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든 복선에 얽매이지 말라!

영화감상평

그들이 만든 복선에 얽매이지 말라! <아이덴티티>

1 슬래미 0 1652 1
이거 원..영화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잔인한 장면에 익숙하지 않은 슬래미군으로서는 보는데 상당히 곤혹을 치룬 작품이다. 그저 주위의 찬평만을 듣고 본 영화. 잔인한 장면이 이렇게 삽입되어있는 줄 알았다면 과연 보았을까?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분명 영화는 재밌었고, 그리고 지금까지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시나리오가 사람의 머리에서 짜내어진 것이라니. 역시 헐리우드는 헐리우드란 생각이다. 몇 십만명정도 되려나? 그 정도의 많은 수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써내고 있는 시나리오들. 그 중 채택된 하나의 시나리오. 아이덴티티. 훌륭한 작품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읽어봤다면 더욱 더 재미있었을 영화. 하지만, 보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진진했던 영화가 아이덴티티였다.

 아직까지 알쏭달쏭하다. 과연 말콤의 인격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다중인격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결말 부분의 급진적인 반전. 그로 인해 생기는 대혼돈 속에 푸욱 빠져버린 슬래미는 아직까지 허우적 거리고 있다. 에드워드는 과연 에드워드의 가장 이상적인 인격인 것인가? 그리고 에드워드는 에드워드 자신을 나타낸 것인가? 에드워드는 과연 죽어버린 인격체인가? 아님 파리는 살아남았을까. 티모시만이 유일하게 남은 인격체인가? 그리고 모텔 안에서 벌어진 살인극은 말콤의 머릿 속에서 일어난 전쟁인가? 등등..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의 마지막 권을 다 읽었을 때와 같은 수많은 질문들이 슬래미의 머릿 속을 떠다녔다.

 과연 여기서 우린 무슨 결론을 얻으려고 하는가? 그리고 슬래민 무슨 결론을 얻고 싶은가? 결론은 결코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덴티티는 관객으로 하여금 결론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게 옳든 그르든간에 말이다. 다시금 돌이켜 영화내 장면을 생각해보면 스쳐가는 수많은 사소한 복선들. 그 것이 모두 얽히고 섥혀 만들어지는 한 편의 서스펜스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의 결계 속에 갖혀 이리저리 헤매는 슬래미의 모습. 과연 흥행성과 같이 영화의 작품성까지 모두 갖춘 수작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굳이 평을 한다면 말이다.

 여럿이서 봤다면, 나중에 까페에서 열띤 토론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광대한 영화. 얽히고 섥혔지만, 결국 한 실타래인 영화. 아이덴티티. 좋은 영화를 보았다는 만족감과 아직까지 영화의 수수께끼에 얽혀있는 느낌이 복잡하게 엉켜 오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예전에 썼던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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