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 태어나줘서...

영화감상평

고맙다 <괴물>, 태어나줘서... <스포성약간있음>

1 김기훈 3 5202 8 0
네이버에서 퍼왔습니다.
7월 27일 개봉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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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괴물>,  태어나줘서...
 
<괴물> ... 판타스틱 사회주의 리얼리즘 영화




지금껏 보아왔던 괴물영화들은 영화의 축을 이루는 괴물의 등장과 이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부였다. 괴물에게 쫓기고 죽임을 당하는 장면들이 주로 부각되고 상대적으로 약한 인간들이 괴물에게 맞서기 위해 웬갖 전략을 짜내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내는 것이 괴물영화가 가진 일관된 장르적 특징이었다. <고질라>, <쥬라기 공원>, <킹콩> 등의 영화로 대표되는 괴수영화들은 드라마를 내세우기 보다는 헐리우드의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괴수의 비주얼을 내세워 관객들에게 어필해왔다. 그러기에 상대적으로 자본도 기술도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서 그간 들려왔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 제작 관련 소식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한 불안감의 이면에는 국내에서 시도했던 SF영화들과 애니메이션, 그 외 대책 없는 헐리우드 따라잡기가 가져온 화려한 실패 이력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몇몇 작품의 예를 들어보도록 할까...

 

먼저, <내츄럴 시티>의 경우에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믄 CG를 선보이며 기술의 도약을 이루어내긴 했지만 지나치게 기술에만 치중한 나머지 드라마를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또 <용가리>와 같은 괴수영화가 앞서 제작되어지긴 했지만 빈약한 드라마는 고사하고 심형래 감독이 그렇게도 자랑스레 내세웠던 CG 부분에서까지 심하게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단지 미래 한국영화의 초석 다지기라는 희망론으로 슬쩍 넘겨버리기에도 너무나 민망한 부분이었다. 거기에다 <남극일기>와 <청연>이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고 촬영기술의 진보에 초석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기술력을 실험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최근에는 거대자본의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맥없이 침몰하고 있어 <괴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러나 다행히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괴물>은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일대 혼란 속에서 장장 10주간에 걸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장악당하고 있는 국내 박스오피스를 평정할 난세의 영웅이 되어 줄 것이란 확신을 가져다 주었다.     



<괴물>, 잘 나왔다... 에 한 표!!





봉준호 감독이 전작 <살인의 추억>을 통해 보여준 완성도는 충분히 관객을 흥분시킬만한 것이었다. 탄탄한 드라마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배치시키는 탁월한 연출력, 거기에다 촬영과 편집에서 보여준 기술적인 디테일까지, 봉준호 감독의 치밀함은 적어도 상업영화 감독으로서는 만점에 가까운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이번 작품 <괴물>에서도 역시 그의 치밀함은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이 만들어낸 괴물영화는 장르영화임에도 기존에 만들어졌던 어떤 괴물영화의 틀 속에 속해 있길 거부한다. 괴물과 인간의 이분법적인 단순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사회를 보여주고 현실을 느끼도록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괴물과 인간의 싸움이 중심이 되는 판타지와는 가장 뚜렷이 구별되는 특성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무시무시한 형상에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사냥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바라보면 괴물 역시 또 하나의 피해자이며 인간에게 있어서도 괴물의 존재는 스스로가 범한 과오의 댓가이다. 환경오염에 따른 결과로 생성된 돌연변이라는 설정에서 <엘리게이터>가 가진 설정과도 유사하지만 <엘리게이터>에서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던 거대 악어와는 달리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형상부터 결점 투성이다. 모습 자체도 완전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불완전하게 자란 한 쪽 다리로 인해 지상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해 넘어지기 일쑤이다.

 

이 불완전한 괴물의 모습은 지배집단의 권력을 형상화해 놓은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괴물 자체를 두고 직접적으로 그러한 의미의 해석을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괴물 스스로도 하나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전반에서 봉준호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사회와 기득권의 문제점들이 가지고 온 하나의 결정체 정도로 해석해볼 때 이와 같은 의미 부여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는 괴물과 맞서 싸우는 가족들의 외로운 투쟁과 무능한 정부의 모습들이 교차된다. <괴물>에서 주인공 강두의 가족들은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괴물과 맞서 싸우는 한편 그보다 앞서 그들 주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강두의 가족들은 자신이 위치한 사회의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고립된 공간에서 마치 80년대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연상시키듯 화염병을 무기삼아 던져가며 괴물과 대치한다. 그러나 이 싸움이 독재와의 일방적인 l싸움이라기보다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또 다른 희생자인 괴물과의 승부라는 점에서 보면 막상 실제로 싸워야 할 대상들은 제외된 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소외된 자들 간의 싸움은 너무나 처연하게 비춰진다. 사회적 과실로 인해 생겨난 피해자들이 무관심 속에서 서로 싸우는 동안 지배권력 층에서는 이 싸움의 내막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책임회피를 위한 음모론 조작에 열을 올릴 뿐이다. 결국 가족들이 맞서 싸운 대상은 괴물로 대변되는 사회적 모순이었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고 나면 ‘내 말도 말인데 왜 들어주지 않느냐’ 며 처절하게 외치는 강두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선악구도가 뚜렷이 구별되고 괴물 퇴치라는 일관된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기존 대부분의 괴물 영화에 비해 봉준호가 시도하는 이런 식의 의미부여들은 자칫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개성이 살아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러닝타임 내내 시종일관 유머를 사용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드라마의 탄력이 뒷받침되고 있으므로 관객은 흔히 볼 수 있었던 괴물영화와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동시에 상업영화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것과 차별화되는 ‘한국적’인 괴물영화의 탄생은 판타지가 아니라 놀랍게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형식을 띄고 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리얼리즘을 논하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하지 않은가... 그만큼 <괴물>은 상황 자체를 판타지 보다는 실제의 사건으로 해석해버리는 봉준호 감독의 능수능란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몇몇 부분에서 드러난 조금 모자란 CG 작업의 결점과 대사를 통해 상황을 빠르게 설명해버리는 촌스러운 몇 씬 들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괴물>이 칭찬받을 수 있는 것은 그 동안 앞서 말한 수많은 한국영화들이 범했던 실수들이 이 작품에서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서 이기는 길은 향후 10년이 지나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감이 안 잡히는 헐리우드의 기술력을 무작정 따라 뛸 것이 아니라 이제껏 성공한 한국영화의 예에서증명되었듯이 한국적인 독창성이 나와줘야 하는 것이다. 그 ‘한국적’ 이라 함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감독의, 작가의 색채가 선명하게 묻어나오는 작품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난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 <괴물>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매거진 P : 정지원 (칼럼니스트)



* Media Metropolis 매거진p는 <프레스박스>와 <씨네찌>가 함께 만 든  미디어 전문 웹 매거진입니다. - www.pressbox.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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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2 이니스프리  
아, 보고파~
5 정진욱  
돈없으면 꿔서러라도 본다!
1 Love  
18일에 시사회 가는데 정말 기대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