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마블코믹스의 재림.

영화감상평

판타스틱4...마블코믹스의 재림.

1 유민수 3 2665 0
안녕하십니까, 영화를 좋아하는 직딩이입니다.
제 네번째 영화감상기는 재미있게도 판타스틱 "4"가 되는군요. 하하하. 하지만 사실 웃음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면에서 슬픈 결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는 작품의 이름이 아닙니다. 제가 어렸을때 즐겨 봤었던 "보물섬"이나 뭐 그런 것처럼, 만화 출판사의 이름입니다.(물론 보물섬은 잡지의 이름이지 출판사의 이름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의 역사를 되짚어볼 생각은 없습니다만,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일본계의 코믹스에 굳이 제팬 코믹스라고 따로 구분하는 것처럼 미국의 코믹스 역사는 그 뿌리가 대단히 깊습니다. 특히나 영웅물의 산실이라고 할수 있는 DC 코믹스가 1935년 출발했다는 것만 살펴보더라도 그 역사와 깊이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덧붙여 한정판이나 옛날 코믹스의 가치는 오래된 우표와 같이 취급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미국에서 코믹스가 갖는 위상을 쉽사리 되새겨볼 수 있을 겁니다.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으로 설명되는 DC 코믹스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원천적이며 파워풀하고 무적인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팍스-아메리카나의 이상을 대변하는 DC 코믹스의 영업전략과도 맞물려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슈퍼영웅물을 다루지만 약간은 소시민적인 마블코믹스의 캐릭터들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 인정해줘야 할듯 합니다.(심정적으로는 이놈이나 그놈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1939년 시작된 마블코믹스의 전신인 Timely Comics에서 내놓은 캐릭터는 그러한 출판사의 전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바로 서브마리너와 휴먼 토치입니다. 서브마리너는 정의도 사악도 아닌 캐릭터로 이후로도 단골 악역으로 많이 등장합니다만 1960년 들어서 나타나는 복잡다단한 슈퍼영웅들의 향연은 냉전시대를 거쳐 철의 장막이 부서지고, 데탕트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국민이 겪는 혼란과 다양함에 대한 두려움 등을 반증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아무튼 오늘, 제가 말하고자 하는 판타스틱4 역시 1960년대에 나타난 슈퍼영웅이므로 이 캐릭터들은 최소 40년의 시간을 꾸준히 장수한 것들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X맨을 좋아합니다. 이유를 들자면 무엇보다 다양하기 때문이고, 슈퍼영웅이라고 하기 보다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개인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캐릭터들 보다는 보다 인간적이며 또한 그 향취를 쉽게 느낄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영화화된 X맨을 보면서 매우 애석함을 느꼈습니다만.....이번 판타스틱4에서는 아예 기대를 안한 때문인지 애석함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판타스틱4는 어쩌면 전대물(일본에서 많이 찍는 독수리5형제 같은 그런..)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쭉쭉 늘어나는 미스터 판타스틱, 투명한 인비저블, 돌땡이 씽, 인간횃불 파이어....어쩐지 구색갖추기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하게 조립된데다 적당히 갖추어진 악당 둠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빼지않고 관람한 마블코믹스 영화들이 모두 한군데 모인듯한 스토리 라인은 어처구니를 넘어서 멍하니 영화를 관람하게 해 줍니다.

이 영화는 곳곳에 각종 마블코믹스 영화 및 애니메이션들의 오마주가 튀어나옵니다. 스파이더맨이나 X맨, 인크레더블까지 모두 함께 튀어나오죠. 어쩌면 시대적 흐름상, 본래의 모습이 판타스틱4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만 관람 시작 2분도 안되어서 계속 "아 저건 어디에서 본 장면 같은데"라는 말이 연달아 1시간동안 이어진다면 그리 좋은 결과라고 보기에는 힘들어집니다.

판타스틱4는 좋은 영화가 될수도 있었습니다. 만일 팀버튼 감독이 이 영화를 맡았다면 보다 정상적인 스토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머릿속이 텅텅 빈것처럼 행동하는 주인공이나 악당들의 허탈한 쌈박질을 보지는 않았을테지요. 팀 스토리 감독은 "택시:더 맥시멈"에서 보여준 허탈한 연출에서 조금의 발전도 하지 못합니다. 제라르 피레 감독의 원작 "택시(1998)"를 박살내버린 연출은 역시 기대할 것도 없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액션과 스피드에만 관심이 있는 감독답게 판타스틱4는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허무한 스토리와 의미없는 아메리칸 조크가 남발하는 양식은 조나단 헨슬레이 감독의 역작 "퍼니셔"와 맞먹는군요. 그래도 헨슬레이 감독은 쥬만지와 아마겟돈의 각본을 맡았던 전례를 들어 다시금 기대를 해보겠지만 팀 스토리 감독은 아예 기대 자체를 접어버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저는 이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 다시 볼 예정입니다. 일단 보고나서 다시 혹평을 가할 요량이니까요. 적어도 보지않고서 욕을 할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이 영화에 비하면 민준기 감독의 "천군"은 아카데미 수상작에 비견할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당연히 골든 래즈베리 상을 받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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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언제까지나  
  전 그냥 볼거리가 많아서, 재밌게 봤습니다.
1 김근호  
  영화평 좋군요... 전 이 영화 보면서 화려한 볼거리도 못 느끼겠더군요..
CG 에 넘 익숙해져서인지...
제시카알바만 눈에 들어온 영화... 제시카알바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그 나마도 없는 영화란 생각
1 이진  
  마블코믹스 만화로 영화 만드는 건 이제 그만 좀 했으면...
그 내용이 그 내용... 정말 식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