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미군의 양민학살.

영화감상평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미군의 양민학살.

1 가륵왕검 12 2108 2




한국전쟁에서 미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만큼인지 대외적으로 다루어진 적은 없다.

하지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남과 북의 이념전쟁으로만 치부하기에 그들이 저지른 범죄는 너무나 잔악하고 끔찍하다.

우리는 지금껏 북한군의 소행으로만 알고 있었던, 그리고 사실을 알고 있어도 말을 꺼내면 빨갱이로 몰릴까봐 남몰래 속으로만 품고 있었던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사건들은 분노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

1945년 미군이 한반도 이남 땅에 진주하면서 발표했던 ‘조선 인민들에게 고함’이라는 포고문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군이 이 땅에 해방자가 아니라 점령군으로서 들어왔다.

그들이 한국전쟁당시 보여주었던 만행들은 그들이 우리의 우방이 아니라 정복자, 침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던 노근리 학살 만행, 그리고 온 가족을 몰살했던 곡안리, 한국 군경을 시켜 정치범들을 처형하게 한 것, 그리고 총을 쏘아 머리가 부서지고 눈알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꼈다는 미군의 이야기를 통해 미군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몇해 전에 있었던 미군 병사 매카시에 의한 한국 여성 김성희씨가 목이 졸라 살해당한 사건, 그리고 지난 해 60대 할머니인 서정만씨가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몸이 피멍이 들어 숨진 사건 등은 미군에 의한 양민 학살 사건은 계속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인 충북 영동군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은 몇해 전 미국의 2건의 비밀 문서와 당시 만행에 참가했던 군인의 증언을 토대로 AP통신에 의해 공개 된 후 세간에 잘 알려진 사건이다.

지난 50년 7월 26일부터 7월 29일 까지 3일간 진행되어 노인과 어린이를 비롯해서 400여명이 학살되었다.

미군은 당시 피난을 가던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시켜주겠다며 끌고 가다가 무전기로 군용기를 호출해서 무참히 폭격을 가해 죽이고 주민들을 굴다리 안에 몰아 넣고는 기관총 사격을 가해 학살하였다.

당시 학살 만행에 직접 참가했던 미군 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미군은 당시 노근리 부근에서 발견되는 민간인들을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당시 중위였던 퇴역 대령 로버트 앤 캐롤은 제7기갑 연대 소총수들이 근처의 진지들로부터 양민들에게 사격을 가한 데 대해 회상하면서 ‘이 사건은 우리가 민간인이건, 군인이건 그 누구도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직후에 있은 일이다.

"한 명의 양민도 전선을 넘어 오지 못하게 하라. 전선을 넘어 오려 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사격하라’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해 당시 3일간의 끔찍했던 상황을 알 수 있다.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정구식씨는 AP 통신 기자에게 ‘미군 비행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폭탄을 떨어트린 후 기총 사격을 가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죽었다. 그 무엇인가 뜨거운 것이 떨어졌는데 나중에 보니 어린이의 목이었다’고 미군의 만행을 폭로했다.

또 당시 스물여섯 살이었던 이유자 할머니는 ‘미군의 폭격으로 흙더미와 자갈이 마구 떨어 졌으며 소달구지는 불이 타고, 사람들의 시체와 죽은 소들이 사방에 늘려 있었다. 땅바닥은 온통 피로 물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당시 열두살난 소녀였던 양해숙씨는 미 군용기의 기총 사격에 한 쪽 눈을 잃은 채 살아 남은 사람들과 함께 노근리 철교 밑 굴다리 안으로 들어갔는데 사람이 꽉 차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이 여기서 안전할 줄 알았으나 총알이 날아왔다. 양쪽에서 총알이 쏟아 졌는데 한 쪽에서 총알이 날아오면 다른 쪽으로 우 몰려갔다. 총알이 날아오면 우리는 머리조차 쳐들 수 없이 시체 밑으로 마구 파고들었다.’

양해숙씨는 당시 할머니와 오빠, 남동생, 삼촌과 삼촌 아내와 그의 두 딸이 학살되었다고 말했다.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박태수씨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의 목숨을 잃었다면서 시체 더미에 깔려 있다가 기어 나와 보니까 언덕 위에서 미군놈이 망원경으로 지켜보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스물다섯살 난 어머니였던 박선영씨는 ‘학살 사건 둘째 날에도 굴다리 안에 그대로 있다가 다섯살 난 아들을 데리고 굴다리에서 나와 미군 병사보고 살려 달라고 했으나 사격을 가해서 총알 하나가 자기의 허리를 뚫고 지나 아이의 가슴에 박혔다고 말하면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미군 병사 2명이 오더니 뭐라고 저들끼리 지껄였다’고 증언하였다.

머리에 명중될 때의 기분은 정말로 통쾌했다. 나를 쳐다보는 부상자를 목표로 겨냥해서 방아쇠를 당기면 두개골이 날아가고 눈에서는 눈동자가 뽀르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나야말로 명사수가 아닌가?

미군들은 증인 남편의 손과 귀와 코를 쇠줄로 꿰뚫었다. 그들은 방에 있던 노동표창장을 그의 이마에 못으로 박고 그가 죽을 때까지 고문했다.....우말재의 며느리는 미군장병들이 그 시아버지를 고문하는 것을 보고 제지하려 하였다. 미군장병들은 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서 나무에 비끌어맨 다음 적을 베고 ××에다 막대기를 박았다. 그리고는 기름을 부은 다음 산채로 불을 질렀다.

(학살 뒤) 먼저 창고문을 열자 입구 부분에 어린이들의 시체가 겹겹이 쌓여 있었는데 그것은 분명히 모두 창고에서 도망치려고 발버둥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얼어죽은 사람, 굶어죽은 사람 외에도 불에 타 죽은 사람 또한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고통에 못 이겨 몸부림치느라고 손톱이 빠져 있거나 닳아져 있었고 몸부림치며 긁어댄 자리마다 피가 홍건하게 고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고통으로 몸부림쳤다는 것을, 그러다가 죽어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미군이 한국전쟁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는 일제에 못지 않으며 오히려 더 지독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170억이나 돈을 들여 영화를 만들면서 외면한 것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얼마전 실미도 사건에서도 강우석감독이 684부대원들을 범죄자로 왜곡했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그는 잊혀진 역사의 비극을 끌고 나온 모험을 강행했다.

그렇다면 과연 두 형제의 휴머니즘에다 시선을 맞출만큼 한국전쟁이 숨겨진 비극 따위는 없는 것인가.

그러기에는 아예 묻혀져버려 대놓고 말도 꺼내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

이렇게 학살당한 이들의 삶은 영화의 두 주인공에게 닥친  그것이 사치로 보일 정도일 것이다.

상업적 타협에 앞서 억울하게 죽어간 자들의, 역사의 진실을 피해간 양심이 걸리지 않는지 강제규 감독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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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네바스찬Jr.4세  
  영화이야기는 별로 없네요?...
1 ♡ⓜoviⓔ♡  
  나두 꽤 많이 읽고 듣고 들었던 내용들이 들어있네여.
다시한번 한국전에서 희생당한 모든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1 박주영  
  이 사람 할일 되게 없네. 영화 애기나 하지 여기서 반미하나.
1 노정현  
  한 쪽에선 빨갱이 영화라 욕하고...
다른 쪽에선 진실과 양심을 외면한 영화라 욕하고...
아직도 이 땅에선 625가 진행중.

착잡하네요.
1 가륵왕검  
  박주영씨.. 참 재밌군요. 있었던 사실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반미입니까??

물론 어떠한 것을 표현하는 것은 감독의 자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잊혀진 진실에 접근하고 올곧은 역사를 밝히는 것도 감독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만행을 쓴 것 뿐입니다.

미국의 과오에 대해 이야기하면 무조건 반미로 몰아가는 님과 같은 몰상식도 참 큰 문제입니다.
1 오시리스  
  왕검님 표현을 빌리자면 모든 6.25 영화가 미군의 양민학살을 전부
다뤄야겠군요
라이언일병구하기,밴드오브브라더스가 2차대전의 전부가 아닌것처럼
태극기도 6.25의 전부가 아닙니다.
이념대립의 전쟁속에서 일반인들이 어떻게 상처입고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안에서 벌어지는 두형제의 이야기가 이영화의 핵심임은 보신분이면 누구나 잘 알텐데요?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지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제한된 시간의 영화면 당연히 그안에서 감독이 표현하려고한 주제를 담아낼뿐 결코 모든 역사적 사실과 비극을 다룰수도 없고 다뤄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6.25관련 영화나 작품들이 지극히 사상적인 대립만을 강조하며 빨갱이대 정의의 국군 이야기만을 다뤘던 점에 비하면
이영화가 보여주는 전쟁의 비극성은 한층 진일보된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만.....
1 조병훈  
  전후인과관계를 베재한 사건의 이해는 편협적일수밖에 없습니다. 학살이전과 이후의 인과관계또한 밝혀주시는게 옳지 않을까요? 이렇게 이해하실순 없으실까요? 남한도, 북한도, 그리고 UN군들도(미군 포함~), 모두 이 비극의 희생자들이라고... 잔인하게 동료를 잃고, 지인을 잃고, 복수에 눈이 돌아가기도 하고, 명령에 충실하기도 하고, 공포심에 미쳐버릴수도 있고.. 결국 모두 이 전쟁의 광풍속에 허우적대던 갈대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처음은 대의를 위해,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뭐 제가 함부로 결론 내릴만한 문제는 아니지만 말이죠...
1 가륵왕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예상한 대답입니다.

제가 양민학살을 거론한 이유는 한국전쟁의 원인 자체가 미국에게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직접적으로 자행한 학살과 범죄에 대해 아무런 묘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강제규독은 단지 형제애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한국전쟁을 소재로 활용했을 뿐 정작 그 자체의 본질과 비극의 요인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미군의 양민학살에 대한 접근은 이것 저것 다룰 수 있는 소재 중의 하나가 아니라 한국전쟁의 성격을 규정하는, 그리고 미국에게 드리워진 혈맹이라는 허위를 걷어내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가 묘사한 전쟁에 대한 비극성이 진일보되었다구요?

제가 보기에는 유사영화들의답습에서 그다지 많이 나아간 것 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의 갈등과 단절된 섵부른 휴머니즘은 얄팍한 눈물만을 흘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1 엽기당근  
  미국넘들 저지른 과오야 천벌을 받을짓이지만 뭐 꼭 여기서 논할거리는 아닌것 같은데여. 실미도나 태극기나 어디까지 상업영화에 하나일 뿐인데 허구와 가공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에 기초하는건 다큐멘터리죠.
지나친 부분에 있어서는 비판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왜 미국비판이 없었냐하는 부분에 대하여 비난하는 것은 조금 과한것은 아닌지... 대단한 작품성을 논하는 영화가 아니고 상업영화의 하나일 뿐입니다.
1 진카자마  
  한국군이 양민을 학살한 진실은 다들 아시는지요??????????
1 진카자마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못지않게 전국에서 전국적으로 자행됐던
보도연맹원 학살사건들은 아직도 그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국군들에 의해...빨갱이 취급당하며 학살되어야했던 진실이나
우선 규명해야하는거 아닙니까???????????????반미는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1 조동욱  
  예를 들어 6.25때 잊어버린 우리 형 얘기는 왜 영화에 안나오는거지..?

좀 가정이 심했죠?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이 다르니간요...영화가 일일히 다 맞쳐가며..
찍기는 힘들겠죠..그것도 딱2시간30분도안되는 시간에..
미군의양민학살 <- 이내용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에 전혀
관계가 없는 내용이라 생각되네요..배경이 같은 6.25라고 할지라도요..
주인공이 두형제인것을 보더라도..두 형제간에 얘기니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