모델 출신임을 알 수 있다.
홍콩 무술 스타 이소룡과의 교분으로 철금강대파자양관이라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변신했다.

3. 로저 무어
런던 로얄 아카데미를 이수한 경력답게 영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로 맹활약을 했다.
45세에 발탁되어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부터 뷰튜 어킬까지 총 7편의 007 영화에 출연, 숀코넬리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4. 티모시 달튼
영국 배우 출신으로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연예계에 진출했다.
조지 레젠비처럼 단 두편의 영화 출연이후 물러났다.
하지만 차가운 본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5. 피어스 브로스넌
아일랜드 태생의 이번 신작 '카지로 로얄' 직전까지 007.
TV 시리즈 '레밍턴 스틸' 에서 어리숙하지만 재치있는 남주인공역을 적절히 소화하여 단번에 스타가 된다.

시리즈를 가장 많이 소화한 것은 숀 코네리와 로저 무어이지만, 가장 성공적이었던 제임스 본드는 아마도 자타공인 숀 코네리와 바로 직전까지의 피어스 브로스넌이 아닐까?
물론 비운의 인물들이야 조지 레젠비라는 기억에도 없는 인물과 이건 정말 아니잖아라는 느낌을 물씬 풍겨주며 007시리즈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던 티모시 달튼을 들 수 있겠지.

기존 007의 이미지는 아마도 피어스 브로스넌에서 절정을 이뤘을거다.
깔끔하고 젠틀맨다운 이미지, 살인미소, 능글맞은 작업맨트들과 항상 여유있으며 모든 돌발상황에도 거의 완벽하게 대처가능한 모습같은 것들 말이다.
부상을 입지도 않으며 숨을 헐떡거리는 일도 없다.
항상 여유만만속에 깔끔한 일처리가 바로 제임스 본드였다.

하지만, 새로운 제임스 본드는 어떤가?
CCTV 에 찍히기도 하고, 계속 죽자사자 뛰어다니며 항상 헐떡거리고, 격투후에는 피범벅에 돌발상황에 죽을고비를 넘나든다.
좀더 인간적이고 보다 남성적이며, 정말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고 할까?

제임스 본드 기존의 이미지를 고수하고 캐릭터를 설정했다면 아마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을까?

무언가 차별화된 이미지의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내세우며 007이라는 브랜드를 재구축한 시도는 꽤나 괜찮았다고 본다.

세련되고 능글맞은 미소뒤에 감춰진 지독한 승부근성과 자신외에는 절대 아무도 믿지않는 냉철함.
여자와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는 철칙뒤에 감춰진 슬픈 사연.

왜 제임스 본드는 아무도 믿지 않는 걸까?
왜 제임스 본드는 냉소적일 수 밖에 없는 걸까?
제임스 본드가 한번 노린 목표는 자신이 소멸하거나 임무를 완수할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것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 또한 영화에 대하여 만족했던 부분이라 하겠다.

다소 덜 다듬어진듯 거칠어서 낯설었지만, 계속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새로운 제임스 본드.
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가 과연 어디까지 해나갈 수 있을까?
사뭇 기대되는 부분이다.

물론 이야기의 매듭을 짓지 않고서 엔딩을 맞이하였으니, 다음편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기다리는 일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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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DC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이안 플레밍이 소설 판권을 넘길 때 자신이 너무나 소중히 여겼던 이 카지노 로얄만은 빼고 넘겼다는 얘기가 유명하죠... 그만큼 작가의 사랑이 베어있는 작품이죠...
정작 007의 연대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기존의 능글맞음과 땀한방울 안나는 슈퍼히어로 굳혀져 버린 본드를 생각하며 실수많고 무대뽀정신에 사랑을 느낄 줄 아는 인간미 있는 본드를 낯설게 여겼겠지만...
21번째 본드영화이자 살인면허를 갓 취득한 신출내기 최초의 본드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카지노 로얄에서의 본드의 이미지는 아주 당연한 거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재미있었고, 저 나름대로 이후의 본드의 모습과 성격, 취향등이 왜 그렇게 변했을까... 하고 생각하며 조각조작을 맞춰보며 영화를 관람하니 재미가 배가 되더군요...
앞으로 나올 본드22에서는 카지노 로얄에서의 모습과 더불어 정식 스파이로 자리를 잡아가는 노련미 있는 모습이 가미될터이니 기대가 무척큽니다... 더불어 본드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해준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연기와 액션 모두 훌륭했습니다...
2 칼도  
사실 이 카지노 로얄은 두 분처럼 보는 것이 영화 자체의 객관적 의도에 부합합니다. 007 시리즈 거의 전체를 즐기며 보았고 심지어 카지노 로얄은 소설까지 읽었다면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은 이럴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007은 원래 처음에는 이렇게 마초적인 냄새가 거의 안나고 능글맞지도 않은, 순박하고 터프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신출내기 스파이였던 것입니다. 이데올로기적 편향을 최대한 자제하고 원작에 충실 - 물론 배경설정은 바뀌었습니다 - 한 분위기를 훌륭히 연출한 감독과 제작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작비가 모자르고 재능있는 시나리오 작가를 모시지 못해 더 정교하고 볼거리 넘치는 액션 스릴러로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