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Outlaws. 미국식 영웅만들기의 허상.

영화감상평

American Outlaws. 미국식 영웅만들기의 허상.

1 가륵왕검 0 2004 0
지금은 어느정도 뜬 배우 콜린 패럴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기 보다는 주로 액션물이나 스릴러에 얼굴을 비쳐왔다.

1996년에 TV 시리즈로 데뷔한 배우가 아직 경력 쌓기에도 급급하겠지만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 그가 2001년에 촬영한 영화 "American Outlaws"는 뭐랄까 좀 색다른 느낌이다.

콜린 패럴이 분한 제시 제임스는 미국의 서부시대에 형 프랭크와 함께 악명높았던 총잡이의 이름이다.

물론 실존인물이고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만한 - 당시 부자들의 무분별적인 개발에 반기를 든 멋진 의적으로까지 보여질 요소를 가진 존재였다.

당시 제시 제임스는 자신과 함께 군복무를 했던 고향 친구들과 함께 갱단을 조직했는데 "American Outlaws"는 바로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근 200년의 역사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미국인들의 갈증,

여타 다른 문화권들이 오랜 시간 안에서 유지시켜온 신화와 역사의 요소들이 부재함에서 오는 그러한 갈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서부시대에 대한 환상과 왜곡된 시각은 이미 오래전 인디언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정당화한 영화들을 통해 만들어졌었다.

그리고 제시 제임스 역시 입장은 다르겠지만 많은 서부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당 영화 "American Outlaws"는 당연하겠지만 제시 제임스를 다시 불러오면서 그런 시대착오적이고 용감한 시도는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철도를 내려하는 레인이라는 작자에 대항해 우연히 갱단을 만들고 그를 돕는 일파들을 물리칠때까지 벌이는 강도행각을 그릴 뿐이다.

장르 구분은 분명 서부극이겠지만 마카로니 웨스턴의 성공 이후 잊혀졌던 정통적인 룰을 따르는 것도 아니고 호쾌한 총격 액션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작비가 얼만큼 들었는지는 모르나 집 몇채를 폭발로 날리는 것이 전부다.

무엇보다 웃기는 것은 실제 제시 제임스의 말로와는 전혀 다른 결말.

열차강도를 하다 미주리주에 숨어살다 부하에 의해 살해당한 것과는 달리 레인에게 복수를 한 뒤 아내와 함께 테네시주로 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뭐 자신들의 역사를 어찌 그리던 자기들 맘이고 어차피 사람들에 의해 부풀려진 부분이 많지 않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을지 모르나 그리 탐탁치는 않다.

더구나 초반부에 남부군 입장이던 제시를 비롯한 인물들이 북군을 몇명 죽였는지 자랑하는 장면이나 그걸 잘했다고 하며 예수님께 기도를 하는 제시의 어머니를 보면 쓴 웃음이 지어진다.

단일 민족이 아니니 핏줄을 이야기 할 것은 아니지만 국가라는 이름안의 존재들끼리도 그들만의 정의를 적용하는 모습이란...

아무튼 "American Outlaws"는 어설픈 영웅만들기 이상은 아닌 영화지만 콜린 패럴의 재능이 낭비된 영화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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