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 2003, 그녀는 예쁘다. 하지만...
그녀를 처음 발견한 것은 귀신들린 한쪽 손이 살인을 저지르는 코믹호러 [Idle Hands]에서였다.
유혈이 낭자한 난장판에서도 주인공 데본 사와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그녀의 매력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고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제임스 카메론의 SF 드라마 [Dark Angel]에서 히로인을 맡은 제시카 알바가 그 주인공이다.
비록 비슷한 세대의 뉴페이스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거나 연기력을 인정받지는 않았지만 백인들의 그것과는 다른 상큼한 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그런 그녀의 세번째 주연작이자 최초의 국내개봉작인 [Honey 2003']는 댄스에 재능과 열정을 가진 허니 다니엘스라는 여자의 성공기를 다룬 영화다.
그녀는 미국의 빈민가 브롱크스 거리의 한 청소년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친다.
개인적으로는 안무가로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아무런 인맥도 매니저도 없는터라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그러다 우연히 기회가 찾아와 유명가수의 뮤직비디오 안무를 맡게 되고 차츰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색다른 점은 이런 장르의 영화가 흔히 택하는 댄서가 아닌 안무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럼에 따라 허니 개인의 재능은 본인의 성공을 위한게 아니라 춤을 배우던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다.
즉 누구를 가르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이것이 [Fame]이나 [Flash Dance]같은 비슷한 맥락인듯 한 영화들과 구분되는 점이다.
백댄서가 아닌 안무가로 인정을 받은 뒤 뮤직비디오에 아이들을 등장시키려다 미모에만 혹한 감독에 의해 좌절하는 과정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게 뭔지 잘 보여준다.
즉 힙합댄스를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한 여자의 노력이 담긴 휴머니즘 영화가 이 영화의 본질인 샘이다.
춤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대신 허니가 맡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
가정폭력이나 청소년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 아이들에게 탈출구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쓰여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영화는 춤 영화로서의 정확한 매력도 휴머니즘 영화로서의 새로운 시각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멈추고 만다.
특히 아이들의 공연을 성사시키는 것으로 결론지어지는 것은 너무나 도식화되고 지겨운 방법이라 (제시카 알바가 나와서 한바탕 춤을 출 줄 알았는데 안 그런다.) 한심스러울 정도다.
곧 개봉하면 간만의 댄스영화라 어느정도 흥행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호평을 들을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다만 제시카 알바의 매력은 백프로 발휘되니 팬들은 아마 만족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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