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홀리데이.. 저의 경우와는 많이 틀리네요....

영화감상평

re) 홀리데이.. 저의 경우와는 많이 틀리네요....

1 그시절로 3 1744 5
말씀대로 회색논리가 만연하는 사회입니다.

멀리서 보니 검은색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보면 회색인 경우가 있고,

위에서 볼때는 흰색인줄 알았는데 밑에서 보니깐 검은색인 경우도

있겠지요.

 이성재는 물리력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입니다. 배운것이
없으니 항상 주먹이 먼저 올라갔고, 눈에 보이는 것만 탐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가 배운 나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남에게 아무런 물리력의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더 나쁜 경우도 많습니다.  평소 웃으며 인사하던 이웃이 불량배에게
죽을 듯이 맞는 걸 보면서 못본듯이 자기집으로 들어가 버리는 사람,
유태인 학살 당시 직접 총을 쏜 사람뿐만 아니라,  옆에서 비난 없이
암묵적으로 인정해버렸던 대다수의 사람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흰색, 아니면 흑색이고...
힘있는 제도권안에 들면 흰색, 못들면 흑색이라는 이분법적
시대상을 그린 홀리데이지만,

지금에서 보자면 이성재가 범죄자라는 절대적인 악인도 아니고,
최민수가 정의를 지키는 절대적인 선도 아닌 것이죠.

권력과 지성만으로, 즉 손에 식칼 한번 안들고 몇천억을 꿀꺽한
사람과,  무식하게 칼과 주먹으로 몇백만원을 훔친 사람 중
누가 과연 더 나쁠지......
말한마디 명령으로 어느 지역민들을 집단 살해로 몰고 갔으면서
멀쩡하게 절에 수행하러 간 평범한 사람과,  2명을 살인한 죄로
상습범으로 인정되어 사형당한 인간 쓰레기...

 이런 상황에서 이성재는 사회 통념에 대한 편견과 모순을 외친
것입니다.   

"1명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100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더라" 라는
우스개 소리가 아직도 잘 통용되는 사회입니다.

 감독도 굳이 관객들에게 그것을 평가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전 이성재나 최민수의 내면을 따라 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따라 가기 어려웠던건,  각자의 삐뚤어진 인생길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면서도 끝까지 가야만 했던 그들의 '운명'
이었습니다..
 
 관객이었던 저는 주연들의 운명에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너는 무슨 이유로 그렇게 모질게 사람을 다루냐고...

저도 제 인생길을 잘 간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나 제 양심적
으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최민수 악역연기 너무 잘했습니다. 너무 잘해서 민수가
너무 싫습니다.
만약 길에서 만나면, 제가 현실감각을 잃고 개새X라고 하면서
죽도록 패줄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맞겠죠 ^^;;;

요즘 흥행 돌풍의 왕의 남자는 모두가 즐길수 있는 영화지만,
홀리데이는 한국인으로서 봐야할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왕의 남자보다도 더 감명깊게 봤던 작품이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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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박은정  
  TV를 보면 소위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 뇌물 수억씩 받고, 주가조작해서 수백억씩 챙기고 해도 여유있게 기자들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얼굴 내밀고 당당히 걸어 다니고, 몇십만원 훔치다 잡힌 도둑들은 상의로 얼굴 가릴려고 정신이 없던데... 모두 나쁜 짓을 한 거지만, 사회에 훨씬 피해를 주는 게 화이트칼라의 범죄인데~ TV에 나오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 당당해 보여서, 우리나라는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1 신재현  
흠.. 제가 배우최민수의 캐릭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글쎄요. 좀 낯설었다고 할까요. 왜 감독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인물을 창조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정상적인 사람 즉, 겉에서 보기엔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는 한 경찰이 '선입견'이란 사고에 묶여서 이성재를 괴롭히는 설정이었다면 좀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성재도 어짜피 평범한 범죄자고 그 가해자인 최민수도 아주 평범한 한 경찰로 묘사되었으면 최민수와 이성재의 얽히고 섥힌 관계 또한 참 설득력이 있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동생과의 사건도 결국 픽션일 테고.. 영화를 보고 나니 결국.. 사회의 문제보다는 초반 장면으로 인해서 최민수와 이성재의 개인대결로 인해 감옥에서 고생한 걸로 밖에 안 여겨진다는게 안타깝네요..

영화를 다 보고 느끼자면 '복수'가 우선이었지.. 현실에서 외치던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묘사는 덜 되었다는 겁니다.
1 그시절로  
음.. 그럴수도 있겠군요.  감독도 다른 인물이나, 에피소드 같은 사건은 증언자들과
사실에 근거해서 설정했다고 합니다. 최민수가 맡은 그 캐릭터만 빼고는요...
 뭐 그것도 역시 안봐도 비디오처럼 ^^ 흥미롭게 만들기 위함이었겠죠.

영화가 관객에게 말하고, 보여주는 메세지는 저에겐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할말은.. 해야지...." 
 절도범보다 더러운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항상 떳떳함을 가장하고,
자신한테 묻은 똥은 생각하지 않고, 남에게 묻은 겨를 마치 인류 구제를 위한
메시아인 것처럼 처벌해서, 스스로를 자위하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하려던
이성재의 말에... 더 집중을 하셨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님께서는 아마 영화를 좋아하시고,  다작을 감상하시는
듯 보이는데 맞을런지요?  영화를 영화적 요소로서만 파악하면, 말씀처럼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올려주신 댓글처럼 좀더 잘 포장했더라면
좋았겠죠..  댓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