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 [생활의 발견]

영화감상평

'영화'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 [생활의 발견]

1 야미쿠로 5 3010 4
* 글을 쉽게 써내려가기 위해서 .. ~ 한다. 는 식의 말투를 사용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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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참 디지컬 카메라가 유행하면서 ..
친구 녀석 하나도 사진 찍느라고 미쳐 지낸다.

그만 듣고 싶은데도 녀석은 나만 만나면,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한다.
삼각대의 가격 이야기까지 나한테 하는 이유가 뭐냐고 .. ??
그런 녀석에게도 내가 궁금한것이 하나 있었으니.


"야, 결국 사진을 잘 찍는다는것은 뭐냐 ?"

"당연히 접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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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망설임없이 녀석의 입에서 '접사' 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
.

......


'접사' 하면 떠오르는 감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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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아닌 '홍상수' 감독이다. 그는 무서울만큼 접사능력이 뛰어나다.
그만큼 접사 능력이 뛰어난 감독이 세상에 또 있던가 ?

접사의 기준은 무엇인가 ?
단순 근접해서 찍기만 하면 무조건 접사인가 ?
코에 닿을만큼 앞의 사물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찍어야함은 물론이요. 접사에는 기교가 없다.
정공법만이 있을뿐이 아닌가. 거짓이란 없다. 숨긴없이 있는 모습을 담아내야만 접사가 아닌가.

......

최근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을 봤다.
미루다 미루다 이제야 본 것이다. '오 수정' 에서 적잖히 실망을 했기에 조금 망설여졌나보다.
그도 그럴것이 '오 수정' 을 재미없게 본 가장 큰 이유가 그간 무명 배우들로 영화를 만들던 홍감독이 '문성근' '정보석' 등의 굵직한 배우들과 영화를 찍으면서 ..........
우리집 앞 골목길에서 마주칠 것 같던 주인공들이 ... 영화속으로 사라져 버린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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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의 그의 작품들에서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 정말로 내 주위에 일상적인 사람들의 단면을 훔쳐본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일기장을 몰래봤거나 .. 술에 쩌들어 그가 내게 털어놨다던지)

......

'생활의 발견' ... 분명 '강원도의 힘'을 봤을때의 느낌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에 본 영화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라고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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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 이 영화에서 홍상수가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

아니, 홍상수가 그렇게 제목을 정한것은 홍감독이 일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기보다
그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그 영화를 통해 '일상 = 생활' 을 발견하라는 뜻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보고, 도대체 뭘 발견하라는건가 ? 할런지도 모르고
주인공들의 선정적인 행위들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거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들에게 나는 질문을 한다.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을 둘러보아라.
당신들이 보면서 동감하고 감동받는 멜로 영화들을 보라.
'러브스토리' 같은 일과 '생활의 발견' 둘 중 우리의 주위에서 어떤 일들이 더 빈번하게 벌어질까 ?
어떤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인가 ?

얼토당토 않는 영화들을 보면서도 우리는 '영화' 니까 하면서 참아준다.
'비밀' 같은 영화나 '동감' 같은 영화도 보고나서 울기도 하고 감동을 받는다.
헌데,
우리는 '생활을 발견'을 본 후 ............... 이게 무슨 영화냐며 따지려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홍상수 영화는 우리 일상에 근접해 있다.
그의 접사 능력은 굉장히 탁월해서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 가 아닌
'일상적인 이야기'로 다가오자.
그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들은 조금 당황스러운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매스미디어의 환상속에서 결국 ... '인간 이상의 것을 인간에게 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

홍상수 감독은 .. 영화내내 우리의 일상에 근접하면서,
우리네 일상이 현기증날만큼 비뚫어졌음을 보여준다. 너무나도 건조하고, 너무나도 형식적이지만
그런 식으로 결국 관계는 이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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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와 경수의 관계는, 누가봐도 불안정하고 모호하지만.. 그 둘은 어깨를 두들기며
'너무 보고 싶었어'
라고 말을 합니다. 영화속의 그 둘은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등을 토탁거린다.
우리네 삶과 너무나도 닮았다.
결국 우리들도 ... 그런식으로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홍상수는 영화내내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들 삶 자체가 너무나도 '어리숙하고' '답답하지만' ... 그렇지만,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인공 경수는 - 영화내내 만나는 사람들에게 '괴물'이 되지 말자는 말을 한다.
하지만,
결국 지루하고 갑갑한 일상에서 견뎌내질 못하고 '괴물'로 전락하는 것은 경수이다.
자신의 감정에 이끌려 행동한 경수이지만, 그것은 정형적인 틀의 현실을 배재한 행동인 것이다.

그렇다. 우리들은 .. 어느정도 강요된 현실속의 감정으로 살아야만 할 운명이다.


홍상수가, 주인공 경수가. 그리고 이 글을 끄적거리는 내가 ........



말한다.





"인간이 되는것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괴물'이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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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G 라잉  
  이것이 바로 영화고 이것이 바로 영화평이군요.
1 김판판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로긴했네요.
자주자주 영화평 올려주세요~
1 야미쿠로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
1 재우  
  이게몬소린지..잘이해가안가는데..생활의발견은 그냥 에로영화이던데..딴건모르겠고 남자는 어떻하면 여자랑잘까 그생각이나하고..
함턴 다들 좋은평이라는데..이해부족이네여전^^
1 박정문  
  많이 신경쓰신 영화평이네요 이영화 보고 님 말씀 대로 이게 무슨 영화야!! 라고 했었는데.. 일상적이라.. ㅡㅡ; 잘 모르겠네요.