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 월광보합, 선리기연..마음속에 남겨진 눈물 한방울(스포 있음)
"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소.
만약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속세와의 정을 끊기로 맹세한 지존보가 금강권을 쓰며 혼잣말을 하는 대사입니다.
숙적 우마왕과의 대결에서 그가 사랑하는 자하가 창에 맞아 하늘아래로 추락해갈 때 손오공은 그녀를 붙잡고 놓지 못합니다.
인연에 대한 끈을 놓으라는 듯 머리에 쓴 금강권은 조여오고, 차마 그녀를 놓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손오공.. 인연과 번민을 잊으려 하겠지만 어찌 마음대로 될까요.
고통의 울부짖으며 결국엔 그녀를 놓쳐버리죠. ㅠ..ㅠ
눈을 감은 자하의 육신이 하늘아래로 떠내려갈 땐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리고 500년이 지난 세상으로 간 손오공.
삼장법사를 따라 천축으로 가는 길에 지존보가 환생한 석양무사와 자신의 연인 자하의 환생를 보게 됩니다. 석양무사의 몸속에 들어가 일생의 단 한번 그가 그토록 하고싶었던 말을 하게 됩니다.
"평생토록 그대와 함께 있고싶소. 사랑하오"
석양무사와 자하를 맺어주고 쓸쓸히 걸어가는 손오공에게 자하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손오공을 바라보죠. 그녀는 알았을까요? 그녀가 전생에서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등을 지고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봐도 역시 주성치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갑자기 다시보고 싶어지더군요. 쿵푸허슬이라는 신작 영화가 개봉된다기에 서유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예전부터 주성치 영화에 매료되어 왔고 그의 천재성에 매번 감탄해 왔지만 역시 서유기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이 그의 최고 명작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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