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봇]이영화에 기대했던건 이런게 아니야....

영화감상평

[아이로봇]이영화에 기대했던건 이런게 아니야....

3 정재훈 13 2474 0
잠깐 잡설을 한다면... 영화를 보다가 문뜩 몇가지 영화가 생각나면서 대략 이러이러한
작품 몇개들을 묶으면 거대한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아이로봇, 블레이드 런너, 공각기동대, 터니네이터, 매트릭스등 의 작품을
말이죠.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흉내내면서 스스로 영혼에 대한 자각을 하게되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아이로봇]

인간과 흡사한 육체를 가진 로봇들은 자율적인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를
인간과 동일시 하거나 아예 자신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블레이드런너]

인간도 나약한 육체를 버리고 자신의 의식을 기계화된 "전뇌"에 이식함으로서 영혼이
기계에 깃들수 있음을 알게된다. 또 사이보그가 된 자신은 전뇌속에 의식과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정작 자신은 정말로 인간인지 로봇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 시작하고
주변의 인공지능(A.I)을 갖춘 로봇들이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탐구", "호기심", "감정"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 기계들도 영혼을 갖는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공각기동대 영화판, OVA판]

결국 어느날 자신을 각성한 A.I는 인간세상의 기계(로봇)들로 하여금 인간과 대립하게
만들고 전쟁을 통해 인간을 없애고자 한다. 이에 인간의 저항도 시작되고 기계에 대항하는
인간의 리더를 보호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이용해 과거로 인간과 로봇을 보내기도 한다.
..[터니네이터]

인간과 로봇(기계)의 전쟁에서 인간은 최후의 방법으로 하늘을 불태우지만 결국 기계들의
승리로 돌아가고 AI와 로봇들은 인간의 육체를 자신들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인간들을 생산하여 가상의 정신세계인 매트릭스안에서 의식적 영혼의 고립상태를 만든다.
..[매트릭스]

스토리나 세부적인 설정등에서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결말이 각기 다른
영화들이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니 뭔가 일치되는 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보다 뭔 망상인지......


"아이로봇"을 감상하기 전에 기대했던것은 "블레이드러너"식의 인간과 로봇이라는 개념이
불분명 해질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정체성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 가느냐 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문제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윌스미스"가 주연인것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저 볼거리 많은 액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에 인간을 절대 해할수 없는 로못 3원칙을 알고 있음에도 결코 로봇을
믿지 않는 경찰 "스푸너"(윌스미스분)와 자신이 특별한 존재이며 스스로 인간의 행동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써니"라는 로봇이 등장하여 흥미로운 스토리를
역어가는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과 로봇의 대립구도는 오래가지 않았고 과격한 액션신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그 초반부에서 보여주었던 흥미로운 요소들은 희석이 되어버립니다.
요즘영화들이 대게 그렇듯이 화려한 3D그래픽과 현실과 구분이 거의 가지 않는 가상
캐릭터들의 액션은 정말로 눈을 즐겁게 합니다. 또 스피디한 연출과 다양한 효과음들이
극장안을 가득 메우면서 액션영화다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인간미가 없는 3D캐릭터들이 너무 난무하는데다가 대부분의 액션신들이 로봇과
윌스미스간의 싸움이기 때문에 대규모로 등장하는 로봇들은 왠지 모르게 매트릭스2에서
네오와 복제 스미스요원들간의 액션에서 보여주었듯이 메마르고 감성이 없는 액션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스토리 구성을 통해 간결하고 명쾌한 상황을 연출할수 있었고 또 적절한
액션을 통해 영화적 재미는 어느정도 얻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통해 얻고자 했던건 액션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A.I에서
"데이빗"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었고, 공각기동대에서 주인공 여성 소령은 자신의
기계화된 육체를 보며 자신의 정신까지 인간의 영혼에 의한 것인지 믿지 못하게 됩니다.
블레이드런너에서 주인공역을 맡은 헤리슨포드는 로봇인줄 알면서도 여성로봇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장면들은 영화가 확실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결국은 "휴머니즘"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들이 많았지만 이런 영화들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로봇은... 그저 가벼운 액션 영화로 밖에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스포일러때문에 자세한 스토리는 알려드릴수 없지만 스토리에 대해서는 그리 난해하지도
않고 반전도 없으니 편하게 감상이 가능할겁니다. 하지만 좀더 깊은 주제를 생각하셨던
분들에게는 실망감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액션영화의 측면에서도 그리 대작이라고
볼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다만 주말에 봐서 그런지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인데도 작은 꼬마들이 많더군요. 제목에
"로봇"자가 들어가서 그런가.... 하지만 이런 영화를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보면 얼마나
재미를 느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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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안진호  
  확실히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 러너에는 인간에 대한 고찰 내지는 언급하신 휴머니즘에 대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 러너 같은 스타일의 영화가 지금 개봉한다면... 몇몇 매니아들의 관람빼고는 쫄딱 망하기 쉬울겁니다.ㅡㅡ;;
어느정도 깊이는 있되 너무 깊지도 않고 조금은 가벼운 블럭버스터 상태로 관객에 다가선것이 더 좋게 느껴지더군요. 프로야스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블레이드 러너와 근래 개봉한 반헬싱의 중간쯤 영화로 여긴다면 딱이 아닐까요...^^
1 BlooD  
  이 영화에서 로봇이 정체성에 관해 고민하는 상황은 "What am i?" 대사 하나로 끝나더군요..-_- 나머지는 여타 주류 액션 영화가 다를게 없는 장면이 펼쳐지고..영화는 전체적으로 볼만한정도로 끝납니다
1 조원석  
  저는 오늘보고왔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잼있고 괜찮게 봤습니다 올여름 개봉한 영화중 극장가서 볼만한 영화 2~3중 한편이 아닌가 싶네요..
3 정재훈  
  블레이드러너를 요즘 다시 찍는 다면 충분히 흥행도 될겁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연출수준은 원작이 오래된 영화임에도 낮지 않을 뿐더러 블레이드러너 이후의 공상과학 영화들은 블레이드 러너의 장면들을 많이 모방했습니다. 액션도 부족하지 않으며 그 스토리 라인은 아주 탄탄합니다.
1 Ian  
  다른 영화에서도 연결되는 군요..
전 아이로봇보면서 결말이 다르지만 매트릭스랑 연결되는 것 같았는데..
아직 블레이드러너는 못봤는데 한번 봐야겠네요..^^
1 조나다  
  화면의 스케일이나 액션,
스토리 모두 그리 나무랄 곳은 없더군요

하지만 이 2가지에 모두 충실하다보니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화면에서는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싶더군요

대체로 볼만한 영화입니다. 2가지 모두 조화가 된...
1 강상훈  
  킹아더를 보고 하도 잼없어서 충격 받던중 아이로봇은 재밌더라고요.
영화를 많이 보는편인데 한마디로 볼만해요.
1 안진호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리메이크 한다면 아이로봇과 비슷하게 진행되지 않을까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액션은 강하게..
당연히 연출 및 스토리 라인만큼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흥행참패를 했었고 90년도에 들어서야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죠.
과연 사이보그와 로봇이 나오는 SF영화에서 연출과 스토리만으로 얼마나 관객을 끌어들일까요..^^ 소수의 매니아들은 어찌됐든 보겠지만 일반 관객들은.. 볼거리 없인 망합니다.
1 오소리♣  
  공각기동대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셨다면 대략 낭패.
상업성과 작품성이 적절하게 아우러져, 간만에 볼만한 SF-액션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3 정재훈  
  블레이드러너는 우리나라에서나 흥행이 안되었지 미국에서는 흥행 괜찮았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정서상 그리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90년대 들어서 다시 재조명 된것은 감독의 아쉬움이 커서 이겠지만 분명 국내 매니아들에게 어필이 되었던 점은 그 정서의 문화가 어느정도 일반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블래이드 런너를 다시 찍는다면 똑같이 찍지는 않겠지요. 더 발달된 기술로 영상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것이고 액션도 볼만해질겁니다. 다만 여타 액션영화들처럼 액션이 많아지지는 않을겁니다. 작품성있는 영화가 흥행이 안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당시로선 블레이드 런너의 액션은 그렇게 약한게 아니었습니다. 
1 오늘부터  
  늑대의 유혹이나 그놈은 재수없었다 보단 2000배 낫음..
3 정재훈  
  "늑대의 유혹"이나 "그놈은 재수없었다" 와 비교될 영화라면 차라리 안만드는게 좋겠지요. 그런 10대들 지갑이나 여는 폼생폼사 영화들은 안보는게....
2 andy2004  
  오늘 봤는데 예상했던것보다 더 괜찮았습니다.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중에선 스파이더맨2 와 더불어 가장 재밌게 봤네요. 두 영화 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영화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