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라 - 장진 감독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영화

영화감상평

박수칠 때 떠나라 - 장진 감독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영화

1 Dark B;John 1 2003 1
장진 감독의 영화를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들어합니다.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같은 영화에서의 파괴력은 굉장했거든요.
등장인물간의 주거니 받거니하는 대사들의 맛깔스러움이나 처한 상황에서 어울리지 않을 법한 엇박자가 주는 쾌감이 너무 좋았죠.
그런 장진 감독이 진지함이 감도는 수사극을 선보였는데, 전 실망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은 웃음이었는데, 영화 내용 자체가 코메디가 아니라 정극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화의 결과는 어딘지 엉성해보이고 전혀 치밀하지도 않으며 긴장감이라고는 별로 느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범죄 수사의 실시간 생중계라는 설정의 신선함도 그다지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해보인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방송 진행자와 패널들이 웃음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아니었고, 여론 조성으로 수사팀에 뭇매를 가하는 형태의 압박으로 극의 진행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것도 아니었잖습니까?

모 미국 수사드라마처럼 사건 현장의 결정적 증거 확보를 통해 점차적으로 범인을 옥죄어가는 재미도 느낄 수가 없었고,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행위에 보는 사람들에게 '아하~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당위성도 제공하지 못한 채로 언젠가 한번 세상을 귀신 소동으로 깜짝 놀라게 했던 어떤 영화의 설정을 어설프게 이용해먹기만 한것 같아서 기분이 아주 찝찝합니다.

차라리 장진 감독 특유의 언발란스한 대사와 상황간의 묘한 어울림을 십분 발휘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가득 남는 영화였습니다.

p.s. 초반의 1인칭 부분이랑 일본인 부부의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에피소드 증언은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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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hl0etx forever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전....장진감독의 시험적인 영화로 평가해주고 싶군요.

그리고 스토리가 탄탄하고 보는 내내 섬칫한 느낌을 받을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배경음악도 이 영화에 딱 어울리고요.

마지막반전은 정말 예상치도 못했었습니다.

전 이영화 추천합니다. 개봉시기를 잘못정해 동막골을 만나게 불운이라면 불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